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通:和' 주제, 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개막
'通:和' 주제, 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개막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10.03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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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천년고도 경주에서 가을을 맞아 흥미로운 문화축제인 ‘한수원아트페스티발2018’이 열린다.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최하는 행사이다.

9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된 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설명회에 함께한 참여 작가들.(사진=이예진 기자)
9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된 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설명회에 함께한 참여 작가들.(사진=이예진 기자)

이번 행사는 월정교에서 진행되는 음악축제와 황룡사역사문화관 중심의 미술전시로 구성했다. 또한 유명 뮤지션과 아티스트가 총출동할 예정이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미술부문의 행사인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페스타2018’는 9월 18일 6개국의 대표적인 작가들을 경주시에 초대해 문화적인 체험을 직접한 이후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해 전시하는 방식이고, 10월 9일까지 열린다.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페스타2018’은 평면과 입체,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아트토크 등이 어우러진 종합예술제이다. 

올해 첫 행사를 개최하는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페스타2018’의 주제 ‘通 : 和 (Through : Harmony)’는 ‘시공간을 초월해 서로의 뜻을 모으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화합의 새로운 비전을 열어가자’는 경주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말테 케벨 작업 장면.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말테 케벨 작업 장면.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경주시는 이미 천 년 전에도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여러 국가의 다양한 민족과 왕성한 국제교류의 중심지로서 입지가 높았다고 전해진다. 

한편 메인 행사장인 황룡사 터의 랜드마크였던 황룡사9층목탑의 높이가 무려 100m에 육박했다는 기록은 당시 경주시의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짐작케 한다. 

이번 행사는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체코, 베트남, 한국의 아티스트를 초청해 경주의 단상을 예술적 영감으로 옮기고, 그 과정의 감흥을 시민과 함께 공유한다는 점은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특징이다.

평면 장르의 작가들은 미리 정해진 레지던시 스튜디오 공동 작업실에 모여 경주의 단상을 각자의 조형언어로 작품화했다. 반면 설치 장르의 작가들은 메인 전시공간인 황룡사역사문화관 주변의 협의된 장소에서 레지던시 기간 동안 작품을 제작했다. 

‘한수원아트페스티발2018’은 축제 마지막 날인 9일 이후에도 설치된 작품은 연장 전시될 예정이며, 그 이후 작품은 한수원에 소장된다. 

또한 축제 기간에 맞춰 3일에는 신용구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가 진행되며, 아트토크가 5일(미술품경매사 손이천)과 9일(방송인 마크 테토) 양일에 각각 예정되어 있다.

마틴 파이플레, '산수' 설치장면.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마틴 파이플레, '산수' 설치장면.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한수원아트페스티발2018’의 전동수 예술총감독은 “이번 행사는 경주시민에게 문화를 통한 새로운 미래비전과 긍정적인 희망의 꿈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크다”며, “무엇보다 미술을 매개로 한 지역시민사회와의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채널을 개설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국제레지던시아트페스타2018’의 김윤섭 전시감독은 “초대된 국가의 대부분은 전쟁이나 분단 등 우리와 유사한 역사적 아픔을 지녀, 그 아픔을 딛고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 한국은 또 한번의 중요한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 그 중심엔 ‘새로운 희망을 품은 평화에 대한 신념’이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 역시 오랜 세월의 창을 지나 새로운 화합의 꿈을 펼쳐보자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 년 전의 영광의 국제도시 경주에 다시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또 다른 천 년의 평화와 영광을 예술로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무척 흥분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 한 독일의 말테 케벨(Malte Kebbel, 37)작가는 베를린에서 회화와 조각 장르를 넘나드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이다. 

그는 특별한 안료의 배경 색을 이용하여 빛에 따라 색채나 밝기가 바뀌는 독창적인 조명 작업들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실제 베를린 장벽의 부분들을 특수물감으로 색칠한 공공미술 작품은 관람자가 참여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한 조각으로 유명하다. 

말테 케벨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을 상상하며 그 유성이 떨어져 녹아내리는 화려한 색감을 첨성대모양의 설치작업에 표현했다. 

크리스틴 작업 장면.(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크리스틴 작업 장면.(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독일의 마틴 파이플레(Martin Pfeifle, 43)작가는 경주 시내를 둘러싼 산맥의 라인을 해석한 설치작품인 ‘산수’와 ‘금의 나라’로 알려진 신라를 상징하는 5m 페타이어 금탑을 선보인다. 

특히 ‘산수’는 황룡사지 주변의 푸른 들판을 옮겨 놓은 듯, 녹색그물을 목재 구조물 위해 덮어, 마치 ‘빛나는 드레스’를 입고 있는 듯하다.

경주의 가장 중요한 기념물중인 하나인 황룡사 목탑 흔적의 면적을 같은 비율로 축소해 옮겨 표현했다. 구조물 윗쪽은 산의 모습을 보여주며, 뒤쪽 배경의 실제 산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나의 작품 산수는 경주에서 보이는 다양한 자연경관을 나타내고, 사람이 만들어낸 풍경인 능(왕릉)을 뜻하기도 한다. 그리고 정확한 황룡사 목탑의 수학적 수치를 담으려고 한 이중적 의미로도 사용함으로써 경주에 대한 전통과 현대적 교감을 선보이려 했다.” 

평면 장르에 초대된 폴란드의 나타샤 니지올카(Natasza Niedziolka, 40)는 현재 독일 베를린 중심으로 국제적인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니지올카의 작품들은 마치 아름다운 추상 음악처럼 색과 모양 및 질감의 완벽한 조화로 캔버스에 실과 자수 기법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그녀는 전통 공예의 경계를 넘어 미묘한 추상 자수를 선보여 유럽과 미국 등 넓은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시장에서 구입한 '전통자수'를 활용해 작품에 표현했다. 그 동안 선보여온 ‘제로’시리즈의 연장이다.

아담 바카 작업 장면.(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아담 바카 작업 장면.(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이탈리아 파도바 태생의 알베르토 라 타사(Alberto La Tassa, 32)는 현재 베니스에서 거주하며 작업 중이다. 그는 이탈리아 전통성을 따르면서도 회화와 조각, 그래픽과 쥬얼리 디자인 등 다방면에 걸쳐 매우 정교한 기법과 세련된 매체를 탐구하고 있다.

라 타사의 작품세계는 비잔틴과 르네상스 베네치아 학파의 색채, 바로크 건축, 초현실주의의 꿈과 디테일이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의 문화적 배경들은 다른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경주에서 신라의 문화를 공부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주 곳곳에 위치한 오래된 유적, 불교사찰, 무덤(능)은 신라인의 힘을 느끼게 해준다. 끝없는 숲과 구름으로 둘러싸인 고요함은 옥석처럼 푸르름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웬(Christine Nguyen, 41)은 미국 이민 2세 베트남 작가이다. 크리스틴 작품의 판화와 드로잉은 마치 꿈같은 생태유토피아(ecotopia)를 상기시킨다. 작가는 마일러(필름)를 사용해 가상의 기발한 이미지들을 창조해 내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천대광 작품 설치 장면.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천대광 작품 설치 장면.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이번 전시의 작품 역시 서로 공유된 환경, 문화 역사 속에서 다양하게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결합해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가령 고분이나 숲, 논밭, 거리 등에서 채집한 식물이나 소품을 특수 감광액과 스프레이를 활용해 생동감 넘치는 작품을 제작했다. 

사진작가인 체코의 아담 바카(Adam Vackar, 39)는 프라하에서 태어났고, 현재는 사진, 비디오 및 설치 작업 등을 병행하며 프라하를 기반으로 유럽 전역에서 시각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생화와 조화를 사용한 정물사진과 설치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자연에 대한 개념 혹은 그 반대를 상징하며, 꽃 외에 사용한 플라스틱 랩으로 포장된 과일은 현대사회를 상징화 시킨 것이다.

이처럼 아담 바카의 작품은 대중 사회를 위한 대량 생산에 따르는 부작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산업화로 인한 자연의 황폐화나 대량 생산 및 유통에 따르는 부정적인 현상에 대해 미학적 담론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설치 장르의 초대작가 천대광(48)은 국제적인 규모의 공공미술프로젝트와 비엔날레에 참여했고, 올해 하반기와 2019년에는 독일 한국문화원 개인전과 독일 오스나브뤽시의 공공미술프로젝트, 에니거 아트 레지던시 등이 예정되어 있다. 

작가는 황룡사 절터에서 발굴된 주춧돌이나 바위를 품고 있는 휴게공간의 건축물을 만들었다. 관람객들이 그 바위에 편히 앉아서 천년의 세월을 음미하며 특별한 휴식의 힐링을 경험하는 체험형 작품이다.  개인 혹은 소규모 단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내부공간은 오직 바닥의 바위와 지붕이 없는 하늘만이 맞닿은 신선한 연출이 돋보인다.

콴리, '문&김의 평화'. 대리석.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콴리, '문&김의 평화'. 대리석.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평면 장르의 초대작가 이세현(51)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붉은 산수화가’로 먼저 이름을 알려진 작가로 중국 베이징, 노르웨이, 독일 쾰른 등 국제무대의 미술관 중심 개인전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는 경주의 현재적 풍경을 특유의 작가적 색채와 감성으로 재해석한 신작을 선보인다. 그동안 선보여온 붉은색의 단색표현을 넘어, 즉흥적인 손맛과 자유로운 감정을 직설적인 표현주의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특히 아크릴, 유화, 스프레이 등 다양한 재료를 혼용해 경주가 지닌 다층적인 감성의 결을 담아내는데 집중한 작품들이다.

미디어 설치 장르의 이이남(49)작가는 베를린, 카타르, 뉴욕, 홍콩, 서울 등 여러 각국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800여회 이상의 국내외 주요 기획단체에 참여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티스트로서, 서울 G20 정상회의 선정 작가, 2014 동아시아 문화도시 영상감독,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미술총감독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번행사에선 경주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상징하는 모티브를 활용한 미디어 대작을 선보인다. 

케이티 김(57)작가는 독창적인 관점의 앵글을 통해 패션사진계에선 독보적인 인지도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뉴욕에 이주해 활동 중인 김 작가는 UN과 제휴된 ‘F4D’(Fas hion 4 Development) 재단의 아트디렉터로도 활동 중이다. 

새벽안개에 싸인 첨성대 사진은 마치 원자력발전소의 냉각탑을 연상시켜 무척 흥미롭다. 또한 불국사의 랜드마크인 석가탑과 다보탑을 의외의 관점과 시각으로 담아냈으며, 전통기와 건물과 바이크에 탄 젊은이의 대조시킨 화면에선 극적인 역동감을 자아낸다.

특히 이번행사엔 개인 작품을 출품하는 것 외에도 행사 전반적인 측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할 예정이어서 더욱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광기, '피스핀'.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이광기, '피스핀'. (사진=경주국제레지던시 아트페스타 2018)

설치 부분의 콴리(54) 작가는 20살에 아버지와 친구의 죽음을 경험한 후,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영원성에 대한 갈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1992년 사진 작업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 2005년 성문예술 (Voiceprint Art)이란 영역을 새롭게 개척했다.  세계 최초로 목소리로 조형 작품을 만드는  제작기술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전시에선 황룡사탑을 모티브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평화’라는 음성을 바탕으로  ‘2018mm’의 입체 조형물을 설치한다. 특히 이 작품은 두 정상의 ‘평화’라는 음성파형을 바탕으로 센서에 의한 빛과 소리가 함께 작동하는 쌍방향 인터렉티브 작품이다. 

공연예술 부분의 신용구(47)작가는 국내 행위예술계를 대표하는 퍼포머이다. 주로 “상징적 오브제로 전달하는 희망의 메시지”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프로그램 ‘파이어 페스타’ 초대작가, 포르투갈 체르베이라 비엔날레 40주년 기념 개막 퍼포먼스, 이탈리아 발몬토네 예술축제 등 수많은 국내외 행사의 메인 무대에 초대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경주의 영원한 비전을 꽃으로 승화시킨 공연을 선보이며, 제작된 꽃의 형상들은 황룡사역사문화관 입구에 나란히 설치되어, 마치 전시장에 입장하는 관람객을 맞아 도열한 형국이 연출된다. 붉은 꽃송이 길이 열어놓은 길은 다름 아닌 천년 세월의 관문을 열어 놓은 것으로 보인다.

설치작가 겸 홍보대사로 참여하는 이광기(49)작가는 20년간 배우로 활동 중이며 '사진, 설치작업'을 하며 미술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2017년 사진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 이후로도 화랑미술제, 부산아트쇼, 키아프 등에도 참여했다. 

그는 경주의 영원한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의 작품 ‘피스핀(Peace Pin)’을 설치한다. 이 작업은 꾸준히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섬나라 아이티에서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알린다는 취지로 시작됐고, 임진각평화누리공원에도 ‘피스핀’ 작품이 영구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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