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으로 이어지는 아방가르드의 모험’, 신영성 '만인사유상'展
’평면으로 이어지는 아방가르드의 모험’, 신영성 '만인사유상'展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08.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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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카메라타아트스페이스는 2018년 여름 초대전으로 ‘인간군상의 희노애락’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주는 신영성 작가의 개인전이 7월 28일부터 막을 올렸다.

신영성, '만인사유상 8'. 106×76cm, pen on paper, 2012.
신영성, '만인사유상 8'. 106×76cm, pen on paper, 2012.

이번 전시 제목인 ‘만인사유상'은 작가가 1980년대 중반 ’난지도‘의 핵심 멤버로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추구해온 다양한 매체들의 실험들과 더불어 꾸준히 이어져온 지속적인 주제로, 가장 최근 10년간의 내적인 여정을  보여준다. 

첩첩이 쌓아올려진 얼굴들의 기원을 상징하는 ’이브‘로 부터 현대인의 신으로 부상한 대중매체 속의 영웅들인 ’헐크‘와 ’스파이더맨‘ 등으로 이어지는 모뉴멘탈한 이미지는 거대한 군중들과 대비되는 개별자들로 두드러지게 표현 되었다. 

세월호의 아픔을 가슴 깊이 울리게 하는 소리의 원형으로서의 징(악기)은 반복되는 둥근 원형들 속에서 시각적으로 진동하며, 이와 조응하는 텅 빈 밥그릇의 여백 속으로 빨려 들어가 남은 이들의 슬픔과 허무를 드러내는 듯 하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1980년대부터 집요하게 추구해온 ‘미학적 아방가르드’와 사회참여적 주제의식이 ‘평면예술’로 회화가 가진 매력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이다. 

방송인 황인용의 고전음악감상실로 2004년 개관한 이래 13년간 운영되어온 파주 헤이리마을의 카메라타뮤직스페이스 옆에 자리잡은 카메라타아트스페이스는 신영성 작가의 ‘만인사유상’전을 준비하면서 작가의 주요한 미학적 전략 중 하나인 ‘반복’과 ‘축적’이라는 요소가 가지는 음악적 효과에 주목했다. 

신영성, '체리1'. 76 × 56cm, pen on paper, 2012.
신영성, '체리1'. 76 × 56cm, pen on paper, 2012.

12음계와 무조음악 등 현대음악의 시발점이 된 쉔베르크와 추상미술의 서막을 올린 칸딘스키의 교류처럼 음악과 미술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전개되어 왔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작품에 포괄하고자 한 작가의 거대한 기획은 얼굴의 둥근 형상들이 반복되어 쌓이는 리드미컬한 감각과 흑백의 농담 속에 어울어지는 하모니를 통해 진행된다. 

그 유장한 리가토적 흐름 중에 파열음처럼 등장한 돌출하는 색채들은 일상적이고 유쾌한 사물들, ‘사다리, 피에로, 자동차, 케잌, 글자‘ 등을 역동적인 스타카토의 단절음처럼 작동시키며, 반복되는 인간군상의 삶에서 숨은그림찾기 놀이처럼 관람자의 시각과 소통하게 될 것이다. 전시는 9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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