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에디터 나하나의 월드리포트] Frye Art Musium (1)
[아트에디터 나하나의 월드리포트] Frye Art Musium (1)
  • 나하나 기자
  • 승인 2018.09.24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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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아트에디터 나하나] 프라이 부부의 마스터 피스; 프라이 살롱(Frye Salon)

미국의 골드러쉬 시대. 정육가공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던 남편 찰스 프라이(Charles Frye)와 아내 에마 프라이(Emma Frye)는 우연히 시카코 박람회에 갔다가 미술작품에 매료 됐고, 1952년, 자신들의 컬렉션을 기초로 시애틀에 최초의 무료 사립 미술관인 'Frye Art Musium'을 설립했다.

프라이 미술관 전경.(사진=나하나)
프라이 미술관 전경.(사진=나하나)

Frye Art Musium(프라이 미술관)은 미국 워싱턴(Washington)주 시애틀(Seattle)의 퍼스트힐(First Hill)에 위치하며, 아늑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의 외관을 가지고 있다.

내부는 프라이 부부의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는 프라이 살롱을 비롯, 상설전시관과 특별 전시관, 다목적 홀, 아카이브(자료 도서관), 기프트 샵과 카페로 구성되어 있고, 공공 프로그램과 투어 프로그램, 아트토크 등의 일반인들을 비롯해 현대미술과 역사에 대한 강의 및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텔링 등의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매우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프라이 미술관의 꽃  '프라이 살롱'

프라이 미술관의 전시관을 따라가다 보면, 가장 안쪽에 프라이 부부의 컬렉션을 모아놓은 방이 나온다. 이 방이 바로 ‘프라이 살롱(Frye salon)’이다.

이 방은 2013년에 처음 개설됐고, 현재 프라이 부부가 수집한 미술작품 150점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림들은 큰 면적의 방 사면의 벽에 바닥부터 천장까지 빽빽하게 거는 방식으로 전시 됐는데, 이는 20세기 초의 루브르 미술관(Le Musee du Louvre)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의 미술관들에서 주로 하던 전시방식을 그대로 고수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와 같은 방식을 시대에 뒤떨어진 고루한 방식으로 치부하거나, 살롱스타일의 걸림돌로 보는 눈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미 한 세기 전의 작품들을 당시 스타일대로 전시하는 방식은 그 시대의 풍요로움과 화려함을 상기시키며 감상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게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인지라, 다른 관점을 가져보는 것도 나쁜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프라이 살롱'.(사진=나하나)
'프라이 살롱'.(사진=나하나)

프라이 살롱(Frye Salon)에 전시 된 주요 작품들은 주로 19세기 후와 20세기 초의 독일과 미국의 양국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그 배경에는 컬렉터인 찰스 프라이가 바로 독일 출신의 미국인 1세대라는 점과 이민자로써 성공한 사업가라는 사실 또한 영향이 있었으리라 본다.

또 부인인 에마 프라이 역시 예술 박애주의자였으며, 그들이 임명한 예술 고문이 독일태생이었다고 하는 점은, ‘미술은 마음의 고향이다.’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상기 시킨다.

사실 프라이 부부가 수집한 작품들의 대부분은 실제적인 표현에 가까운 표현주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어둡고 극적인 특징을 지녔으며, 주관적인 심리나 인상을 표현한 것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프라이 부부의 예술적 취향이 보수적이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독일과 미국의 두 나라의 작품을 수집했다는 것은 자신의 고향인 독일에서 제 1,2 차 세계대전이 발생했으며, 이에 영향을 받아 태어난 미술사조가 표현주의라는 부분을 감안했을 때, 이 부부에게 있어 컬렉션의 행위는 컬렉터 자신의 끝없는 존재감의 확인은 아니었을까 유추해 본다.

프라이 미술관의 컬렉션은 많은 예술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수집되었다고 한다. 이 사실은 타 미술과 차별화 된 특성 중 하나이기도 한데, 컬렉션을 하는 데 있어 예술가들의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는 것은, 이 부부가 예술가 단체와 얼마나 친밀도 지냈으며, 예술가들을 매우 존중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그들은 40년 동안 양국의 미술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후에 뉴욕의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ium of Art), 버팔로 올브라이트 녹스 미술관(Albright Nox Art Gallery),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드(The Art Institude of Chicago)등으로 확대된다. 이에 관한 내용은 ‘뉴욕 타임즈’(NewYork Times)에서도 대서특필한 적이 있을 정도다.

'프라이 미술관 전시 작'.(사진=나하나)
'프라이 미술관 전시 작'.(사진=나하나)

프라이 미술관은 철저하게 미술작품이 중심이 된 실질적인 미술관이나 미술을 사랑하는 일반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미술관이 실제로 일반미술 애호가들을 배려하는 기획을 꾸준히 유지해 온데 있다고도 본다.

실제로 그들은 해마다 탄탄한 기획 전시를 주기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며, 미국의 새로운 작가들을 소개하는데도 망설임이 없다. 게다가 그것들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는 데 있어 방문자의 만족도는 저절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인 컬렉션의 사회적 가치 확산'

사실 외국의 미술관들은 대부분 기부방식으로 운영된다. 프라이 미술관 같은 사립미술관 또한 마찬가지다. 프라이 미술관은 수십 년간 비슷한 퀄리티의 전시를 유지하고 기획하며 대중에게 이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꾸준히 미술관을 위해 기부하는 단체들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그로 인해 미술관은 좋은 전시를 기획하고 우리는 미술관이 제공해 온 시스템에 의해 문화, 예술의 수혜를 입는 것이다.

실제로 시애틀을 방문해 프라이 미술관을 다녀온 많은 여행객들은 마치 흙속의 진주를 발견한 듯한 놀라움에 대한 글들로 그 후기를 남긴다.

이는 한 개인이 수집한 작품들이 그 도시의 문화수준에 기여함은 물론이며, 간접적으로는 도시와 나라를 넘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입증이기도 하다.

'프라이 미술관'.(사진=나하나)
'프라이 미술관'.(사진=나하나)

사실 우리나라에서 사립 미술관의 인식이란, 미술관의 역할보다는 ‘개인을 위한 축재의 수단’으로써의 느낌이 더 강한 것이 사실이며, 최근에는 미술관의 이름을 건 장소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남과 동시에 전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태반이다. 물론 적절한 통계나 평가 자료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는 미술사의 흐름 없이 개인의 소장품으로 사립미술관을 개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는 물론 우리나라의 문화 정책상의 문제로도 볼 수 있지만, 법의 테두리 내에서 맞춰 개관하고 운영하다 보니, 빈사상태인 채로 미술관의 이름을 단 채 개관하는 것 또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외국의 경우에도 개인 컬렉션으로 문을 연 미술관들의 수가 적지 않으며, 우리나라에도 사회에 문화적, 예술적 환원을 하는 훌륭한 사립 미술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프라이 미술관은 사회적 기업에게만 기부를 받고, 일반에게 철저하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데 큰 차별화를 둔다.

'프라이 살롱 전시 작품'.(사진=나하나)
'프라이 살롱 전시 작품'.(사진=나하나)

현재 국내외 많은 사립미술관들이 비영리 미술관을 표면에 두고 재단의 이익을 일반에게 챙기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것은 정책상의 문제를 비롯한, 문화적 차이와 환경적 조건 등의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으나, 이유 불문하고 개인의 컬렉션이 진정성을 넘어 미술관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프라이 미술관(Frye Art Musium)과 그 원천이자 근원인 ‘프라이 살롱(Frye Salon)’. 감동과 여운을 바로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의 이유로 꼽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프라이 미술관은 화요일에서 일요일 오전11시~ 오후 5시, 목요일은 오전 11시~ 오후 7시, 매주 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주소; 704 Terry Avenue Seattle, Washington 98104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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