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피 작가, 아트플레이스 갤러리에서 'Fiminism Fnosticism' 개인전 개최
이피 작가, 아트플레이스 갤러리에서 'Fiminism Fnosticism' 개인전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06.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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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용산구 용산동에 위치한 아트플레이스 갤러리에서 6월 1일부터 이피(Lee Fi Jae, 37)작가의 'Fiminism Fnosticism'전이 펼쳐진다. 작가가 인식하는 세계는 외관상 보이는 하나의 유기체가 아니다.

이피, '난 자의 난자', 379.5 × 191.5cm, 장지에 먹, 금분, 수채, 2017.
이피, '난 자의 난자', 379.5 × 191.5cm, 장지에 먹, 금분, 수채, 2017.

피부로 둘러싸인 신체의 모든 기관들은 각각 나름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여성의 몸에 대한 생각은 이피의 작품에서 예전부터 계속되는 화두다. 신작들로 구성된 전시에서는 페인팅 , 드로잉, 조각을 포함한 3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의 제목의 의미를 살펴보면  'Fiminism Fnosticism'는 작가의 이름인 이피(Lee Fi Jae)의 Fi와 Feminism, Gnosticism를 연결해 작가가 만든 조어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작품들을 제작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내비쳤다. 그 동안 제사에는 남성들만이 참여해 여성은 늘 제한되었는데, 여성만을 위한 제사 및 제단을 설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피, '모든 종교의 천사'. 191 × 123.5cm, 장지에 먹, 금분, 수채, 2017.
이피, '모든 종교의 천사'. 191 × 123.5cm, 장지에 먹, 금분, 수채, 2017.

이피는 “나의 제단은 불교식, 힌두식, 서양 종교식도 아닌 나만의 그노시스를 품고 있으며 페미니즘이 미술과 결합해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면서 그 제단(작품)위에 여성성과 존재에 대한 인식, 비밀스러움 등을 간직한다”고 말한다. 

그는 매일매일 드로잉을 하며 그 드로잉들로 여러 단편소설과도 같이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그것을 주축으로 하여 큰 그림을 완성해낸다. 그날 그날의 기운을 각기 다르게 묘사하며 에너지 넘치는 필법으로 변형시킨다. 

“내 회화 작품들은 고려불화의 선과 색채를 원용하는데 나는 이 기법으로 서양 회화의 등장인물인 ‘천사’를 그려보고 싶었다. 천사를 그리는 것은 일종의 메신저, 심부름꾼, 징조를 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천사들을 자신의 몸처럼 사용하는 ‘신’보다 그 몸을 중앙에 놓아드리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천사를 불러옴으로써 우리나라에서 죽어간 많은 영혼들을 위로해 드리고 싶었다."

천사는 하늘과 땅,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 명사와 다른 품사들 사이의 조사나 전치사처럼 사이에 사는 메신저이다. '모든 종교의 천사'는 주객전도, 색채와 내용을 전도시켜 본 것이다.

이피, '내 몸을 바꾸기 위한 신체 진열대'. 223 × 566cm. 장지에 먹, 금분, 수채, 2017.
이피, '내 몸을 바꾸기 위한 신체 진열대'. 223 × 566cm. 장지에 먹, 금분, 수채, 2017.

작가는 다년간 불화를 배우면서 고려 불화의 선과 색채를 사용해 개인적인 상상의 내러티브들을 담았는데, 금빛으로 화려하게 수놓아지듯 작품이 더욱 조형적으로 탄탄하게 완성된 것처럼 느껴진다.  

이번 전시에서 이피가 소환하는 상상의 세계는 드로잉으로 시작되어 페인팅과 조각까지 다양하게 변주된다.

이피의 독특한 예술관, 예술세계로 들어가, 작가가 스스로를 위해 만든 제단(작품)에서 그가 선사하는 세례를 받는 경험을 해보고 앞으로의 그의 세계에 대한 여정을 탐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전시는 7월 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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