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호, "영혼 속에 잠겨있는 수많은 욕망의 재현"
강영호, "영혼 속에 잠겨있는 수많은 욕망의 재현"
  • 왕진오
  • 승인 2017.10.2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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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신화 속 에피소드의 재연이기도 하고 상처 받은 영혼에 대한 처절한 재활 의식을 집합시켰다. 요란한 주변 건물과 달리 노출 콘크리트에 동일한 표정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외관을 지닌 상상(想像)사진관은 드라큐라 城과 도 같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의 성주인 사진가 강영호는 드라큐라 처럼 자신은 물론 수많은 피사체를 빨아들이고 있다.

'강영호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강영호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사진작가 강영호는 ‘상업사진’ 경력 10년 만에 처음 ‘순수사진’ 전을 열면서 자신의 세속적인 욕망을 감추지 않았다.

”상업작가로 활동 하면서 돈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이 더욱 커졌다. ’순수예술’ 분야로 들어온 것은 돈을 더 벌고, 더 유명해지고 싶은 자신의 세속적인 욕심 때문입니다” 라며 자신의 작업에 대해 솔직한 발언을 했다.

강영호, '겸손한 왕은 강을 걸어서 건넌다'. 225*150,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 2009.
강영호, '겸손한 왕은 강을 걸어서 건넌다'. 225*150,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 2009.

그는 지금도 “결혼, 돌잔치,가족사진도 찍고 있다. 광고 촬영은 어음으로 받아와서 돈이 되지 않았는데, 일반인을 촬영하면 현찰이 바로 들어온다.”며 “예술을 하려고 하니 돈이 있어야 한다” 며 “순수예술로 발을 내디디며 시장 조사를 철저히 했다” 말했다.

강영호 99 Variations

강영호에게 사진은 자신을 숨기는 도구이자 드러내는 도구이다. 사진 속 99명이 인물로 완벽한 분장과 연출을 소화 하지만, 결코 자신의 정체성을 은폐,엄폐 시키지 않았다.

대신 강영호 식으로 해석한 주체할 수 없는 내적 욕망을 자신에게 완벽하게 되돌려 보여 주고 있다. 그는 유명 연예인의 사진과 영화 포스터를 작업하던 상업 사진가로 예술성을 담보로 한 미술관 전시를 2009년 11월 25일부터 2010년 1월24일 까지 성곡미술관 에서 자신이 집혼(集魂) 한 영혼의 장면 99가지를 선을 보인다.

강영호, '어부가 잡은 새는 교만하다'. 160*150,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2009.
강영호, '어부가 잡은 새는 교만하다'. 160*150,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2009.

“작업하다 예술에 빠져들었다.사진을 수단으로 인생 자체를 예술로 보여주고 싶었다” 며 순수 사진 작품의 피사체는 바로 자신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실’상상사진관’에서 대형 거울을 앞에 두고 작업을 했다. 거울은 그에게 ‘상상계’와 같은 곳이다. 극단적인 분장을 한 채 거울 앞에서 춤추고 릴리스 와 셔터를 누르며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담기 위해 1500장의 사진과 10시간 이상의 기획,연출,촬영을 혼자 한다고 했다.

사물과 타인의 피사체에 만족하지 못했던 화가들의 ‘자화상’과 동일한 개념의 작업이다.” 지금까지 제가 찍은 상업사진 촬영 대상은 광고라는 틀 안에 갇혀 스스로를 마음껏 발산 할 수 없었습니다. 제 스스로 춤을 추면서 촬영하는 사진 작가인데, 저의 열정과 날 것을 순순하게 꺼내 보이고 싶었다.” 배우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강영호, '칼을 갈지 않는 검객'.225*150,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 2009.
강영호, '칼을 갈지 않는 검객'.225*150,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 2009.

거울을 통해 반전된 자아-매력적인 피사체

그가 말하는 매력적인 피사체를 만들기 위해 두 달 동안 굶었다. 매일 냉 녹차만 2L를 마셨다. 15kg을 뺐다는 그는 최근 유행하는 근육운동은 하지 않았다.

“내 안에 있는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남성성을 배제해 실제 성 구분이 모호한 상태, 중성적인 상태로 만들었다.” 했다. 남성,여성,중성(양성)성은 각각, 신화, 요괴, 인간의 이미지 99개로 나타났다.

강영호는 “거울 속에 비친 상상계의 이미지 99개와 ‘현존하는 나’ 1개가 합해졌을 때 강영호라는 종합적인 숫자 100이 나오는 것을 설정했다.”고 했다. 전시장 3개 층에 ‘신화의 장’ ‘전설의 장’ ‘역사의 장’ 3개 주제로 분류된 99개의 이미지는 동떨어진 듯 이어지면서 ‘변주’의 효과를 강하게 드러내게 된다.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예술 활동은 한정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의 수단이 사진, 미술이라는 한정을 하기 싫다며, 내 삶 자체를 예술로 부여하고 싶다” 고 관람객들이 있는 자체로 자신의 작업을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  

강영호, '지나치게 엄격한 가장'.160*150,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 2009.
강영호, '지나치게 엄격한 가장'.160*150, Pigment ink on fine art paper, 2009.

사진작가 강영호는 사진을 찍을 때 항상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마치 춤을 추 듯 스텝을 밟으며, 사진을 찍는다 하여,’춤추는 사진작가, 강영호’로 불리운다.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사진작가가 되기 위해서 밟는 코스를 거치지 않은 채 단지 여자 친구를 위해 찍어준 사진 만으로 1998년 광고 사진 작업과 영화 ‘인터뷰’ 포스터 사진을 통해 상업 사진작가로 활동을 한 이후 지금까지 삼성,지오다노,SK텔레콤, 롯데 등 약 1200편의 광고와 100여편의 영화 포스터를 촬영한 그는 현재 상상 사진관을 운영하며 홍익대에서 불어불문학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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