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페로탕, '오타니 워크숍', 국내 첫 개인전 개최
갤러리 페로탕, '오타니 워크숍', 국내 첫 개인전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08.31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트인포=이예진 기자] 페로탕 서울은 한국에서 열리는 오타니(38) 워크숍의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2005년 설립된 ‘오타니 워크숍’은 일본의 새로운 도자 예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오랜 시간에 걸쳐 이어진 도예 기법과 동시대적 미학을 하나로 묶어 선보인다. 

오타니 워크숍, 'Golden Child'. 125 ×132 ×95cm, 브론즈, 2018.(사진=페로탕갤러리)
오타니 워크숍, 'Golden Child'. 125 ×132 × 95cm, 브론즈, 2018.(사진=페로탕갤러리)

‘워크숍’이라는 단어 탓에 여러 예술가가 모인 단체이거나 작가들이 함께 쓰는 공방, 심지어는 아마추어들의 실험적 활동이 아닐까 짐작할 수도 있지만, 오타니 워크숍은 오로지 한 명으로 이뤄졌다. 바로 작가 ‘오타니 시게루’다. 

오키나와현립 예술대학에 재학 중이던 오타니 시게루는 작가로 처하게 될 곤궁함에 낙담했고, 이후 일 년간 화물트럭에서 잠을 청하며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는 자체적 안식년을 취했다. 

미술관과 박물관, 사원, 신사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했지만, 이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게 주어진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들여다보는 내면의 여정으로 바뀌었다. 이 경험은 작가 자신이 운명적으로 주어진 조각가의 길을 제대로 걷고 있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졌다. 

그의 첫 개인전은 작가가 예술학교로 돌아와 학업을 마치고 불과 사 년 뒤에 이뤄졌다. 오타니 첫 개인전에서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이목을 끌었고, 타카시는 현재 오타니 워크숍의 멘토이자 큐레이터로 도움을 주고 있다. 

‘시라가키’는 예로부터 지역에서 나는 점토로 유명하며, ‘시가현립 도예의 숲(滋賀県立陶芸の森)’이 있어 예술가들이 가마를 사용할 수 있다.

오타니 워크숍은 작업에 관해 더 독자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대형 작업을 전개하고자 시라가키에서 작업실을 수배했고, 결과적으로는 아와지 섬에서 지붕용 도자기 타일 공장으로 쓰이던 공간을 구매하게 됐다.

오타니 워크숍, 'Boy'. 47.5× 57.5× 18.5cm, 세라믹, 2018. (사진=페로탕갤러리)
오타니 워크숍, 'Boy'. 47.5× 57.5× 18.5cm, 세라믹, 2018. (사진=페로탕갤러리)

고베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이 공장은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반복 된 크고 작은 지진으로 문을 닫게 됐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지붕 타일의 인기가 줄어들면서 아와지 섬에 있는 다른 공장들도 문을 닫고 버려졌다. 

작가는 아와지 섬에 남겨진 역사적인 타일과 도자기에 매혹됐고, 새로운 공간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점토를 활용한 작은 형상에서부터 비틀어진 모양의 인간처럼 보이는 도자 조각에 이르는 다양한 오브제를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작업들은 나무와 쇠를 비롯해 아와지 섬에서 발견한 여러 재료를 섞어 완성된다. 새 작업공간은 대형가마를 갖추고 있어 조각을 통한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할 수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오타니 워크숍의 작업 중 상당수는 독특한 성격을 보여주는데, 비대칭적 형상을 취하는 동시에 거친 점토의 질감을 유지한다. 

이것은 일본 도예의 전형적인 인식이 새롭게 바뀌었음을 알려주는 특징이기도 하다. 오타니 워크숍 작업의 한축이라 할 수 있는 작업설치 방식은 공예의 개념을 미술에 이르도록 끌어올린다. 

오타니 워크숍 , 'F-girl'. 24.6× 28× 24cm, 세라믹, 2018.(사진=Kaikai Kiki, 페로탕갤러리)
오타니 워크숍 , 'F-girl'. 24.6× 28× 24cm, 세라믹, 2018.(사진=Kaikai Kiki, 페로탕갤러리)

관객은 마치 오타니 워크숍이 꿈꾸는 공상 속에 직접 걸어 들어간 것처럼 느꼈다. 크기를 맞춘 선반 위에 물병이나 창자가 놓여 있고, 도자기로 만들어진 거대하고 허황된 두상이 잔디로 이뤄진 둔덕에서 자라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는데, 각각의 작업은 그것이 지닌 실용성 혹은 장식성에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보여졌다. 

이 작업들은 미술 작품으로써 심오한 존재감을 보여주는 동시, 전통 문화와 동시대 문화의 기이한 상호 관계를 드러내 보였다. 

오타니 워크숍의 작업은 도예와 조각, 공예로 점철된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제시한다. 이러한 서사적 요소들은 궁극적으로 미술을 새롭게 정의내리도록 하며, 이것은 우리 자신을 또한 새롭게 정의하게 이끈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