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결' 사이 사이 '자개'와 '물감'으로 물들이는 김덕용 개인전 개최
'나뭇결' 사이 사이 '자개'와 '물감'으로 물들이는 김덕용 개인전 개최
  • 이예진
  • 승인 2018.05.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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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시간과 공간이라는 주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온 김덕용 작가의 '결 – 사이(間)' 전이 부산 해운대구 소울아트스페이스 해운대 전관에서 5월 26일부터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작품 40여 점이 소개된다.

김덕용, '옛날의 그집', 나무에 단청기법, 112x112cm, 2018
김덕용, '옛날의 그집', 나무에 단청기법, 112x112cm, 2018.

화엄사 기왓장 뒤로 홍매화가 펼쳐진 풍경은 누구에게나 따뜻하고 포근한 장면일 것이다.  김덕용은 자연의 순리대로 변화하는 사계의 모습과 시간의 간극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특징적인 요소를 꼽자면 장지나 캔버스를 대신하는 매체인 나무를 사용하는 데 있을 것이다. 고전적이고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만한 재료와 소재로 구현된 김덕용의 작업은 그래서 독자적 작품 세계를 가진다.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던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뤄온 나무, 그 재료의 한계에 도전하며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감행하는 그의 견실한 행보는 장인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열정과 역량을 증명한다.

김덕용, '차경-하지', 나무에 자개, 혼합기법, 180x241cm, 2018
김덕용, '차경-하지', 나무에 자개, 혼합기법, 180x241cm, 2018.

직접 수집한 나무의 표면을 고르게 하기 위해 갈고 닦으며 문지르고 그을리기를 반복하고, 단청 채색을 하거나 자개를 붙이는 등 각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시간이 경과해 바래진 예전의 단청과 같이 채색하여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단청기법의 그림은 작품의 베이스가 되는 나뭇결만큼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해주기에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련하고 애틋하게 만든다.

나무와 함께 긴 시간 이어온 자개 작업 역시 작가만의 배채법(화면의 뒷면을 채색하여 은은하게 비치게 하는 전통 동양화 기법)으로 표현되어 빛에 따라 그윽하고 영롱하게 발하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덕용, 창-봄의시작, 나무에 단청기법, 98x137cm, 2018.
김덕용, '창-봄의시작'. 나무에 단청기법, 98x137cm, 2018.

시간과 함께 김덕용이 주요하게 다루는 주제는 공간이다. '차경'시리즈는 조상들의 조경기법을 자신의 화폭에 끌어들여 자연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경치를 빌려서 바라보는 느낌을 고스란히 전하며 평면의 화면 안에서 도시, 공간적 환영을 불러 일으킨다. 작가는 옛 선조들의 삶 속에서 가져온 재료에 광활하고 거대한 자연 대신 일상에서 마주하는 공간을 담고 있다. 때마다 피고 지는 꽃들, 기와집, 순박한 아이들, 낡은 홑청이불과 책이 그려진 풍경은 "그림은 손재주나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그의 말을 뒷받침해준다. 

김덕용, 결-심현의 공간, 나무에 자개, 혼합기법, 123x180cm, 2018.
김덕용, '결-심현의 공간'. 나무에 자개, 혼합기법, 123x180cm, 2018.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결 - 심현의 공간' 시리즈는 원형의 결을 임의로 파내어 밤하늘의 별무리를 형상화한 작업이다.

어린 시절 별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다는 작가는 현재와 이상의 경계에서 가졌던 바람을 표현하며 어둠에서 발하는 별빛처럼 작품이 관객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되길 바란다.

김덕용,'결-관해음', 자개에 혼합기법, 122x122cm, 2018.
김덕용,'결-관해음', 자개에 혼합기법, 122x122cm, 2018.

김덕용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고, 국내는 물론 일본, 독일, 영국, 미국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외교통상부, 스위스한국대사관, 아부다비 관광문화청, 에미레이트 전략연구조사센터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나무와 자개를 통해 한국적 미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세계적인 경매회사 크리스티(Christie's)가 주목한 작가이기도 하다. 전시는 7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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