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뉴욕시대 종이작업과 드로잉을 통한 예술세계 입체조명
김환기 뉴욕시대 종이작업과 드로잉을 통한 예술세계 입체조명
  • 왕진오
  • 승인 2018.06.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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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미술관, 'Whanki's Works on Paper', '해와 달과 별들의 얘기Ⅳ' 개최◆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수화 김환기 화백의 추상중 백미라 불리는 1970년대 전면점화가 완성되기까지 끊임없이 조형 변화와 재료적 실험을 펼쳐나갔던 뉴욕시대 종이작업을 엄선해 선보이는 전시 'Whanki’s Works on Paper'가 7월 8일까지 환기미술관 별관에서 진행된다.

환기미술관 'Whanki’s Works on Paper'전 전시작품.(사진=환기미술관)
환기미술관 'Whanki’s Works on Paper'전 전시작품.(사진=환기미술관)

또한, 작가의 초기에서 말년에 걸쳐 다양한 매제로 구현한 유화와 드로잉, 과슈, 수채화 등의 작업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그의 어문을 엮은 '해와 달과 별들의 얘기 Ⅳ'가 수향산방특별기획전으로 달관에서 12월 31일까지 펼쳐진다.

'Whanki’s Works on Paper'전은 김환기가 1963~74년 뉴욕에서 시도한 조형적, 재료적 실험 작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김환기의 종이 작업- 신문지, 한지'등을 집중 조망한다.

당시 그려진 종이작업은 ‘전면점화’라는 말년의 대작을 완성해낸 작가의 창조적 에너지의 집약체이며 그 여정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김환기는 ‘종이’를 이용해 공간을 탐구하는 장으로 삼았고 섬세한 점과 선, 면을 통해 그만의 개성적인 방법으로 조형공간을 다양하게 해석했다.

전시는 작가가 사용한 종이에 따라 크게 '신문지에 유채, 콜라주, 한지에 유채'로 분류하고, 작가의 표현기법인 'Painting, Collage, Infusion'에 대한 연구 해석을 전면점화에서 보이는 형식, 기법과 연계하여 살펴보도록 구성했다.

환기미술관 'Whanki’s Works on Paper'전 출품 작품.(사진=환기미술관)
환기미술관 'Whanki’s Works on Paper'전 출품 작품.(사진=환기미술관)

1967년~68년에 주로 제작한 '신문지에 유채'의 다양한 구성적 실험들은 도형과 문자와 같은 형상들이 구획된 선 안에 담기거나 선으로 분리되기도 하고 또, 선은 점차 점으로 바뀌어 완전한 순수추상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965년부터 68년 사이 즐겨 제작한 '콜라주'는 색종이, 포장지, 한지 등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찢어 붙인 것으로, 초기에는 주로 손을 이용한 우연적인 효과를 실험했고 이후 가위를 이용해 원과 산봉우리 같은 형태를 오려내기도 했다.

환기미술관 'Whanki’s Works on Paper'전 전시작품.(사진=환기미술관)
환기미술관 'Whanki’s Works on Paper'전 전시작품.(사진=환기미술관)

또한 1968년 작품에서는 신문지 한 면을 그대로 이용하지 않고 여러 면으로 분할한 다음 그 위에 물감을 칠하거나 형태를 덧붙이기도 했는데, 이는 김환기가 콜라주를 통해 입체적인 작품들을 계속해서 실험해 봄으로써 이후 전면점화에서 보이는 공간의 세계를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 전시에서는 절제된 화면구성으로 다채로운 색감을 담아낸 김환기의 1960년대 콜라주 작업들을 최초 전시한다.

'한지에 유채'는 김환기가 뉴욕 전 시기를 통해 계속해서 사용한 매제로 유화물감의 농담조절에 의해 한지에 스며드는 물성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재질과 매제에 관한 실험들은 1970년대 코튼 생면 위에 점(點)을 찍어내는 독자적인 방법을 개발해내면서 한국적인 서정의 추상을 완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는 환기미술관 컬렉션 작품을 총망라한 '김환기 카탈로그레조네-종이작업편' 연구도서를 함께 출판, 김환기의 뉴욕시대 420여점의 종이작업의 연구 성과물을 공개하면서 한눈에 종이 작업의 변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해와 달과 별들의 얘기 Ⅳ'전 출품 작품.(사진=환기미술관)
'해와 달과 별들의 얘기 Ⅳ'전 출품 작품.(사진=환기미술관)

이를 기점으로 올 하반기에는 '김환기 카탈로그 레조네-유화편' 전시가 개최되며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도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작 자료집-유화편’을 발간할 계획이다.

'해와 달과 별들의 얘기 Ⅳ'는 김환기가 작가로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예술여정이 담긴 편지와 일기, 에세이 등에서 발췌한 원문과 유화, 과슈, 드로잉, 편지그림 등 60여점의 작품을 통해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심도 깊게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다.

김환기는 전 생애에 걸쳐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침과 동시에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각성과 예술의 본질에 대한 모색을 1944년 김향안과 결혼하여 서울 성북동에 기거하던 시절부터 1974년 뉴욕에서 별세하기 직전 병상에 있기까지 일기, 편지나 잡지에 쓴 기고(寄稿) 등을 통해서 다양한 글을 남겼다.

그의 글에는 산, 달, 사슴, 매화와 항아리 등 한국 정서를 대변하는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던 때부터 점차 구상성이 사라지고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화면 변주의 시기, 그리고 추상표현의 절정으로 향하기까지 자신의 예술세계를 완성해나가던 과정에서 느낀 예술적 깨달음과 머나먼 이국땅에서 느꼈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 부인 김향안에 대한 애정 등이 담겨져 있다.

환기미술관 '해와 달과 별들의 얘기 Ⅳ'전 전시작품.(사진=환기미술관)
환기미술관 '해와 달과 별들의 얘기 Ⅳ'전 전시작품.(사진=환기미술관)

이번 전시에서는 1963~64년 뉴욕으로 먼저 떠난 김환기가 한국에 있던 부인 김향안에게 한국의 자연과 동양적 정서를 스케치북에 그려 보낸 ‘향안에게For HyangAn’라는 이름의 드로잉북 표지와 뉴욕시기 작가가 직접 스케치북에 써내려한 미공개 시(詩),  점·선·면 드로잉 일부를 최초로 선보인다.

작가가 끊임없이 치열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자신의 예술세계를 확인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예술 여정의 긴 발자취와 깊은 시정(詩情)을 본 전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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