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에 새 둥지 튼 누크갤러리, 박세진의 '풍경의 빗면'전 개최
평창동에 새 둥지 튼 누크갤러리, 박세진의 '풍경의 빗면'전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10.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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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누크갤러리는 삼청동에서 5년간의 전시를 마감하고 올해 9월 종로구 평창동에 새로운 공간을 열게 됐다. 이번 전시는 ’풍경의 빗면 Aslope’의 타이틀로 박세진(41)작가의 개인전이 11월 9일까지 진행된다.

1. 박세진, ’벽 how to concrete’. 185 x 212cm, oil on canvas, 2018.
박세진, ’벽 how to concrete’. 185 x 212cm, oil on canvas, 2018.

누크갤러리 측은 "처음 박세진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을 때 보았던 밤의 시멘트 기둥들은 물감이 마르면 색과 형태들이 그림이 시작된 검은 바탕색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져버리는 과정이 반복되고 캔버스 위에는 오랫동안 쌓인 붓터치 덩어리와 함께 어두운 유화 물감의 반사층만 남아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흰색부터 시작했다면 어렵지 않게 그려낼 수 있던 밤의 풍경들은 그릴수록 일그러지고, 그 속에서 형상과 공간이 사라지는 과정을 거쳐 작가는 막연한 삶의 단서로부터 다음 작업을 이어나갈 새로운 층위를 보게 된다.

작가는 모든 시멘트 벽은 마주 보고 지탱하는 맞은편 삶이 현상되어 있다며 옹벽설을 주장한다. 맞은편 삶의 형태가 가리는 빛과 바람에 따라 달라진 빗물, 곰팡이, 흙이 섞여 풍경은 단서를 남기며 얼룩이 기록된다.

2. 박세진, ‘배드민턴장’. 30.3 x 72.3cm, oil on canvas, 2018.
박세진, ‘배드민턴장’. 30.3 x 72.3cm, oil on canvas, 2018.

박세진 작가의 벽 풍경은 실재하는 장소들이고, 그곳을 날마다 수없이 지나는 운송트럭들, 맞은편에 언덕 위의 집, 속으로 다시 삼키는 꿈들이 반사층과 음영에 따라 기록되어 있다. 

마주보는 삶이 현상되어 있는 옹벽의 풍경은 마치 박세진의 자화상 같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기에 힘든 과정을 지나온 작가는 벽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본다.

그림은 어느 색에서 시작되든 다른 성질의 층위가 공존할 때 공간이 형성되고 그림을 그려야 그림을 가지고 꿈을 꿀 수 있다는 그 평범한 가치들이 놓여있는 모습을 우리는 박세진의 풍경을 통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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