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사적 그리기로서의 수묵화', 소울아트스페이스 강선학 수묵화展
'문사적 그리기로서의 수묵화', 소울아트스페이스 강선학 수묵화展
  • 강옥선
  • 승인 2018.08.0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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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강옥선 기자] 한편의 비평집이 나올 때마다 개인전을 선보이며 '문사적 그리기로서의 수묵화'를 지속해오고 있는 강선학 작가의 수묵화전이 8월 2일부터 소울아트스페이스 해운대 전관에서 개최된다.

강선학, '묵조'.  45.5 x 67.7cm, 화선지에 먹, 2017.
강선학, '묵조'. 45.5 x 67.7cm, 화선지에 먹, 2017.

3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에는 현대적 과잉에 반하는 결핍적 수묵의 한계에 대한 미학적 문제를 제기한 신작 26점을 볼 수 있다.

강선학은 고답적인 한순간을 통해 도리어 그리기의 근원에서 만나게 되는 경험, 곧 새로운 소재나 기법, 시도가 아닌 이미 다 알기에 느낄 수 있는 지각과 사유의 순간이 던지는 일체화의 일렁임, 생성의 순간을 일으키려한다.

드러나기보다는 감춰진 풍경을 나타내는 것이 그간 강선학의 작업이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여백이다.

그것은 시각적으로 비어 있음이고, 구름이나 안개이자 두 공간을 이어주거나 떼어놓기도 하는 매개이다. 상상의 여지를 준다는 상식에서부터 존재의 실상을 나타낼 수 없는 한계를 드러내는 등 철학적 의미를 포함한 내용까지 많은 연구와 언술들은 여백을 동양적인 미감이나 시각적 특성으로 생각한다.

강선학, '묵조'.  25cm x 56.5cm, 화선지에 먹, 2017.
강선학, '묵조'. 25cm x 56.5cm, 화선지에 먹, 2017.

강선학의 그림 역시 그러한 해석의 갈래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지만 그동안의 연구들이 기존하고 있는 동양화의 이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가는 수묵화의 여백에 대한 보다 신중하고 집중적 의미추적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실체를 그리기보다 실체의 성질, 가령 칼의 모양이 아니라 칼의 쓰임, 베는 성질을 그리는 것이 수묵화다. 수묵화와 문인화가 원(元) 명(明) 시대 문인 사대부의 부정정신으로 창출되고 꽃을 피웠듯 강선학은 이 시대와 불화를 자청하는 낡은 그리기의 문제로 수묵을 제시하며 한 시대의 미학적 천박함에 대한 부정적 정신으로 이를 환기시키고자 하며 그것에 ‘문사적 그리기로서 수묵화’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전시는 8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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