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승효상 "가장 이상적인 주거 환경은 '불편한 집'"
건축가 승효상 "가장 이상적인 주거 환경은 '불편한 집'"
  • 김재현
  • 승인 2018.07.2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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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건축가 승효상(66)이 건축가와 건축주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자신이 지은 20채의 주택 중 12채의 주택건축을 선별해 세상 나들이에 나섰다.

'건축가 승효상'.(사진=artinfo)
'건축가 승효상'.(사진=artinfo)

2016년 10월 13일부터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 풀어놓은 그의 건축 '열두 집의 거주풍경'은 매머드급 건물이 아닌 모형과 도면을 통한 삶의 사유와 과정 그리고 전시를 꾸리기 위해 진행했던 인터뷰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승효상 건축가는 "삶의 내부를 공개하는 자리이다. 건축가로 상업화랑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다. 팔게 없는 것 건축을 전시를 통해 진행한다는 것에 불안했는데, 막상 전시를 꾸려보니 잘 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축은 상업적이지 않다. 인간의 요구 거주인의 삶을 다루는 것이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시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소유조차도 시민에게 있다고 본다. 개인주택은 개인의 삶을 이어가는 공간이기때문에 설명은 건축주가 하되, 모든 결정은 건축가가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전시장 구성은 마치 승효상 건축가의 서재를 옮겨온 듯 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출간한 '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도시와 건축을 성찰하다)' 까지 비치해두어 관람객들에게 한 건축가의 삶의 모습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진화랑 전시 전경'.(사진=artinfo DB)
'진화랑 전시 전경'.(사진=artinfo DB)

건축가로서 지금까지 만났던 건축주를 선별한 방법도 독특하다. "'자기 뜻대로 이야기 하고, 건축가를 시녀나 하수인으로 보는 사람'은 절대로 만나면 안된다. 또한 '당신 맘대로 하라는 건축주, 마치 평론가 같은 사람이지만 자신 건물에 애착도 없고 완성된 후에는 불평만을 털어놓는 사람. 가장 좋은 건축주는 자기의 상상과 희망사항을 이야기 한 후에 모든 결정은 건축가에게 맡기는 사람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주이다"고 말한다.

"전시에 나온 12 주택은 좋은 건축주들이라고 말 할 수 있네요"

집에서 세상 이야기로 화제는 더욱 귀를 열게 한다. 서울시 건축에 대하 그의 콘셉트는 확고했다. "서울의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는 건축을 고려해야 한다. 천만 인구이상 6백년 이상 그리고 유라시아대륙 동단에 위치한 도시는 서울 밖에 없다. 여기에 수도 중심에 산이 있는 곳은 바로 서울이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여기에 '종묘'라는 한국 건축의 보물을 갖고 있는 도시라는 설명도 함께 했다. "난잡한 서울이 망하지 않는 것은 종묘가 있기 때문으로 봅니다. 마치 동양의 파르테논 신전이라 할 수 있죠. 서양의 것과 달리 우리는 사람이 출입을 할 수 있기에 더할 나위없는 공간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진화랑 전시 모습'.(사진=artinfo DB)
'진화랑 전시 모습'.(사진=artinfo DB)

자연적 랜드마크가 있는 곳에 그것을 해치지 않는 건축을 놓아야 한다. 서울은 큰 필지가 없어서지만 작은 단위가 모여서 집합의 아름다움을 꾸린 곳이다.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 구성이 최고의 건축이라고 말한다.

또한, 서울에서 개선해야 할 공간으로는 '아파트'를 꼽는다. "도시풍경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파트라고 봅니다. 아직까지도 아파트 개발자에게 특혜를 주는 선분양 과정을 거치며, 공공의 개념이 들어갈 틈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승효상 건축가는 "건축은 시간이 완성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 아름답다. 내 책에도 '도시 기능과 기억 그리고 욕망이 결합된 복합체이지만, 재생을 기억해서 새로움을 덧대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다" 고 말한다.

한편, 12채의 주택 건축이 공개되는 자리에는 공예가 박태홍 장인의 책상과 의자, 흰 개미를 사육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강석호 작가, 가상의 박물관 모형과 오브제로 가상의 전시를 기록하는 임안나 작가, 윤석무 사진영상작가, 정태효 사운드디자이너의 협업 작품이 함께한다. 전시는 11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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