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이 멈추지 않고 자체 진화하는 조형" 토니 크랙, 우손갤러리서 개인전 개최
"유동성이 멈추지 않고 자체 진화하는 조형" 토니 크랙, 우손갤러리서 개인전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11.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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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6년만에 한국을 찾은 영국 조각계의 거장 ‘토니 크랙’이 대구 우손갤러리(대표 김은아)에서 그의 두번째 개인전을 11월 8일부터 개최한다.

토니크랙 작가.(사진=우손갤러리)
토니크랙 작가.(사진=우손갤러리)

토니 크랙(TONY CRAGG, 69)은 1949년 영국의 리버풀에서 태어나 성장 후, 특수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연생 고무연구소에 입사한 후 2년간 근무했지만 자신이 예술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퇴직했다.

곰리, 아니쉬 카푸어와 같이 뉴브리티시 조각의 주요한 인물인 토니 크랙은 추상 기하학적 미술에 대한 반대적인 태도를 보인 정신을 중시했던 작가이다.

1988년에 ‘터너상’ 수상(영국 현대미술의 대표 기관인 테이트 브리튼이 해마다 수여하는 상), 2001년 셰익스피어상, 2003년 프랑스 슈발리에, 대영제국 훈장에 이어 2007년에는 프리미엄 임페리얼 예술상(조각부문)의 상을 각각 수여받았다.

Tony Cragg, 'Untitled'. stainless steel, 75x26x28cm, 2018.(사진=우손갤러리)
Tony Cragg, 'Untitled'. stainless steel, 75x26x28cm, 2018.(사진=우손갤러리)

그의 첫 개인전에서는 대량 생산과 소비로 인한 생활 폐기물 또는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아 설치하는 작품을 발표했다. 

더불어 미니멀 아트와 같은 기존의 모든 형식화된 체계에서 벗어나 인류학적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새로운 조형적 접근 방식을 시도하는 과감한 작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터너상을 수상한 같은 해, 제 43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는 등 새로운 세대의 중심 인물로 우뚝 섰다. 

토니 크랙 작품의 재료(material)는 생활의 파편처럼 사실상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이고 그 종류가 다양해, 재료를 다루는 방식 또한 수 많은 실험을 통해 조각의 제작에 더 많은 가능성을 발전시켜왔다. 

그는 미니멀리즘은 최소한의 내러티브도 생략하는 장르이지만, 그것에 반대하는 작업도 선보였다. 실제 사용되는 오브제를 갖고 작품 제작에 활용했다.

그러나, 조각 또는 예술이 다양한 물질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새로운 재료의 발견이나 물질의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형태(form) 창조라는 작가의 ‘예술적 행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Tony Cragg, 'Skull'.  bronze, 150x104x68 cm, 2016.(사진=우손갤러리)
Tony Cragg, 'Skull'. bronze, 150x104x68 cm, 2016.(사진=우손갤러리)

그것은 ‘인간과 그를 둘러싼 자연과의 관계’를 시각적 경험으로 제공하기 위해 그가 지속해서 연구해 온 재료를 통해 작가 자신이 만들어낸 독창적인 조형적 결과물이며 그 조형물 안에서 또다시 새로운 형태와 공간이 즉흥적으로 파생, 전개되어 자발적인 생성과 변형을 통해 끊임없이 흐르는 자유로운 움직임을 갖게 되는 것이다. 

토니 크랙은 서신을 통해 “우리는 이번 전시를 약 2-3 년 동안 준비해왔다. 처음에 나는 이성적 존재(Rational Beings) 연작으로만 전시를 할까 생각했지만 그 후, 시간이 흘러 18개월 동안의 작업이 발전됐기에 나는 ‘초기 형태들(Early Forms)’을 통해 ‘이성적 존재’들에 접근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편이 훨씬 흥미로울 것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게 이번 전시의 목적은 이러한 작업들간의 종합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우손갤러리에는 지난 5년 동안의 작업을 중심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브론즈, 알루미늄, 나무 소재 등의 13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지난 2일 성북구 한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토니 크랙의 오랜 친구이자 평론가인 롤랑 헤기(전 프랑스 생떼띠엔미술관 관장)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토니 크랙의 부탁으로 대신 참석하게 됐다"며 "토니 크랙은 뉴 브리티시 조각(New British Sculpture)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롤랑 헤기(전 프랑스 생떼띠엔미술관 관장).(사진=이예진 기자)
롤랑 헤기(전 프랑스 생떼띠엔미술관 관장).(사진=이예진 기자)

또한 "토니 크랙의 작품 재료(material)들 중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아름답고, 반사되어 비추어지는 빛마져 황홀하다”라고 작가를 대신해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초기 형태들’ 그가 주형(cast)으로 만든 작품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한 연작이며, 고대 플라스크부터 시험관, 유리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용기들을 함께 꼬거나 비틀어 만든 독특한 조각들의 방대한 집합이다.

‘이성적 존재’ 시리즈는 대개 브론즈나 강철 혹은 석조로 제작된 수직축으로 회전하는 횡단면이 쌓여 만들어진 긴 원주 형태 작품으로 토니 크랙의 치밀한 드로잉과 모델링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토니 크랙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처음에는 추상적으로 보였던 조각이 때로는 뜻하지 않은 순간의 얼굴 옆모습과 같은 구상적인 무언가를 연상시키는 등 관람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보는 시선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3차원적 변형체와 대면하게 될 것이다.

Tony Cragg, 'Parts of World'. bronze, 123x100x100cm, 2014.(사진=우손갤러리)
Tony Cragg, 'Parts of World'. bronze, 123x100x100cm, 2014.(사진=우손갤러리)

그의 조각은 마치 하나의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화하는 것과 같은 변신(metamorphosis)의 과정이 반복하는 듯한 물질(material)의 자체 진화적이며 형태의 상호 유기적인 율동성이 어우러져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유동’이라는 조각의 확장된 개념을 체험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전시는 2019년 2월 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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