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떨어져 있어도' 주제, 2018부산비엔날레 공식 폐막
'비록 떨어져 있어도' 주제, 2018부산비엔날레 공식 폐막
  • 김재현
  • 승인 2018.11.12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규모 전시 형태 벗어난 응집력 높은 전시로 관람객에게 큰 호응◆

[아트인포=김재현 기자] 2018부산비엔날레가 부산현대미술관과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로 관람객 307,662명을 불러모으며 65일(휴관일 제외 시 57일)의 여정을 마치고 11일 공식 폐막했다.

'2018부산비엔날레 헨리케 나우만 전시 모습'.(사진=부산비엔날레)
'2018부산비엔날레 헨리케 나우만 전시 모습'.(사진=부산비엔날레)

‘비록 떨어져 있어도’란 주제로 전 세계에 산재되어 있는 분리를 관통한 부산비엔날레는 34개국 66명(팀)이 참여해 125점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부산비엔날레의 주 전시장이었던 부산시립미술관을 떠나, 최초로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을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큰 변화를 선보인 해였다.

주요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동부산이 아닌 서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튼 이번 비엔날레는 준비 초반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관람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2016부산비엔날레 대비 일평균 관람객 수 4,315명에서 1,178명(27%) 증가한 5,493명의 수치를 기록하는 등 이변을 낳았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는 작년 11월 최태만 집행위원장을 위촉하고 나서야, 2018부산비엔날레 준비체제로 돌입할 수 있었다. 전시 개막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이례적으로 ‘공개모집’을 전시감독 선정 방법으로 채택했다. 이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해 줄 기획자를 발굴하고 조직운영의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지향하기 위함이었다.

국내외 기획자들이 대거 지원한 가운데, 최종적으로 크리스티나 리쿠페로와 외르그 하이저가 각각 전시감독과 큐레이터로 선정됐다. 이후, 박가희 게스트 큐레이터와 자문위원단이 합류하여 안정적인 전시 준비를 견인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2018부산비엔날레는 대규모 물량 공세를 투여하는 과시형 전시보다는 주제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해왔다.

최종적으로 34개국 66명(팀)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125점의 작품을 통해 분리와 대립, 그리고 그로부터 야기된 다양한 층위의 상흔을 조명하는 집중력 있는 전시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부산현대미술관에는 냉전시대가 할퀴고 지나간 과거와 현재의 대립을,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는 미래를 예견하는 시선을 담아 주제의식을 심화시키고자 했다.

‘얼마나 많이 말할 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말하고 보여줄 것인가’에 집중한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결과적으로 현대미술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일반 대중에게도 호응을 얻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2018부산비엔날레 노메다 & 게디미나스 우르보나스 전시 모습'.(사진=부산비엔날레)
'2018부산비엔날레 노메다 & 게디미나스 우르보나스 전시 모습'.(사진=부산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는 화이트 큐브를 벗어난 부산 시내의 곳곳을 전시장으로 활용하며, 도시 전체를 하나의 움직이는 전시장으로 만들어 왔으며, 이는 부산비엔날레의 고유 정체성 중 하나로 인식되어오고 있다. 2016부산비엔날레의 경우 F1963(고려제강 수영공장)을 전시장으로 활용하여, 부산의 명소로 탄생시키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중구 대청동에 위치한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를 전시장으로 전면 활용했다. 해당 건물은 1963년 완공되었으며, 현재는 부산광역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있다. 은행으로 사용되던 시설과 금고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공간은 분리와 대립의 시대의 미래를 예견하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2018부산비엔날레는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전시였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걸쳐 나타나는 다층적인 분리를 고찰한 이번 전시는 동시대 인류가 살고 있는 세상이 지닌 문제를 압축해 날카롭게 제시했다.

이는 ‘정치적’이라기 보다 ‘현실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한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부산비엔날레가 이전의 주제들에 비해 다소 무거워졌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하였으나, 오히려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가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예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는 장을 형성했다고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