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진이 갯벌에 세운 '1평' 이주민, 난민들의 삶과 공간 상징
송성진이 갯벌에 세운 '1평' 이주민, 난민들의 삶과 공간 상징
  • 김재현
  • 승인 2018.08.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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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안산시 대부도 선감어촌마을 앞 갯벌에 송성진 작가의  '1평조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송성진, '한평조차(1坪 潮差)-1평의 집'. 280x240x290cm, 목재, 혼합재료,설치, 2018.
송성진, '한평조차(1坪 潮差)-1평의 집'. 280x240x290cm, 목재, 혼합재료,설치, 2018.

방글라데시 로힝아 난민촌을 다녀온 작가가 난민촌의 가옥들과 난민선의 나약함, 위태로움의 이미지에서 모티브를 얻어 갯벌 위에 세운 이 집은 재 지구 곳곳에서 다양한 이유로 밀려나는 이주민, 난민들의 삶과 공간을 상징한다.

이 기획은 경기문화재단의 ‘2018 뉴콜렉티브 & 뉴체인지 – 기획형 예술 프로젝트’ 공모에서 경력작가-뉴체인지 부문에 선정됐고, 경기창작센터(대부도)와 선감어촌마을의 협력으로 진행되고 있다.

1평조차는 안산시 대부도의 선감어촌체험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설치되어 개방되어 있으며 어촌체험객, 주민, 작가 등이 방문하고 있다. 만조에는 잠기므로 간조 시간에만 방문이 가능하다. 간조 때 방문하면 작가의 작업 과정을 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퍼포먼스에 참여하게 된다.

송성진, '한평조차(1坪 潮差)'. 1평의 집 갯벌내 가변설치,  목재, 혼합재료,설치, 2018.
송성진, '한평조차(1坪 潮差)'. 1평의 집 갯벌내 가변설치, 목재, 혼합재료,설치, 2018.

1평의 집의 내부에는 두 달간의 작업 과정이 사진과 영상으로 전시되고 있다. 8월 31일까지 볼 수 있으며, 8월 24,25일에 간담회를 겸한 ‘집들이’가 예정되어 있다.

1평은 면적으로 표시하는 한국고유의 단위이자 사람 1명의 하루치의 쌀을 수확할 수 있는 크기이며, 사람 1명이 누울 수 있는 크기이고 한국에서 집의 경제적 가치와 주인의 경제적 능력을 드러내는 표지이기도 하다. 1평 단위로 가격이 책정되지만 환산되지만 실제로 거래되지 않는다.

송성진, '표류,인양-한평조차'. single channel video, 2018.
송성진, '표류,인양-한평조차'. single channel video, 2018.

갯벌은 하루 두 차례 조수가 들고나며 덮이고 드러난다. 외부적 권위와 힘에 밀려나는 공간과 사람들의 상황도 그러하다. 난민이나 이주민들의 처지나 상황은 여러 미디어에 의해 충격적이고 반복적으로 드러나지만 금세 다름 사안들에 가려진다.

1평의 집은 이렇게 드러남과 감춰짐이 반복되는 갯벌의 공간적 특성과 1평 이라는 한국 특유의 면적 단위를 기호이자 재료로 삼아 이 집은 왜 여기에 있는가, 이 집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라는 막막한 질문을 ‘지었다’.

송성진, '한평조차(1坪 潮差)-잠기는 집'. 280x240x290cm, 목재, 혼합재료,설치 2018.
송성진, '한평조차(1坪 潮差)-잠기는 집'. 280x240x290cm, 목재, 혼합재료,설치 2018.

거리를 두고 보는 이 집은 탈속적이고 고즈넉해 보이나 실상은 고립된 곳이자 죽음과 맞닿아 있다. 집 아닌 집에 밀물과 썰물의 사이사이 작가는 철거된 집터에서 주워 온 문을 갖다 붙이거나 창문을 내고 사진을 걸거나 집 주변을 매만지며 손님을 맞는다. 그러나 이는 결코 지속될 수 없는 무용한 행위로서 기능한다.
 
프로젝트 기간 파도와 바람에 의해 집은 두 번 유실됐다. 이 모든 과정은 프로젝트 후 사진, 영상, 소책자로 소개되고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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