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더니즘 건축 거장 김중업의 생애 조명, '김중업 다이얼로그' 특별전
한국 모더니즘 건축 거장 김중업의 생애 조명, '김중업 다이얼로그' 특별전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09.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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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김중업건축박물관(이사장 최대호 안양시장)과 공동 주최로 한국 현대건축의 거장 김중업(1922~1988)을 조명하는’김중업 다이얼로그’전을 8월 30일부터 12월 16일까지 MMCA 과천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중인 김중업 다이얼로그에 설치된 삼일빌딩 모형'.(사진=이예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중인 김중업 다이얼로그에 설치된 삼일빌딩 모형'.(사진=이예진 기자)

‘김중업 다이얼로그’는 김중업의 사후 30주기를 맞이해 기획하게 된 특별 전시로 그의 생애 작품 전반을 다루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한국의 모더니즘 건축을 선보인 1세대 건축가'라는 의미를 부각했다. 

문화예술사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 예술가 김중업의 또 다른 면모를 조명한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 김중업건축박물관의 소장품과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사진과 영상 신작 등 3,000여점의 작품과 자료가 선보여 건축가 김중업의 모든 것이 소개된다. 

건축가 김중업은 1922년 평양 출생으로 요코하마 고등공업학교 졸업 후 1948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조교수로 재직했다. 

한국 전쟁으로 부산에 머물며 예술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던 그는 1952년 베니스에서 열린 제1회 세계예술가회의를 계기로 1952년 10월부터 1955년 12월까지 '파리의 르 코르뷔지에'의 아틀리에에서 일했다. 

그는 귀국 후 서울에 ‘김중업건축연구소’를 설립하고 부산대학교 본관, 주한프랑스대사관 등을 설계하며 모더니즘과 한국의 전통성을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김중업 다이얼로그 전에 공개된 주한프랑스대사관 설계모형'.
'김중업 다이얼로그 전에 공개된 주한프랑스대사관 설계모형'.

1971년 광주대단지 필화사건(1971년 8월 10일 광주대단지 주민 5만여 명이 정부의 무계획적인 도시정책과 졸속행정에 반발해 일으킨 사건으로, 이에 대해 발표한 글로 권위주의 정권의 제재를 받음)을 계기로 파리로 추방을 당하기 직전 발표했던 삼일빌딩은 후기 대표작 중 하나로 빠른 속도로 개발되는 서울의 위상을 상징하는 당시 최고층 건축물이었다.

한국 사회가 급변하는 상황과 함께 1978년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김중업의 건축은 전과 다르게 미래주의적 면모를 띄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말년 계획안들은 대부분 실현되지 못했고, 88 올림픽을 기념하는 ‘세계평화의 평화의 문’이 유작으로 남게 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간 논의가 부족했던 김중업의 후기 작업들과 김환기, 이중섭, 윤명로, 이승택, 백금남 등 예술가들과의 교유, 협업과정 그리고 도시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그의 초기 대표작품으로는 명보극장(1956),서강대학교 본관(1958), 드라마센터(1959) 등이 있다. 1960년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선보였는데, 콘트리트로 지붕 처마선을 직선과 곡선으로 처리한 형태와 단아한 전체구성 및 공간처리는 ‘한국의 얼’과 ‘프랑스다운 우아함’이 잘 어우러진 건물로서 ‘한국 현대건축’에 큰 영향을 주었다. 

'김중업 다이얼로그 전에 공개된 당시 건축물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김중업 다이얼로그 전에 공개된 당시 건축물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그 이후 주요작품으로는 제주대학 본관, 서산부인과의원, 부산 UN묘지 정문, 삼일빌딩 등이 있다. 1970년대 외국에 체류하며 설계한 작품으로는 성공회회관, 한국외환은행본점 설계경기안 등이 있고, 1979년 귀국 후에는 바다호텔, 하늘교회(민족대성전) 등의 계획안을 발표했고,KBS국제방송센터, 올림픽공원 상징조형물 등을 설계했다.

김중업건축박물관 소장품과 국립현대미술관 아카이브를 비롯해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된 김태동, 김익현 사진가의 건축 사진과 57스튜디오 등 영상 등 3명(팀)의 작품도 선보인다. 이 작업들은 김중업의 건축을 ‘지금 여기’ 동시대 사회문화적 풍경 속에서 재해석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의 주제를 확장하고 김중업 생전 유일한 작품집이었던 ‘건축가의 빛과 그림자’와 짝을 이루는 별도 단행본이 10월 중 출판사 열화당에서 출간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리고 있는 김중업 다이얼로그 전시 모습'.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리고 있는 김중업 다이얼로그 전시 모습'.

기억과 재생의 차원에서 기획된 이번 출판 작업 또한 전시와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의 동시적 순간을 풍부한 이미자와 글 자료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11월 3일에는 한국건축역사학회와 공동 학술 심포지엄을 진행하며, 김중업의 주요 건축물을 직접 살펴보는 답사 프로그램과 큐레이터 토크도 전시 기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김중업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 건축 유산의 재생 문제를 환기 시키고, 획일화되어가는 도시 풍경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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