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우리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 낸 좌혜선 작가 개인전
'일상 속, 우리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 낸 좌혜선 작가 개인전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07.05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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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종로구 삼청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7월 5일부터 젊은 한국화 화가 좌혜선(34)의 개인전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먹고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채색화 작품과 처음 선보이는 목탄 드로잉 연작, 손으로 직접 쓴 짧은 소설 등 37점이 전시된다.

 

좌혜선, 'The Most Ordinary Stories 10', 161 x 131 cm, Charcoal on paper, 2017~2018.
좌혜선, 'The Most Ordinary Stories 10', 161 x 131 cm, Charcoal on paper, 2017~2018.

좌혜선 작가는 장지에 분채를 밀도 있게 여러 겹 덧칠하고 다시 닦아내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하고, 우리의 일상 속이야기를 소재로 사람들의 삶을 그려왔다.

부엌의 풍경과 그 안에 있는 여성의 모습, 누군가를 기다리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 생계와 가장 밀접한 현실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와 책임을 이야기하며 공감을 얻고 주목을 받았다.

좌혜선, '가장 보통의 이야기 14'(The Most Ordinary Stories 14), 161 x 131 cm, Charcoal on paper,2017~2018.
좌혜선, '가장 보통의 이야기 14'(The Most Ordinary Stories 14), 161 x 131 cm, Charcoal on paper,2017~2018.

“나의 작품이 어려운 주제로 느껴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한 작가는, 본인이 그리는 이야기들은 난해하거나 거창한 것들이 아니다라며,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가장 보통 사람들의 삶을 그린다.  또한 삶의 냄새가 나는 이야기들, 하지만 그 누구에게는 가장 특별한 이야기, 그러한 이야기들을 그녀는 듣고, 관찰하고 캔버스에 완성시킨다.

이번 아라리오갤러리 개인전 ‘가장 보통의 이야기’(2018)에서도 작가는 여전히 먹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연작으로 그려진 ‘귀가’는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의 모습을, ‘강변’은 강가에 앉아 있는 인물의 뒷모습을, ‘출근길’은 출근길에 발걸음을 멈추고 꽃 사진을 찍는 이의 모습을, ‘형아’는 손을 잡고 걸어가는 두 형제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좌혜선, '가장 보통의 이야기 15'(The Most Ordinary Stories 15), 161 x 131 cm, Charcoal on paper,2017~2018.
좌혜선, '가장 보통의 이야기 15'(The Most Ordinary Stories 15), 161 x 131 cm, Charcoal on paper,2017~2018.

 

그녀는 실재하는 풍경에 인물을 짜맞추어, 자신이 본 장면으로부터 받은 감명과 당시 느꼈던 강렬한 기억들을 화면 위에 재구성한다. 이로써 인물, 공간,사건이 있는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동양화 분채 안료를 사용해 여러 겹으로 쌓아 올린 색의 층들과 마른 붓터치는 어두움을 한 층 더 깊게 만들며 모종의 우울함을 더한다. 검정을 제외한 밝은 부분의 색은 인상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한 두 가지만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작품 속의 여백은 칠을 엷게 한 후, 마른 다음 물로 닦아내는 과정을 수 차례 수행적으로 반복하며 만드는데, 색의 층이 쌓여 만들어진 어두운 부분과 밝게 색조만 남은 여백의 대비는 작가가 포착한 일상의 평범한 장면을 극적인 장면으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구도와 연출은 좌혜선의 작품이 포착한 일상의 장면 전후에 서사적 가능성을 배가시킨다. 

'가장 보통의 이야기' 전시 전경 (사진=아라리오 갤러리)
'가장 보통의 이야기' 전시 전경 (사진=아라리오 갤러리)

마치 연극의 정지된 한 장면처럼, 또는 소설 속 한 장면을 그린 삽화처럼 제시된 개별 작품들은 관람자가 그림 속 장면 전후와 보이지 않는 공간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좌혜선의 작품이 던지는 질문들을 되짚으며, 이제 나와 당신의 이야기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보통의 삶을 살며, 가장 보통의 삶을 원하는 이들의 수많은 이야기에 귀기울여 볼 차례다. 전시는 8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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