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의 손길을 거친 세상의 하나뿐인 구두...갖바치에서 대통령까지
천 번의 손길을 거친 세상의 하나뿐인 구두...갖바치에서 대통령까지
  • 왕진오
  • 승인 2018.06.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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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세대를 넘어 - 수제화장인’ 특별전 개최◆

[아트인포=왕진오 기자] 2016년 5월 광주 5.18국립묘지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낡은 구두 밑창이 뉴스에 나온 후 대통령 취임 후 SNS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목형'.(사진=국립민속박물관)
'목형'.(사진=국립민속박물관)

장애인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가 걸어온 길에 대한 미담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을지로 수표교에서 4대 80년-송림수제화의 장인들' 보고서 발간을 통해 축적한 자료를 갖고 '세대를 넘어-수제화 장인'특별전을 6월 20일부터 진행한다.

전시는 수제화 제작도구, 산악인 허영호의 수제 등산화, '구두를 신은 고종황제의 사진', 구두 제작과 수선에 관한 광복 이후의 저서 '구두 만드는 법 고치는 법' 등 유물과 기록, 사진, 동영상 등 131건 224점의 유물을 선보인다.

구두는 구한말 일본어 'くつ(구츠)'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몇 대에 걸쳐 수백 년의 가업을 잇는 ‘소상공인의 천국’ 일본에서도 대를 잇는 제화공 가문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고종 황제가 구두를 신은 이래로 우리나라 수제화 장인은 TV드라마 속 주인공의 직업으로도 등장할 만큼 이미 우리에게 친밀하다. 1부에서는 조선시대 갖바치가 만들었던 징신으로부터 대통령이 신은 수제화 가죽구두의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다.

'구두 만드는 법, 고치는 법'.(사진=국립민속박물관)
'구두 만드는 법, 고치는 법'.(사진=국립민속박물관)

'백 년의 가게'에서는 을지로 수표교에서 4대 83년의 역사를 지닌 송림수제화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들은 항상 꿔왔던 꿈을 이루기 위해 그 무엇도 바꾸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그런 정신을 가진 장인의 가게는 단골들이 다음 세대로 계속 이어져 백년을 넘게 지속된다. ‘백 년의 가게’에서는 송림수제화 간판과 광고지, 고객 감사편지 등을 볼 수 있다.

누군가의 편안한 발을 위해 장인들은 천 번의 망치질과 못질을 한다. 그런 정직한 사람들의 땀방울이 있어야 비로소 수제화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장인을 꼭 빼닮은 한 켤레의 신발이 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죽과 깔창은 수많은 도구와 만난다. 그런 만남이 수없이 거듭되면서 수제화는 비로소 새로운 주인과 만나게 된다. ‘천 번의 손길’에서는 제작도구 및 과정별 구두 형태, 목형(라스트), 완성 수제화 등을 전시한다.

'고종황제 사진'.(사진=국립민속박물관)
'고종황제 사진'.(사진=국립민속박물관)

삼국시대부터 갖바치가 만든 징신을 비롯한 가죽신의 전통은 이제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양화를 거쳐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수제화로 이어졌다.

그러나, 전통 수제화 산업은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기성화의 대량 생산으로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오직 손님의 발만 생각하는 장인들은 온갖 정성을 다해서 손님에게 꼭 맞는 신발, 세상의 단 하나 밖에 없는 구두를 만든다.

'등산화 창 몰드'.(사진=국립민속박물관)
'등산화 창 몰드'.(사진=국립민속박물관)

그런 세상의 단 하나 밖에 없는 구두, 천 번의 손길을 거친 정성스러운 구두, 사랑과 추억이 담긴 행복한 구두를 만드는 장인들이 있는 한 수제화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한편, 전시장 내에는 수제화 작업공방을 재현했고, 수제화 제작과정을 영상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전체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매주 주말에는 송림수제화 장인이 직접 시연을 하고, 관람객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전시는 10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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