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비 속에 감춰진 슬픈 인간 군상의 모습, 김정대 展
우비 속에 감춰진 슬픈 인간 군상의 모습, 김정대 展
  • 왕진오
  • 승인 2018.06.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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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하늘에서 비가 내려와요." 방송에 나온 우비소녀의 모습은 현실 세계 속 희로애락을 어린나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관점으로 많은 공감을 얻었던 캐릭터였다.

김정대, '심쿡'. 23×40×48cm, 레진에 유채, 2018.
김정대, '심쿡'. 23×40×48cm, 레진에 유채, 2018.

그런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우비를 쓴 소녀와 소년의 모습을 한 김정대 작가의 조각은 일상에서 느끼게 되는 여러 가지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인간 군상의 슬픈 단면을 비유하는 듯 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우비를 입은 알록달록한 캐릭터의 조형물을 전면에 내세운 김정대 작가의 초대전이 6월 12일부터 종로구 삼청로 원에이치 갤러리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진행된다.

김정대 작가는 "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겉을 감싸고 있는 우비는 일종의 보호 기대로서의 상징성을 가진다. 직접적 감정의 표출에 익숙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마치 우비를 입고 비를 피하는 것처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면에서 만들어진 감정과는 상반된 얼굴을 짓는다"고 설명했다.

김정대, '설레임 1'. 50×50×120cm, 레진에 유채, 2018.
김정대, '설레임 1'. 50×50×120cm, 레진에 유채, 2018.

밝은 색감과 절제되어 있는 동작으로 완성된 그의 작업은 과감에 몸짓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외심이나 역동성과는 거리를 둔다. 자칫 경박해 질 수 있는 몸짓을 피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여실히 배어있는 것이다.

김 작가는 "내면과 상반된 표정을 짓고 있는 일상의 우리를 거울에 투영하듯 좀 더 조용히 들여다보자는 의도가 있다"며 "당신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그 감정은 거울 앞에 서 있는 당신의 얼굴에 얼마나 솔직하게 나타나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 전시는 6월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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