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현미술관, ‘북한미술품’의 서정적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서정유람'展 개최
일현미술관, ‘북한미술품’의 서정적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서정유람'展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08.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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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강원도 양양군에 위치한 일현미술관(관장 홍성희)은 7월 20일부터 10월 21일까지 북한미술 소장품전 ‘서정유람’을 개최한다.

선우영, '금강산 천주봉'. 2004.
선우영, '금강산 천주봉'. 2004.

이번 전시는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북한에서 제작된 47점의 회화, 판화, 유화, 드로잉 작품들로 구성되며 대표적 조선화가인 선우영, 정영만과 판화계 대가인 함창연, 월북화가 배운성 등을 포함해 북한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작가, 총 19인의 작품이 전시된다. 

2018년 여름, 정전협정 이후 이례적으로 평화와 종전이라는 키워드로 가득한 남북관계에 낙관적인 기대를 가지며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북한미술에 다가갈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정영만, 제목미상. (사진= 일현미술관)
정영만, 제목미상,1997. (사진= 일현미술관)

전시 제목인 ‘서정유람’은 정서의 표현을 뜻하는 ‘서정(抒情)’과 여기저기 다니며 보는 것을 의미하는 ‘유람(遊覽)’의 합성어로, 전시장에서 북한의 산천을 그린 풍경화와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인물화 사이, 곳곳을 누비며 서정적 유람의 경험을 바라는 전시 의도를 담고 있다. 

‘서정유람’전은 북한미술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서정적인 면모를 조명하고자 기획된 전시로 특히, 북한 지역의 지리적, 역사적 상황을 바탕으로 한 북방 정서에 주목한다. 

남쪽과는 상당히 다른 기후와 사회상으로부터 기인한 작품들을 통해 북방지역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북한 미술을 떠올릴 때 정치적 의도를 가진 집단 창작물이나 강렬한 색감의 선전화를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그 이면에 작가 개인의 개성과 정서가 투영된 서정적인 작품들이 존재하는 점을 중시하고자 했다.

배운성, ‘낚시꾼’. (사진= 일현미술관)
배운성, ‘낚시꾼’,1956. (사진= 일현미술관)

동시대의 세계적 미술 흐름과 다르게 추상이나 개념, 설치미술이 배제되고 여전히 구상을 기반으로 하는 북한의 미술은 그 표현 기법과 내용을 통해 사회상과 이데올로기의 변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구의 역할을 한다. 

특히, 시각언어는 단편화된 정보나 글보다 즉각적인 방식으로 그들의 세상을 재현하기에 북한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작가들의 눈으로 표현된 작품들을 통해 그들의 세상을 이해하고 감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지금까지 북한 미술을 견인해 온 미학적 태도와 사회상을 알아보며 가장 가까운 동시에 가장 먼 타자이기도 한 북한의 예술적 면모를 미약하게나마 감지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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