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라 ‘사소한 기념일' 타이틀로 개인전 개최
유소라 ‘사소한 기념일' 타이틀로 개인전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11.0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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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바느질’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일상의 시간을 기억하는 유소라 작가의 개인전이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에서 11월 25까지 열린다.  

유소라, ‘보통날’. 각 실물과 동일 사이즈, mixed media, 2015. (사진= 롯데갤러리)
유소라, ‘보통날’. 각 실물과 동일 사이즈, mixed media, 2015. (사진= 롯데갤러리)

이번 전시는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사회적 영역 안에 놓고, 그의 소소한 순간들이 관객들의 일상 속 기억들과 맞닿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전시를 준비했다. 전시에는 바느질 드로잉 평면작품과 오브제, 설치, 작가의 방 등 그의 작품 100여점이 소개된다. 

유작가는 사물의 이미지를 종이 위에 드로잉 한 후,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솜과 천 위에 고정시켜 다시 실로 누비는 과정을 거쳐 완성시킨다. 그녀에게 재봉틀과 바느질은 어렸을 때부터 즐기던 취미이자 대학 전공이었던 섬유패션과도 연관된 익숙한 도구이다.

유소라, ‘조금 전 까지’. 112 x 112cm, 재봉틀로 드로잉, 2014. (사진= 롯데갤러리)
유소라, ‘조금 전 까지’. 112 x 112cm, 재봉틀로 드로잉, 2014. (사진= 롯데갤러리)

작가는  금방 사라질 것 같은 찰나의 순간들, 특별할 것이 없어 흘러가버리는 기억들을 바느질이라는 아날로그적 방식을 통해 물질화시킨다. 관념으로 남아있던 시간의 흔적들은 바느질의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그녀에게 체화되고 응축되어 좀더 오랫동안 곁에 남는다. 

유소라의 사물들은 작가의 개인적 환경에서 수집된 것들이다. 그녀의 그림은 물건과 장소에 대한 일기와도 같다. 하지만 그의 물건들은 실루엣의 형태로 단순화되고 고유색을 벗으면서 일반적인 사물이 된다.

그것은 누구의 것도 될 수 있다. 작가가 너무 일상적이어서 눈에 띄지 않는 사물들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것이 삶의 모습을 닮았기 때문이다.

롯데 백화점, 유소라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롯데갤러리)
롯데 백화점, 유소라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롯데갤러리)

우리의 삶은 대부분 전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시간들로 채워진다. 그 시간들이 반복되는 일상은 일종의 습관이 되어 지나가버리고 사라진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쳇바퀴는 어느 순간 멈추고, 우리는 비로소 일상을 인식하고 추억하며 아쉬워할 것이다. 별것 아닌 것, 사소한 것들이 바느질로 재현, 채집되고, 흰 천 위에 표백되어 우리 앞에 놓여있다. 그 안의 의미들을 우리가 채울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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