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쌉싸름한 우리네 삶...변경수의 작품 세계
달콤 쌉싸름한 우리네 삶...변경수의 작품 세계
  • 김재현
  • 승인 2018.07.1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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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는 어떤 세상일까? 또 우리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은 누구나 한번 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변경수, 'THE AFRO THINKER'. 120 x 75 x 140 cm,Fiber Glass, Wood, Sponge Ball, Automotive Painting,2007.
변경수, 'THE AFRO THINKER'. 120 x 75 x 140 cm,Fiber Glass, Wood, Sponge Ball, Automotive Painting,2007.

현대사회는 문명의 이기가 충만한 디지털사회,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발달로 새로운 디지털화 된 세계가 생기고, 향락적이고 소비적인 사회, 다시 말해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세상이다.

변경수의 작업에 대해 신승오 큐레이터는 “변경수의 작업은 이러한 인간의 끝나지 않는 욕구와 그로 인해 만들어지고, 만들어질 현대사회에서의 우리의 현재의 모습을 찾는 작업이다. 작가의 작업은 조그맣게 폴리머클레이를 가지고 조물조물 거리면서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내는 데서 시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에 대해 작가는 "낙서와 같은 존재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며 일상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라고 말했다.

일상의 이야기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조그마한 신체로 이루어진 다양한 물건들은 표면적으로 보면 화려하고 귀여운 팬시적인 사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인간 세상처럼 치열하고 그로테스크한 면을 보여주는 이중적인 현대사회의 단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테이블에 가득 찬 물건들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의 생활 속에서 우리들의 살아가는 모습이나 행동들을 찾기 시작한다.

작가는 하나하나 개별적인 스토리를 가진 인물들을 만들어 내는데, 현대 사회 속에 살고 있는 현재의 우리 모습을 유아적인 인체로 희화적이면서도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다.

변경수, 'BUBBLE BOBBLE'. Installation,Fiber glass, Sponge ball,2008.
변경수, 'BUBBLE BOBBLE'. Installation,Fiber glass, Sponge ball,2008.

그러나 키스 해링처럼 인간을 원과 사각형으로 단순하게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원형의 곡선적인 형태를 가지며 단순하게 표현 됐지만사람의 기본적인 골격이나 근육의 표현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또한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얼굴의 표현이 거의 없거나 아주 조그마한 눈이나 입으로 표현되어 전체적으로 멍한 표정으로 나타나고, 표면은 인위적인 광택을 띠고 있다.

이러한 인체의 표현들을 통해서 작가는 편리하고 발달된 현대사회에서의 인간의 허망함과 공허함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표현된 인간의 모습들은 개별적인 모습으로는 색채와 형태로 인해 귀엽고 아동적인 느낌을 주지만, 무언인가에 빠져들거나 혹은 무엇인가에 사로잡히는 등의 다소 몽환적인 상황에 처해있다.”라고 표현했다.

그가 만들어낸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우리는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반문하지 않는다.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사회 환경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행복하고,편안하고, 안전한 세상에서 살고자 하는 우리 들이 품고 있는 꿈이자 희망에서 시작된다.

변경수, 'The explorer (잠수부같은아이)'. 135 x 32 x 23cm, Fiber Glass, Automotive painting, 2010.
변경수, 'The wheel lifter (휠있는아이)'.95 x 155 x 41cm, Fiber Glass,wheel, Automotive painting, 2010

이러한 희망과 바람으로 우리들은 편리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냈다. 인간은 자연을 개척하며 살아오며, 자연에 동화되거나 적응하기보다는 자연을 사람에게 맞게 변화시켜 살아가는 어떤 의미에서는 자연의 흐름을 역행하는 유일한 동물일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그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아이러니한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새롭고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가면서도 만족을 모른다. 계속해서 어디론가 향해 나가고 있다.

변경수의 작품에는 '화면조정', '달콤한 뚱땡이', '풍선사람', '닭철수', '헬멧소년', '회로인간' 등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등장한다. 귀여운 모습과 반짝이는 화려한 색채를 가진 외형을 보면 아주 친근하고 위트 있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작품을 들여다보고 이들이 모여 있는 세상을 서서히 인식하게 되면, 이들 모두 디지털사회,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발달로 새로운 사이버 사회, 향락적이고 소비적인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무기력하고, 소비 지향적인 우리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당혹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변경수, 'The explorer (잠수부같은아이)'. 135 x 32 x 23cm, Fiber Glass, Automotive painting, 2010.
변경수, 'The explorer (잠수부같은아이)'. 135 x 32 x 23cm, Fiber Glass, Automotive painting, 2010.

하지만 우리는 또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인식을 잊어버리고 원래의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실로 돌아 갈 것이다. 'The Afro Thinker'에서 작가의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나고 있는데, '사람은 혼자 앉아서 무엇을 생각하는가?' '인간적인 고뇌와 철학적인 사유를 하는가?' '실상 우리들은 현실을 살아가는데 있어서의 현실적인 고민이나 우리의 개인적인 욕구와 욕망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말한다.

작가가 창조해내 이 캐릭터들은 작가의 경험에서 나온 작가의 자화상이자 우리들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다시 말해 작가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우리의 인생이다.

작가는 작업을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부분을 고발하거나, 소비 지향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과학 기술문명의 발달에 의해 야기되는 문제들을 해결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변경수, 'The high diver (점프하는아이)'. 65 x 72 x 33cm, Fiber Glass, Automotive painting, 2010.
변경수, 'The high diver (점프하는아이)'. 65 x 72 x 33cm, Fiber Glass, Automotive painting, 2010.

변경수의 작품은 부정적이고 비판적 텍스트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변경수의 작업에 나오는 캐릭터는 절대적으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으며, 선과 악이 한 캐릭터 안에 혼 재 되어 있어 흑백논리의 이분법적 틀에 갇혀 있지 않다.

우린 분명 달콤한 세상을 살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쌉싸름한 맛만 강하게 느낀다. 그래서 더 끝없는 욕구와 갈증을 느끼는 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의 복잡하고 다양함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하고 파악 불가능한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자신들이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인지하고 있을 때 달콤 쌉싸름한 인생을 행복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설사 다시 망각한다 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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