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규, 2018 아트 바젤 아티스트 토크에 이어 루트비히 미술관서도 개최
양혜규, 2018 아트 바젤 아티스트 토크에 이어 루트비히 미술관서도 개최
  • 왕진오
  • 승인 2018.06.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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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세계 최대의 아트페어 2018 아트 바젤(Art Basel)은 지난 6월 17일 바젤 메세플라츠(Messeplatz) 강당에서 양혜규(47) 작가와의 대담을 개최했다.

양혜규, 2018 아트 바젤 아티스트 토크 현장 사진, 루트비히 미술관 관장 일마스 지비오르(Yilmaz Dziewior)와 양혜규 작가.(사진=국제갤러리)
양혜규, 2018 아트 바젤 아티스트 토크 현장 사진, 루트비히 미술관 관장 일마스 지비오르(Yilmaz Dziewior)와 양혜규 작가.(사진=국제갤러리)

 

이와 함께 지난 6월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9만 5천 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며 성공리에 막을 내린 아트 바젤의 국제갤러리 부스에서는 양혜규의 '솔 르윗 뒤집기'(2017), '소리 나는 구'(2016) 연작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 15일에는 바젤 라인 강 위의 보트에서 진행된 'Reading on a boat in Basel' 프로그램에서 작가의 글 작업 '모래 동굴 안의 곰 여인 이야기'(2009)이 낭독되는 등 양혜규는 아트 바젤 기간 동안 바쁜 한 주를 보냈다.

이번 대담은 양혜규의 대규모 작가연구전 '도착 예정 시간(ETA) 1994 – 2018'(오는 8월 12일까지)을 기획한 루트비히 미술관 관장 일마스 지비오르(Yilmaz Dziewior)의 진행으로 열렸다.

함부르크 쿤스트페어라인(2008년), 쿤스트하우스 브레겐츠(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난 양혜규와 지비오르는 루트비히 전시를 화두로 약 한 시간 동안 양혜규의 작업 전반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지비오르 관장은 “이번 연구전을 통해 세계 전역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양혜규를 성찰하고 바라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도착 예정 시간 1994 – 2018'의 의미를 환기시켰다.

이번 대담은 루트비히 회고전이 그렇듯, 양혜규라는 작가의 역사뿐 아니라 작업 방식과 철학 등을 두루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전 세계를 누비며 각 곳의 문화나 환경을 섬세하게 살피고 반영하는 장소 특정적인 작업과 작업실에서의 고전적인 방식 모두를 고수하는 이유와 관계성을 묻는 질문에, 양혜규는 작가로서 자신의 태도는 언어, 형식, 작업 방식, 장르에 이르기까지 비논리적이고 불확실한 상태이며, 특정한 작업 방식을 가진 작가로 스스로를 한정 짓고 싶지 않음을 강조했다.

지비오르와 양혜규는 120여 점에 이르는 회고전의 작품 중 주요작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양혜규는 도입작으로 첫 번째 블라인드 설치 작품이자 다양한 기기들을 활용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 위트레흐트편編'(2006)을 선택한 이유를 “어떤 견고한 메시지를 완성하기 위해 모은 작품이 아니라 독자적이면서도 자유롭고 분열된 동시에 외부에 열려 있는, 작가로서의 사유와 이후 작품들의 모체”이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양혜규,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 바젤 7광七光'. 2007,'도착 예정 시간(ETA) 1994 – 2018'.전시 전경, 루트비히 미술관, 쾰른, 독일, 2018. Gift of Bâloise-Versicherungs-gruppe 2007.(사진= Museum Ludwig, Šaša Fuis, Cologne, 제공=국제갤러리)
양혜규,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 바젤 7광七光'. 2007,'도착 예정 시간(ETA) 1994 – 2018'.전시 전경, 루트비히 미술관, 쾰른, 독일, 2018. Gift of Bâloise-Versicherungs-gruppe 2007.(사진= Museum Ludwig, Šaša Fuis, Cologne, 제공=국제갤러리)

이 밖에도 당시 작가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반영한 동시에 예술 시장을 비평한 급진적 작품 '창고 피스'(2004)를 비롯, 이번 회고전을 통해 대거 복원된 플럭서스적 초기작들 그리고 2007년부터 2018년에 걸친 비물질적 재료 탐구로 탄생한 '일련의 다치기 쉬운 배열 – 바젤 7광七光'(2007), '약장수'(2010), '중간 유형'(2015-) 시리즈 등 의인화된 조각에 이르기까지, 양혜규는 독자적 작업 세계의 지형도를 그려 보임은 물론 각 작품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 동안 작업을 통해 문화인류적, 민속적 맥락을 다양하게 참조해온 양혜규는 대담 말미, 이교적 문화나 샤머니즘적 영향 등 반(反) 모던한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현대적인 조각으로 재해석하는 이유를 동시대적 예술가로서의 역할과 연관 지으며 마무리했다.

“나는 혼성된 것들, 흩어져 있고 분열된 것들을 수용하고 인정한다. 나의 조각 언어에서 나타나는 모든 것들은 내 시간, 내가 보는 방식에 대한 믿음의 결과물이다. 이것이 나의 현실이다. 내 시간과 장소에 진실할 수 있다면 이 모든 현상이 현시대에 유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혜규와의 대화는 오는 7월 2일 루트비히 미술관에서 또 한 번 이어질 예정이다. 오후 7시부터 미술관 내 영화관에서 열리는 이번 토크를 통해 양혜규의 다양한 관심사는 물론 작업의 근간이 되는 폭넓은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그의 육성으로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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