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과 최성숙이 함께한 예술 40년 여정 한 자리
문신과 최성숙이 함께한 예술 40년 여정 한 자리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11.13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에서는 문신·최성숙 부부의 회고전 ‘문신과 최성숙이 함께한 40년:예술과 일상’展을 개최한다.  

문신, '개미'. 127x25x15cm, 1989.(문신미술관 소장)
문신, '개미'. 127x25x15cm, 1989.(문신미술관 소장)

올해는 작가 최성숙과 문신이 만난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두 작가는 1978년 파리에서 처음 만났고 1979년 서울 반포의 한 아파트에서 티셔츠 차림으로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 만남은 서로의 예술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으며 큰 업적을 남겼다. 문신 최성숙 부부는 1981년 문신의 고향 추산동 언덕에 정착하였으며 문신이 20대부터 염원해 오던 문신미술관 건립을 현실화했다. 

14년에 걸친 세월을 통해 이루어진 '문신미술관 개관'은 문신이 최성숙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영원히 그의 꿈으로만 남아 있었을 것이다.

부부는 서로 닮아가기 마련인데 문신과 최성숙은 정신적 영역에서 서로 교감했으며 작품에서는 서로 뚜렷이 구별되는 독창적인 세계를 가졌다. 최성숙은 전통 한국화의 탄탄한 화법을 기반으로 한 전위적인 정신으로 1970년대 중반부터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최성숙의 회화는 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는 가장 자유롭고 창의적인 것이다. 작가는 한국과 외국의 아름다운 풍물, 주변의 소소한 일상, 십이지신을 작품의 소재로 택했으며 예리한 자연 관찰의 과정을 거친 뒤 최성숙만의 고유한 조형언어로 재구성했다. 

최성숙,  '브라운슈바이크의 크리스마스 장날'. 화선지에 먹, 39.5x51.5cm, 1978.(사진=문신미술관)
최성숙, '브라운슈바이크의 크리스마스 장날'. 화선지에 먹, 39.5x51.5cm, 1978.(사진=문신미술관)

작가 최성숙의 작품에는 자연에 대한 예찬과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으며 생명의 리듬과 에너지가 넘친다.

그녀의 자유로운 사고와 선과 점, 조형의 기본요소에서부터 비롯된 회화는 소박하고, 아름다우며 동화처럼 순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장르와 기법에 있어 경계가 없고, 표현에 있어 대담함과 섬세함을 고루 갖추고 있어 보는 이에게 즐거운 경험에 빠져들게 하여 행복감을 전해준다.

문신 작가는 조각과 회화 두 영역에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이루었다. 1940~1950년대의 그는 아카데믹한 전통 구상미술에서 벗어나 회화 그 자체의 순수성을 지향하는 모더니즘 미술을 추구했다. 

문신, '무제'. 프랑스모래 아크릴릭, 40x30cm,1980.(사진=문신미술관)
문신, '무제'. 프랑스모래 아크릴릭, 40x30cm,1980.(사진=문신미술관)

이 시기 회화에서 일상적인 주제를 소박하고 담담하게 표현했지만, 파격적인 화면구성과 자유분방한 선과 터치로 감각적인 작품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회화에서 전통적인 색채를 부정하며 주관에 근거한 문신만의 새로운 화풍을 전개했다.

1961년 파리 체류 이후 그의 예술적 관심은 조각으로 옮겨갔다. 그가 1968년부터 일관되게 추구한 시메트리 구조의 추상 조각은 자연의 생성원리를 담고 있으며 문신만의 고유한 독창성을 드러냈다.

작가 문신은 견고한 재료로 긴 제작과정을 인내하며 하나하나의 조각을 한 생명을 잉태시키듯 제작했다. 그 결과 작품에서 강한 생명력이 표출되었다. 문신의 작품은 ‘생(生)’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러한 미의식은 시대를 초월한 것이며 그 세계는 자연과 온 우주를 아우르는 폭넓은 것이다. 

최성숙, '동양화식 호랑이'. 46.7x55.3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08.
최성숙, '동양화식 호랑이'. 46.7x55.3cm, 캔버스에 아크릴릭, 2008.

문신에겐 일상이 곧 예술이었으며 최성숙은 일상을 예술로 탈바꿈시켰다. 그들의 작품 속엔 화합, 사랑, 생명의 리듬이 담겨있다. 두 작가는 순수했고, 예술 외의 것에 목적을 두지 않는 삶을 살았다. 

문신미술관에서는 이 두 작가가 이룬 예술업적을 조명하기 위한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문신과 최성숙의 160여점의 작품을 통하여 두 작가가 평생을 이루어온 예술세계를 압축해 보여준다. 

전시작품은 최성숙의 1978년부터 2018년까지 회화 80여점, 문신의 1946년부터 1990년대 초까지의 유화, 조각, 채화, 드로잉 80여점을 선보인다. 

문신,'비상'. 브론즈, 50 x 30 x 20cm, 1987.
문신,'비상'. 브론즈, 50 x 30 x 20cm, 1987.

최성숙의 ‘브라운슈바이크의 크리스마스 장날’(1978년), ‘신의 요정 :녹턴&카프리치오’연작, ‘지리산의 겨울밤’(1998년), 문신의 ‘어부’(1946), ‘태평로에서’(1959년), ‘개미’(1989년), ‘비상’연작 등 두 작가의 대표작품을 비롯해 문신의 미공개 채화, 드로잉 4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2019년 3월 20일까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