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립미술관, 근현대 화가와 책의 관계 조명 ‘책 속의 화가’展 개최
성북구립미술관, 근현대 화가와 책의 관계 조명 ‘책 속의 화가’展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07.3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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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성북구립미술관은 ‘2018 책의 해’를 맞이해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장정(裝幀/裝訂)과 삽화’를 중심으로  화가와 책의 관계를 다각도를 살피는  속의 화가’展 을 7월 19일부터 9월 9일까지 개최한다.

김용준 장정, 달밤, 이태준, 한성도서주식회사, 1934.(사진=성북구립미술관)
김용준 장정, 달밤, 이태준, 한성도서주식회사, 1934.(사진=성북구립미술관)

이번 전시에는 1930년-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화가 30여 명의 표지 장정, 삽화 등으로 이루어진 단행본, 문학잡지, 아동도서 총 320여 권을 선보인다. 

또한, 주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있는 삽화 원화, 드로잉 유화 대표작품 40여 점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제 1전시실에서는 고희동, 길진섭, 김용준, 김환기, 정현웅 등 일제강점기부터 본격적인 장정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1세대 화가들의 특별 전시공간을 포함해 남관, 박서보, 변종하, 백영수, 서세옥, 윤중식, 이응노, 장욱진, 천경자의 작품 및 장정 도서, 삽화 등이 전시된다.

김환기, '산월(山月)'. 종이 위에 펜  14.8 X 31.4cm, 6.3 X 27.3cm, 연도미상.(사진=성북구립미술관)
김환기, '산월(山月)'. 종이 위에 펜 14.8 X 31.4cm, 6.3 X 27.3cm, 연도미상.(사진=성북구립미술관)

제 2전시실에서는 김영주, 문학진, 송영방, 우경희, 이준, 이만익, 최영림의 작품과 장정 도서들이 전시되며 특히, 제 2전시실에 마련된 아동 관련 공간에서는 한국 현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시인, 극작가 등이 글을 쓰고, 화가들이 삽화를 맡아 그린 그림책 40여 권도 함께 전시된다.

‘장정’이란 말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일제강점기부터 전문적인 ‘북 디자이너’가 등장했던 1980년대 이전까지는 주로 근현대 화가들에 의해 도서 장정이 제작됐다.

당시 화가들은 출판사나 신문사로부터 의뢰를 받아 지속적으로 장정을 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친하게 지내며 서로의 예술세계를 교류했던 문인들과의 인연으로 표지나 삽화 등을 맡기도 했다.

백영수, '새와 모자'. 종이에 펜, 16.6x24.1cm, 1979.(사진=성북구립미술관)
백영수, '새와 모자'. 종이에 펜, 16.6x24.1cm, 1979.(사진=성북구립미술관)

무엇보다 이 시기의 장정 도서들은 상업적 측면을 고려한 디자인보다는 화가들의 작품 세계가 반영되어 각각의 고유한 화풍이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으며, 한 작가의 장정이지만 책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장정들도 있었다.

한편 1950, 60년대에는 한국 전쟁 이후 궁핍했던 시절을 견뎌내기 위한 생존 방법으로써 장정과 삽화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화가들은 문학,출판,신문 등 다양한 분야의 책 표지의 장정 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새로운 조형적 시도를 거듭하였으며, 종래에는 ‘출판 예술’ 혹은 ‘출판 미술’이라는 독특한 영역을 구축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제작된 장정 도서들은 당시 문화예술인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문화사적 자료이자, 당시 한국 화단의 흐름과 함께 화가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로서 그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중섭, '꽃과 노란 어린이'. 종이에 연필, 크레파스, 22x15cm, 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
이중섭, '꽃과 노란 어린이'. 종이에 연필, 크레파스, 22x15cm, 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

또한,  ‘책 속의 화가’ 전은 격동과 변화의 시대 상황 속에서도 한국의 문화예술가들이 꿋꿋이 이어온 창조적 열망의 증표로서, 작은 책과 지면 속에 펼쳐진 작품 세계와 예술적 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보고자 한다. 

아울러 한국 근현대사의 근간을 이루는 성북지역(성북동, 정릉동 등)을 중심으로 예술적 교감을 나누었던 각 분야별 인물들의 인연을 통해 책 장정의 이면에 깃든 화가들의 삶의 단편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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