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격변의 시기를 바라본 시선, 박병일 '우리안의 낯선 풍경'
한반도 격변의 시기를 바라본 시선, 박병일 '우리안의 낯선 풍경'
  • 왕진오
  • 승인 2018.06.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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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까지의 약 두달 간의 기록들을 재구성해 작업한 작품들이 전시장에 걸린다.

박병일, 'landscape-광화문'. 85x100cm, 화선지에 수묵, LED라이트, 2018.
박병일, 'landscape-광화문'. 85x100cm, 화선지에 수묵, LED라이트, 2018.

작가 박병일(40)이 전통적 재료인 화선지와 먹, 붓을 사용해 여백과 먹의 농담이 살아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 개인전 '우리안(內;安)의 낯선 풍경'전을 6월15일부터 6월24일까지 북촌에 위치한 재동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작가는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느낀 지금까지 생각지 못한 낯선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객관적으로 펼쳐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을 실시간으로 직접듣고, 남북관계의 도화선이된 지난 회담은 작가에게 정치적 시각이 배제된 상상의 풍경을 그리게 한 원동력이 됐다.

박병일, 'landscape-판문점'. 50x100cm, 화선지에 수묵, 2018.
박병일, 'landscape-판문점'. 50x100cm, 화선지에 수묵, 2018.

오늘의 문제를 과거와 미래라는 시공간을 연결해서 보여주기 위해 인물표현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담채기법을 이용해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우리안의’ 혹은 ‘우리가 미뤄두었던’ 문제들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우리의 현실인식, 그자체’에 경종을 울리고자한 것이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의 세기의 담판, 남북정상회담에서의 도보다리 미팅, 번개미팅성격의 2차 남북회담 등 변화무쌍한 일련의 사건들속에서 작가는 보도성 다큐멘터리를 재해석하는 방식을 차용했다. 가보지 않은 장소들의 조합은 생경하면서도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 풍경으로 자리한다.

박병일, 'landscape-백악관'. 50x72.8cm, 화선지에 수묵, 2018.
박병일, 'landscape-백악관'. 50x72.8cm, 화선지에 수묵, 2018.

통일의 바람은 작가에게 우리가 가지 못하는 곳(판문점 등)을 통해 가까이 있으면서도 불편하게 느껴진 지점(통일과 관계된 것들)들을 통해 재해석 됐다.

인물이 배재되고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됐던 시각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오늘의 정세 속에서도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바람’으로 전이된 것이다. 작가는 지금-여기의 동시성을 작품에 담고자 했다.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이슈가 벌어진 그날에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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