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내 그림은 몸으로 느끼고 부딪히며 만든 전인적인 회화"
이건용 "내 그림은 몸으로 느끼고 부딪히며 만든 전인적인 회화"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0.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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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내 그림은 회화가 가진 작가의 고도의 성과와 더불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구와도 소통이 가능해야만 회화의 전문적인 지평을 넓히는 것 같다."

'이건용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이건용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1세대 전위미술 작가 이건용(75)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신체드로잉과 비디오 영상 외에 캔버스에 물감으로 완성한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를 앞두고 밝히 작업관이다.

이건용은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 '달팽이걸음: 이건용'이후 퍼포먼스와 개념 미술 작가라는 테두리를 자의반 타의반 갖게 되면서 실험미술 작가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는 평도 나오고 있었다.

그의 본질을 꿰뚫어 보기 위한 전시 '이건용'전이 2017년 5월 18일부터 서울 종로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시작된다. 페인팅 작가로서의 이건용 작가의 전위적 작업과 독창성을 살펴보는 자리이다.

이건용, 'The method of Drawing 76-2-2011'. 260 × 194cm, 사진, 캔버스에 아크릴, 2011∼2014.
이건용, 'The method of Drawing 76-2-2011'. 260 × 194cm, 사진, 캔버스에 아크릴, 2011∼2014.

전시장에는 70년대 '신체드로잉 시리즈'의 출발점이 된 회화적 이미지들이 작가의 철학적인 생각들, 비트켄슈타인의 관념론 비판적 관점과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의 대표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몸에 대한 담론들을 모두 담고 있는 예술적 표현이 담긴 회화작품들이 걸린다.

이건용 작가는 "몸에 대한 이야기를 철학자의 말로 풀어보려 했다. 현대세계에서 복잡해지는 예술,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기본을 이야기 하는 몸을 통해 드로잉적 회화를 선보인 것 같다"며 "붓이나 물감을 사용하면서 면이 나오고, 드로잉에서 회화로 중첩이 되면서 퍼포먼스 요소가 드로잉보다 더욱 강렬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거 모더니즘에서는 실수도 허용치 않았는데, 인간세계에서는 실수도 존재하는 것 아니냐. 내 그림은 몸이 생각한데로 진행하고 결론 나는 것이 아니다. 그림이 가진 전통적인 가능성을 일괄적으로 열어준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리안갤러리 서울에 걸린 작품들은 그의 '신체 드로잉' 시리즈에서 출발한 이미지들과 그 이미지들의 변형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작가가 예술가의 신체가 굉장히 중요한 예술적 미디엄이 될 수 있고, 되어야만 한다고 믿고 이를 작업으로 실현하기 시작한 것이 그의 '신체 드로잉'시리즈 인 것처럼 그의 회화 이미지는 모두 그의 생각 "우리의 신체조건이 그린다는 행위 작업에 미치는 영향이며, 몸이라는 조건을 매개로 해서만 이루어지는 세계에 대한 우린들의 인식"을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이건용 전시작.
이건용 전시작.

전시를 꾸린 최진희 리안갤러리 디렉터는 "지난해 8월 갤러리현대의 이건용 전시에는 신체 드로잉 작품이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는 신체 드로잉 이후 퍼포먼스와 기록의 기능에 초점을 맞췄고, 드로잉만 부각된 전방위 작가 이건용을 조명하며, 화가 이건용의 그림이 무엇인지를 보면서 작업의 힘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15일 동안 화랑 지하 전시공간에서 200호 대형작품 3점과 100호 작품 3점을 완성했다는 이건용 작가.

그의 작업관은 "왜 그림을 앞에서만 보고 그리냐? 화면 뒤에서도 그릴 수 있고, 옆에서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나는 머니가 지시하는 데로 그리는 게 아니고, 몸으로 지각하면서 탄생되는 전인적인 회화를 탄생시키려 한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소통의 시작이 아닐까"라고 말한다. 전시는 7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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