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마린으로 덮은 공간, 블루의 영역으로 확장되다
울트라 마린으로 덮은 공간, 블루의 영역으로 확장되다
  • 김재현
  • 승인 2018.07.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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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블루', 파랑색에 집착을 가지고 작업을 해 온 조은필 작가가 이번에는 전시장에 대형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조은필, '내 방의 존재하는 사물들과는 다른 것'. 프로젝트 B6 설치 모습, 2018.
조은필, '내 방의 존재하는 사물들과는 다른 것'. 프로젝트 B6 설치 모습, 2018.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부민병원 1층 PROJECT B6 에서 7월 28일부터 9월 19일까지 진행하는 '내 방의 존재하는 사물들과는 다른 것'을 통해서다.

강박에 가까워진 블루는 일반적인 파랑보다는 훨씬 진하고 깊은 '광기'의 보랏빛을 품은 울트라 마린 블루에 가깝다. 작가는 완벽한 블루를 찾기 위해 사물의 본색을 탈색시키고 단일한 블루로 빈틈없이 채운다.

조은필 작가는 파라 사물들과 그것들에 의해 둘러싸여진 공간으로 블루의 영역을 확장시켜왔다. 보수동 책방 골목의 계단에 파란 동물들을 세운 역동적인 동물들의 이미지가 인상 깊은 '블루 카펫'에서의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새의 이미지는 '블루 깃털'의 연장선이 됐다.

'블루 너머의 블루'에서는 뜨개질로 만들어진 천으로 거대한 산수화로 전시장을 채웠다. 산 능선이나 바다의 물결처럼 느껴지는 거대한 설치물 위에는 파란 문이 열리면서 새로운 세계를 향해 순수한 블루를 찾아 떠나는 영상이 투사된다.

조 작가는 "C.S 루이스의 소설 '나니아 연대기'에서 주인공들이 문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넘나드는 연결고리에 영감을 받아 가구가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조은필, '내 방의 존재하는 사물들과는 다른 것'. 프로젝트 B6 설치 모습, 2018.
조은필, '내 방의 존재하는 사물들과는 다른 것'. 프로젝트 B6 설치 모습, 2018.

'파란 이끼' 작업에서는 습기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생명력이 강한 이끼를 가구에 퍼뜨려 환상의 세계까지 블루의 영역으로 넓혔다.

부산에서 2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 조은필 작가의 개인전에서는 실제 나무에 인조 이파리가 결합한 대형 설치 작업이 인조 나무 열 그루를 연결한 'Blooming Blue-덩어리'라 병원 로비에 설치된다.

블루는 단지 기호의 색으로, 블루의 영역은 줄어들고 자연의 일부인 나무의 무한한 생명력에 도전한다. 나무는 삶을 다한 죽은 나무가 되지만 지내온 시간과 한 생명체로서의 강렬한 형상을 보여준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특정한 색을 작품의 모티브로 설치작업을 하는 작가는 매우 드물다. 이번 개인전 '내 방의 존재하는 사물들과 다른 것'은 10여 년 이상 작업해온 블루에 대한 터닝포인트이자 작업의 의미를 확장하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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