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연, 선으로 만들어낸 한국적 아름다움 그리고 강직한 정신성
홍재연, 선으로 만들어낸 한국적 아름다움 그리고 강직한 정신성
  • 김재현
  • 승인 2018.07.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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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홍재연의 회화에서 상징성은 영혼의 항해를 위해 설계된 배 같은 모양으로 성당, 성화, 성인의 유골함을 연상케 한다. 강렬한 빨강, 파랑, 그리고 금색으로 싸여진 아크릴화는 비전통적이라고 여겨질는지 모르나 홍재연의 이미지는 아몬드 모양을 한 만다라처럼 정관을 독려하려는 아시아적인 추상 모티브의 계보를 계승하고 있다.”

'홍재연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홍재연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Helen A.Harrison(잭슨 폴록 미술관 디렉터)는 서구적 방식으로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서도 그 내면에서 종교적 정신을 확인해 준다. 단순한 형태가 그가 사용하는 색상에서 인간의 한계를 확인하는 종교적 원천을 발견한 것이라 하고 했다.

그의 작업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낯선 듯 하지만 화면 가득 담긴 자연에 대한 거대한 감성을 느끼게 되면서 미처 몰랐던 홍재연 작가의 작품을 새롭게 되돌아 보게 한다.

그는 “1990년대 초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에 대한 고민을 하던 그가 계룡산 인근의 갑사를 여행 하던 중 사찰의 부도를 발견하면서 바로 이것이다라는 깨달음을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이후 그의 작업에는 깨달음이라는 하나의 명제로 ‘부도’ 시리즈 연작을 만들면서 우리에게 진실함에 대한 소통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그가 찾은 아름다움이다. 그는 “자연의 거대함에 자신이 너무나 작은 존재임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자연을 노래하고 싶은 생각에서 작업으로 풀어내었다고 “했다. “예전에는 희생, 사랑,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얻은 깨달음을 통해 얻은 아름다움을 지속적으로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우리시대 판화의 명맥을 위한 여정*

서양화가 홍재연 에게는 판화라는 명제가 항시 따라 다닌다. 오늘날 미술을 다루는 이들에게 판화라는 장르는 미술에 있어 본질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고 시장에서 찾지 않는 장르이기에 다들 배척하는 상태에서 그의 행보는 가히 장인이 전통을 계승하고 미래를 위해 꾸준히 정진하는 모습으로 비추어 지면서 일 것이다.

그가 판화의 매력에 깊이 빠져든 것은 1980년대 초 해인사의 8만 대장경을 보러 갔을 때 우연이  화엄경 변상도를 보게 된 이후 였다고 했다. 한 판에 수 많은 경전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담아내어 그 이해를 높이는 매력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며  이후 석판화 작업과 한국현대판화가 협회장을 맡으면서 회화가로 불리기 보다는 판화가로 불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판화가로서 지칭 되는 것에 대해 그는 “ 최근 미술계가 판화냐 유화를 구분 짓는 것이 너무 심한 경향 같다.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특성 같다. 예술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작업하는 것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미술계의 답답함인 것 같다”고 판화를 멀리하는 세태에 자신의 견해를 힘주어 밝혔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그의 작품에는 특정한 명제가 없다. 그냥 일련번호가 있을 뿐이다. 이것은 “명제를 부여하면 그로 인해 작가도 얽매이고, 관객도 작품을 보는 것 보다 명제에 고립 되는 것 같다” 며 “자유롭게 작품과 대화하는 방법으로서 번호를 매기었고, 지금까지 자신이 만든 작품의 숫자를 파악하기도 쉬운 것 같아서” 라며 이유를 밝혔다.

한국에서 미술을 하면서 살아가는 작가로서 판화라는 장르를 가지고 가는 현실에 어려움이 상당히 많다고 이야기 하는 홍재연 작가는 그냥 자신에게 가장 끌리는 분야이고, 이야기 하려는 대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매체이기에 누가 무어라 해도 묵묵히 이 길을 가려 한다고 했다.

작가로서 선택하기 어렵고 힘든 작업에 비해 그 혜택이 엄청 적은 장르인 판화를 지속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자신이 선택한 길이고, 가장 편한 것 같다며 아마 겉만 아름답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작업을 해왔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지 않았을까라며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판화 외길의 당위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30여년 동안 작업을 세상에 다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앞으로 수 년 내에 기회를 만들어 자신의 모든 작업을 공개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시라는 한정된 공간과 시간으로 인해 다수의 작업들이 선별이 되어 보여지게 되면 너무 주관적인 견해로 작품을 선별하는 오류를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것 같다.

가장 현대적인 프린트가 판화가 아닌가 그 다양성  전부를 펼쳐서 관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것도 작가로서 해야 할 본분이기에  이 계획은 완성을 시켜 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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