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랑기에서 코리아까지' 서양인 기록에 나타난 조선의 모습
'솔랑기에서 코리아까지' 서양인 기록에 나타난 조선의 모습
  • 왕진오
  • 승인 2017.10.2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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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서양인의 기록에 나타난 옛 조선이 모습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전시 '서양인이 그린 우리 땅, 우리 삶'전이 10월 27일부터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와 일본지도(IAPONIAE INSVLAE DESCRIPTIO),1595년'.(사진=국립민속박물관)
'우리나라와 일본지도(IAPONIAE INSVLAE DESCRIPTIO),1595년'.(사진=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과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관장 황주호)이 K-museum 공동기획전으로 꾸린 전시에는 서양 최초의 한국 전도인 '조선왕국전도', 개항기 조선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맥켄지의 기록, 헤르만 산더의 사진과 보고서, 베네딕도 수도회 신부인 베버가 촬영한 영상물 등 각종 기록과 함께 왕실의 의사였던 호러스 알렌이 사용했던 '반짇고리', '고종황제 하사 족자'등 130여 점을 볼 수 있다.

서양인의 기록에서 우리나라가 등장하기 시작한 13세기 경, 이 땅은 그들에게 '솔랑기(Solangi)'라 이름 붙은 미지의 장소였다. 솔랑기란 무지개란 의미의 만주, 몽골어로 프랑스 역사학자 르네 그루세의 저서 '몽골제국'에 수록된 1217년 몽골지도에 처음 등장한다.

이번 전시는 서양인들이 남긴 자료를 통해 낯선 문명과의 충돌 속에서 변화를 거듭한 우리의 이야기를 타자(他者)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함께 공유하는 자리이다. 이들이 남긴 개항기 조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3부로 구성된 공동기획전 1부 ‘땅을 그리다’는 서양인이 제작한 다양한 우리나라 지도를 시기별로 보여주는 공간을 꾸린다.

'폴 자쿨레_신부'.(사진=국립민속박물관)
'폴 자쿨레_신부'.(사진=국립민속박물관)

서양에서 만들어진 지도에서는 16세기경에 제작된, 우리나라의 모습이 명확하지 않은 것에서부터 1737년 당빌J.B.B.D'Anville이 제작한‘조선왕국전도’처럼 비교적 정확하게 표현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조선에 대한 인식의 구체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선과 일본지도’(테이세이라Teixeira, L.와 오르텔리우스Ortelius, A, 1595), '중국제국지리첩'(뒤 알드Du Halde Jean Baptiste, 1738) 같은 귀중본 외에도 '세계일주 항해기'(라페루즈Lapérouse, 1797) 등의 기록 자료들도 같이 만나볼 수 있다.

2부 ‘정세를 기록하다’는 19세기 후반 조선과 대한제국의 시대적 상황과 주변 정세를 기록한 자료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헤르만 산더의 '러일전쟁보고서(露日戰爭報告書)'와 일기, 그가 찍은 사진, 맥켄지(F.A Mckenzie)가 기록한 '대한제국의 비극'등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3부 ‘삶을 묘사하다’는 조선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대해 서양인의 시각에서 기록한 서적, 사진, 삽화, 영상 등의 자료를 볼 수 있다.

'조선왕국전도 (ROYAUME DE COREE),1737년'.(사진=국립민속박물관)
'조선왕국전도 (ROYAUME DE COREE),1737년'.(사진=국립민속박물관)

외교관이자 선교사, 왕실 의사로 활약한 알렌(HORACE N. ALLEN)의 '조선견문기'(1908), 제임스 게일(JAMES S. GALE)의 '전환기의 조선'(1909) 등의 기록 자료와 함께 폴 자쿨레(Paul Jacoulet),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가 제작한 당시 조선의 생활문화를 표현한 목판화 작품도 볼 수 있다.

또한 가톨릭 베네딕도회(Benedictine Order) 신부인 베버(Norbert Weber)가 촬영한 무성영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를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2018년 2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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