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언어로 전개, 로버트 배리 국내 첫 개인전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언어로 전개, 로버트 배리 국내 첫 개인전
  • 왕진오
  • 승인 2018.05.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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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인포] 오브제가 가지는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반응하는 사람들과 환경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식적 감성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을 전개하는 개념미술가 로버트 배리(Robert Barry, 82)가 한국을 찾는다.

'대구 갤러리 신라 로버트 배리 작품 설치 모습'.(사진=갤러리 신라)
'대구 갤러리 신라 로버트 배리 작품 설치 모습'.(사진=갤러리 신라)

대구광역시 중봉동에 위치한 갤러리 신라는 5월 25일부터 7월 25일까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개념미술가 로버트 배리의 'NOT PERSONAL, 1964-PRESENT'전을 개최한다.

로버트 배리는 단지 획일적인 스타일이나 미술이론으로 지칭되는 것이 아니라, 개념(Idea) 자체가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추상적인 아이디어와 소리, 전자파, 비활성 가스 등을 사용한 비가시적 작업과 단어, 텍스트, 색상, 이미지(나무)등의 기호를 미디움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1962년 대학시절부터 사각형 '그리드' 구조와 백색 모노크롬의 3차원적 평면작업을 펼친 작가의 초기 작품에는 종이 또는 캔버스로 지지체가 제한됐다. 이후 점차 벽으로 확장되어 전시장 공간 전체로 확장되는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의 첫 16mm 필름 작품인 'Red Second'(1967)은 사운드와 단어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작품이며, 'Interview piece'(1969)라는 작업의 경우, 독자가 그 내용을 읽도록 초청받은 경우에만 작품으로 존재하는 매우 개념적인 작업을 선보였다.

로버트 배리, 'Gold Circle'. 300 x 300cm, vinyl film/wall, 2018.(사진=갤러리 신라)
로버트 배리, 'Gold Circle'. 300 x 300cm, vinyl film/wall, 2018.(사진=갤러리 신라)

1980년대 미국미술시장이 회화와 조형에서 신표현주의적 형상화를 추구하는 전통형식으로 회귀하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로버트 배리는 인식적 감성의 가능성에 집중해 이것을 작품의 중심개념으로 지켜나갔다.

나무이미지와 단어들을 사용하는 회화작업의 이미지와 텍스트의 조합은 은유적인 감각적 융합을 이루어내고, 이 단어들은 내러티브적 의미가 아닌 의미의 시각적 존재로 작동한다.

최근의 'Wall installation' 작업은, 공공의 공간과 개인적 의미체계 간의 변증법적 조우를 유도하는데 관객으로 하여금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과의 의미 있는 접촉을 하도록 유도하는 지각의 은밀함을 보여주고 있다.

관객의 참여와 시선이 갖는 '의미의 깊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식적 감성의 가능성들은, 예술이 문화를 향해 열리는 창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로버트 베리는 더글라스휴블러(Douglas Huebler), 조셉코수스(Joseph Kosuth), 로렌스바이너(Lawrence Weiner)와 더불어 뉴욕 개념미술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며, 세스지겔럽(Seth Siegelaub)이 기획한 기념비적인 전시 '1969 년 1 월 5 일부터 31'에 참여하면서 개념미술 작가로서 횡보를 구축했다.

'갤러리 신라, 로버트 배리 설치 전경'.(사진=갤러리 신라)
'갤러리 신라, 로버트 배리 설치 전경'.(사진=갤러리 신라)

이후 현재까지 단어(Words)를 사용해 개념미술의 범주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지속해 오고 있지만 작가가 추구하고자 아이디어와 미학의 문맥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도 회화, 드로잉, 판화, 오디오, 비디오 작품 및 갤러리 벽에 직접 단어들을 배치한 설치 같은 여러 매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 전시회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작가에 대한 아카이브 자료들로 1971년 레오카스텔리 갤러리 전시에서 발표한 LP 디스켓, 유럽, 미국 내 전시 카탈로그, 포스터 카드, 1980년대 잡지 리뷰, 설치 작품 드로잉과 설치 후 작품 사진, 1983년 로버트 배리와로버트 모건 (미술 평론가) 간의 토론을 담은 책, '로버트 배리'(1986 년 Karl Kerber Verlag Bielefeld사 출판) 등이 있다. 그리고 이 토론 자료는 한글로 번역되어 갤러리 신라가 발간하는 이번 전시 도록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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