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 감은 소녀 그리던 권경엽, 꽃향기 머금은 얼굴로 세상 나들이 나서
붕대 감은 소녀 그리던 권경엽, 꽃향기 머금은 얼굴로 세상 나들이 나서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0.2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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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판타지 소설에 등장할 것 같은 눈길을 모으는 앳된 소녀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메운 캔버스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권경엽 작'.
'권경엽 작'.

과거 '붕대' 작가로 이름을 알렸던 권경엽 작가가 '보타닉 가든(Botanic Garden)'이란 타이틀의 시리즈 작업을 들고 2017년 6월 21일부터 서울 성북동 아트스페이스 H에서 개인전을 진행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핑크빛, 그린, 노랑 등 파스텔 톤이 아스라이 스며든 배경의 여인의 모습이 주를 이룬다. 또한 커다란 눈동자에는 눈물을 머금고 있어 묘한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권경엽 작가를 따라다니는 '붕대'는 인간이 갖는 기억이라는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작가의 또 다른 상징이 됐다.

권 작가는 "몸에 저장된 기억을 치유하는 의미로 붕대 감은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새로운 탄생을 통해 붕대를 벗고 얼굴을 전면에 등장시키면서 당당히 세상에 맞서는 의지를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권경엽 전시작품'.
'권경엽 전시작품'.

'보타닉 가든' 시리즈는 신화적인 아이템에서 모티브를 따온 제목을 갖고 있다. 꽃의 여신 플로라, 프리마베라 등 따듯한 느낌의 색상이 등장하면서 향기를 머금은 상징적인 의미를 던진다.

권 작가는 "붕대가 사라지고 난 후,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습니다. 온도, 향기 등 시각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기억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표현하려 했다"며 "오렌지블로썸, 장미 등이 시각적으로 공감각적인 느낌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생활의 일부를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최근에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변한 것도 작품의 내용이 변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지만, 권경엽의 작품에는 비현실 세계에 등장할 것 같은 여성의 모습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슬플 때나 기쁠 때의 모습을 모호하게 보이지만, 반대로 상상의 여지가 여실히 드러날 수 있다고 말한다.

'엑소 멤버를 그린 권경엽 전시작품'.(사진=왕진오 기자)
'엑소 멤버를 그린 권경엽 전시작품'.(사진=왕진오 기자)

'보타닉 가든' 시리즈에는 여성의 모습 외에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의 얼굴을 미소년의 모습으로 표현한 작품도 함께한다. 전시는 7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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