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한국 전통문화 담은 함 트렁크 제작 공개
루이 비통, 한국 전통문화 담은 함 트렁크 제작 공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09.07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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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루이 비통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영희와 함께 한국 전통문화를 담아낸 함 트렁크를 제작해 공개했다.

루이 비통 아니에르 공방 장인과 함 트렁크 제작 과정, 한국적인 요소에 대해 논의 중인 서영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사진=루이 비통)
루이 비통 아니에르 공방 장인에게 한국 전통 요소를 설명하는 서영희  디렉터. (사진=루이 비통)

이번 스페셜 오더 트렁크는 지난 2015년 파리장식미술관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전 ‘Korea Now’ 큐레이팅 및 전통공예와 패션을 접목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있는 서영희 디렉터의 참여로 진행됐다. 서 디렉터의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와 루이 비통만의 노하우와 장인정신이 조우해 더욱 특별한 트렁크가 탄생했다.

서영희 디렉터는 작년 11월부터 루이 비통의 워드로브 트렁크(Wardrobe Trunk, 의상 트렁크)와 이보다 작은 크기의 캐빈 트렁크(Cabine Trunk, 객실 트렁크)를 기반으로 루이 비통 스페셜 오더 트렁크 담당자와의 논의를 시작했다. 약 10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 두 가지 종류의 함 트렁크가 제작됐다. 

유서 깊은 루이 비통 아니에르 공방에서 완성된 이 특별한 스페셜 오더 트렁크는 루이 비통이 지켜온 전통과 혁신, 창의성을 기념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앙리 마티스, 그레타 가르보, 김연아 등 유명 인사의 트렁크부터 월드컵 트로피 케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맞춤 트렁크를 제작해온 루이 비통이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요소가 가미된 스페셜 오더 트렁크를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루이 비통 함 트렁크. (사진=루이 비통)
루이 비통 함 트렁크. (사진=루이 비통)

한국에서 '함'은 다양한 귀중품을 보관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상자다. 지난 160여 년간 이어져 온 루이 비통의 장인정신과 소중한 오브제를 안전하게 보관해온 스페셜 오더 트렁크의 역사를 한국 전통문화와 접목한 것으로 더욱 의미가 깊다.

'함 트렁크'(Hahm trunk)는 결혼 전,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한 쌍의 기러기 목재 조각과 음양의 조화를 뜻하는 청홍 실타래, 비단 채단, 오곡 주머니 등과 곱게 싼 혼서지를 함께 담아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한국 전통 혼례함을 모티브로 삼았다. 

스페셜 오더 제품들이 만들어지는 파리 근교의 루이 비통 아니에르 공방에서 장인의 꼼꼼한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함 트렁크에는 루이 비통의 대표적인 모노그램 캔버스가 사용됐다. 

파테키 퍼즐에서 영감 받은 기러기 목재 조각. (사진=루이 비통)
파테키 퍼즐에서 영감 받은 기러기 목재 조각. (사진=루이 비통)

커스텀 메이드 트렁크로 모노그램 외에도 다양한 소재와 색상으로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등에 함을 지고 가는 전통문화를 고려해 캐빈 사이즈는 기존 트렁크보다 낮은 높이로 제작됐고, 워드로브 함 트렁크는 한복 등의 의상을 보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덮개를 열면 상단에 한국 전통 색실 누비 김윤선 장인이 수놓은 봉황 모란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봉황 모란도 양 옆으로는 루이 비통 아카이브 트렁크 내부의 마름모꼴 퀼팅 패턴인 말타쥬(malletage) 기법에서 영감을 받은 프레임이 장식되어있다. 

내부 라이닝은 은은한 우아함을 강조시키는 동시에 모던한 느낌을 주도록 피스타치오(PISTACHE) 색상이 사용됐다. 트렁크의 내부에는 자녀의 결혼에 정성을 다하는 부모의 마음을 담고자 싸개 봉투 형식의 트레이가 특별하게 제작됐다. 

메인 트레이를 열면 그 안으로 다시 새롭게 연을 맺은 부부가 각각 귀중한 아이템들을 담을 수 있도록 고안된 작은 싸개 트레이가 양쪽으로 들어있고, 그 중앙에는 부부가 평생을 간직해야 하는 혼서지가 아름답게 수놓아진 혼서보에 싸여있다. 

루이 비통 3대손인 가스통-루이 비통이 만든 나무 큐브 퍼즐 게임인 파테키(Patéki wooden cube puzzle)에서 영감을 받은 기러기 목재 조각은 혼서지 아래 비치되어 오늘날까지 현대적인 방식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풍습을 기린다. 

'루이 비통 함 트렁크 제작과정'.(사진=루이 비통)
'루이 비통 함 트렁크 제작과정'.(사진=루이 비통)

자녀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바라는 의미로 전통 함에 넣었던 오방주머니는 라이프스타일에 실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루이 비통 스타일의 가죽 패드로 재탄생됐다.

이번 트렁크 제작에 참여한 서영희 스타일리스트는 “작년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전시에서 한국적인 요소로 구성된 마지막 공간에서 루이 비통 트렁크를 전통 결혼식 함처럼 활용한 작품을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아니에르 공방을 방문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존중과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는 장인과 트렁크 제작을 논의한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밝혔다.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들인 트렁크가 멋지게 만들어져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트렁크는 여행자들을 위해 우아하고 독창적인 가방을 만들어온 루이 비통의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또 하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한정판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루이 비통 함 트렁크는 2018년 9월부터 국내 루이 비통 매장에서 주문 제작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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