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전시의 현황 및 실태...2010년 기준
블록버스터 전시의 현황 및 실태...2010년 기준
  • 김재현
  • 승인 2018.07.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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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새로운 문화 촉매 인가, 기획사의 수익 제고를 위한 이벤트인가?

미술관들이 대중 친화를 도모하는 과정은 전시 형식과 내용에도 큰 변화를 가져 왔는데, 그 가운데 최근 특히 부각된 전시 형식으로 블록버스터 전시를 꼽을 수 있다.

200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반고흐 전시 개막식.(사진=왕진오 기자)
200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반고흐 전시 개막식.(사진=왕진오 기자)

보다 폭 넓은 계층의 관객을 타겟으로 하는 이러한 대형 전시의 형식은 미술관들이 변모된 기능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효율적인 운영 방법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미술계의 화두로 등장할 정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샤갈,로댕,반 고흐,피카소,클림트 등… 세계 미술사에 커다란 영향력을 끼친 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최근 수년 간 한국에서 기획 전시를 통해 소개되고 있다. 2010년 한 해 동안 개최됐고 개최되고 있는 전시만 해도 앤디 워홀,키스헤링,로댕,샤갈,피카소와 모던아트,베르사이유 특별전 등 그 숫자면에서도 과히 러시를 이루고 있는 상태이다.

특히 이들 전시는 국내 국 공립 미술관에서 진행이 되고 있어서 전시를 통해 효과적인 미술전시를 관람 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과 함께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전면에 내세워 기획사와 미술관의 수익 사업의 다양화를 꾀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고흐 전시가 열린 서울시립미술관.(사진=왕진오 기자)
반고흐 전시가 열린 서울시립미술관.(사진=왕진오 기자)

과연, 미술관이 이들 대형전시를 주요 전시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 미술관은 학문적 연구를 중시하면서 다양한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과거 미술관이 대중들이 잘 모르는 유망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엘리트주의적 심미안과 감상 능력을 고취시키려는 공교육의 장소였다면, 오늘날 미술관은 대중과의 소통을 통하여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문화 촉매 장소로서의 기능을 중시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는 것이다.

블록버스터 전시라는 것 즉 대형전시가 미술관이 대중에게 교육과 오락을 제공하기 위해 학문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최 측 미술관에게 명예와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블록버스터 전시의 목적은 돈이며, 교육과 오락은 핑계 거리다. 그리고 막대한 홍보 효과, 매체의 과대 선동과 소비주의를 낳는다라는 평도 있다.

소마미술관 키스 해링 전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소마미술관 키스 해링 전 모습.(사진=왕진오 기자)

미술관들이 선호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전시 형식은 미술의 대중화를 이끌어 내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대형 전시로 인해 국내 작가들의 전시 기회를 잠식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고, 일부 작가의 유명세에만 의존해 내실 없는 성과 주의 전시로 진행되는 점에서 미술계 안팎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미술관 본연의 학문적 기능에 충실하기 보다는 상업주의에 치중한다는 비난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관람객들이 해외의 유명 예술작품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예술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제공한다는 점과 수익을 창출 하여야 하는 공공 미술관들의 당면 과제로 인하여 국공립 미술관들이 대형전시를 멀리 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대한미국 불록버스터 전시의 유례와 실적 그리고 과제*

한국에서 블록버스터 전시 성공의 사례를 남긴 것은 지난 2000년 한-러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린 ‘러시아 1000년 삶과 예술전’ 이다.

200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반 고흐전 당시 걸그룹 소녀시대.(사진=왕진오 기자)
2007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반 고흐전 당시 걸그룹 소녀시대.(사진=왕진오 기자)

총 예산 25억원을 들인 이 전시는 당시 철의 장막에 가려졌던 러시아 미술의 진면목을 보여주었고, 12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흥행 기록 마저 달성하게 됐다.

1970년대 이후 1990년대에도 대형전시가 진행됐으나 1997년 6월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린 ‘고대 이집트 문명’ 전이 25-30억원의 예산을 투여하고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 동한 대형 전시가 이루어 지지 않은 상태에서 성공을 이룬 전시로 기록되게 된다.

이후, 2000-2001년 덕수궁미술관의 ‘오르세 미술관 걸작전’ 2002-2003 서울시립미술관의 ‘프랑수아 밀레-서울전-밀레의 여정’2003 덕수궁미술관의 ‘위대한 회화의 시대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든 회화전’ 2004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의 ‘살바도르 달리’2004년 서울시립미술관과 부산 시립미술관의 ‘색채의 마술사-마르크 샤갈’ 2005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서양미술400년전’,2005년 덕수궁미술관’20세기로의 여행-피카소에서 백남준으로’2005년 서울시립미술관’마티스와 불멸의 색채 화가들’2005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르네상스 바로크 걸작 회화’ 등의 대형전시가 개최됐다.

'서울시립미술관서 열린 샤갈전 아트샵'.
'서울시립미술관서 열린 샤갈전 아트샵'.

2004년 샤갈 전의 경우 서울 50만, 부산 16만 명을 합해 총 66만 명의 관람객이 동원되어 입장수익만 35억에 달했다. 당시 작품 대여료,운송비,보험료, 등 유치 비용에 20억 이상이 소요 되었지만, 미술관에게 명예와 이익을 가져다 주게 되자 이 같은 블록버스터 형식의 전시가 붐을 이루게 되는 단초가 됐다.

블록버스터 전시의 기획은 평균 2년 여의 시간을 소요한다. 최소 1년간의 기획, 정보 수집 등의 사전 준비와 1년 간 전시 실행, 기획 후 작품을 찾아 빌려오고, 작품을 설치하며 홍보 교육 등의 순서를 거친다.

전체 운행을 위한 예산은 총 예산의 최소 35%를 협찬금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최고 70일 이상의 전시 그리고 1만원 이상의 관람료를 책정하여야 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대형 전시를 유치 진행하며 2010년 가고싶은 미술관 1위를 차지한 서울시립미술관은 국내외 미술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한편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거장들의 작품을 유치해 일반 시민들의  문화 향수 욕구를 충족 시킨다는 취지아래 2002-2003년 ‘프랑수와 밀레-서울전-밀레의 여정’ , 2004년 ‘색채의 마술사-마르크 샤갈전’ , 2005-2006년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 화가’ 전에 이어 2006년 ‘위대한 세기 피카소전’ 을 개최했다.  이후, 매년 2차례 이상의 대형 전시를 유치하여 국내 블록버스터 전시의 메카가 되었다.

이러한 블록버스터 전시들에 대하여 미술 비평가들은 과대선전이 전시품의 수량,관람객의 규모,요구되는 비용 그리고 결과적으로 남는 이익들을 현저하게 드러내며 전시 자체보다는 관련 상품의 판매로 미술작품 감상에 집중할 수 없게 방해하고 분산시킨다고 지적한다. 거기다 작품 해설을 담은 전시 도록은 1970년대 이래 전시 중인 작품을 소개하는 기념품으로 전락한 것도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베르사이유 특별전 개막식 모습'.
'베르사이유 특별전 개막식 모습'.

또한, 현재와 같은 블록버스터 전시에 가장 우려할 점으로는 미술관에 기업과 언론사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 될 경우 미술 문화는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방치되고 중,소규모 전시 공간의 운영은 심각하게 몰락할 수 있는 우려를 낳게 되는 것이다.

물론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더라도 좋은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고, 외국 미술관과 교류를 통해 한국 미술을 해외에 소개하며 국내 큐레이터가 선진 미술관의 시스템을 익힐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올 겨울 유난히 많은 대형 전시들의 작품들로 인해 미술 애호가와 일반인들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들 대형전시가 숙명적으로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직접 인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전시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유행을 따르는 관람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전시를 위해 준비한 이들의 노력과 그 준비 과정에서의 열정은 핸드폰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인증 샷의 의미를 넘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열정 못지 않게 대중들에게 명화를 한 자리에서 감상 할 수 있는 계기로서의 블록버스터 전시는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며 2011년에도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블록버스터 전시를 보기 위해 몰린 관람객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블록버스터 전시를 보기 위해 몰린 관람객들'.

#블록버스터 전시#

국어 사전상에 블록버스터 용어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서 만든 대작,특히 대작 영화를 이름’ 이라 고 정의 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버스터 용어는 초대형 영환 공연에서만 쓰이는 말은 아니며,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도 스펙터클한 대규모 전시를 지칭할 때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의 산드라 밀러킨에 의하면 “블록버스터란 강한 충격이 있다는 의미로 본래 예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단어였으며, 오늘날에는 미술 전시의 형태를 설명하는 용어로 자리 잡게 됐다.

1996년 이후, 막대한 효과를 가져 온 블록버스터 전시는 웅장, 인기 있는 돈벌이가 되는 전시로 미술계에서 직 간접적인 수익 ,인식 명성 등의 중요 자원이 되어 왔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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