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소설, ‘선우’가 기억하는 이브(Eve, Eva, Hawwah)의 뒷모습
강철규 소설, ‘선우’가 기억하는 이브(Eve, Eva, Hawwah)의 뒷모습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11.1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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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을 때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면 수많은 표정 때문에 정작 알고 싶은 것이 가려지곤 해요. 그럴 때 종종 뒷모습을 봐요. 그러면 좀 더 느낄 수 있어요.“

‘You don`t see what I see’. Oil on canvas, 45 x 53cm, 2018. (사진=갤러리가비)
‘You don`t see what I see’. Oil on canvas, 45 x 53cm, 2018. (사진=갤러리가비)

누구나 한번쯤은 느꼈을 것 같은 뒷모습의 표정을 작가는 그만의 방법으로 해석하고 그림으로 표현한다. 강철규 작가는 ‘Eva’展에서 직접 소설을 쓰고 이를 다시 그림으로 그려내는 작업을 보여준다. 작품 속의 이미지는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선우’가 기억하는 이브(Eve, Eva, Hawwah)의 뒷모습이다. 

“개 이야기 기억해? 그럼 그 개의 옛날 이야길 들려줄게. 그 개는 새끼 때부터 송곳니가 유난히 뾰족했는데 자라면서 더 길고 뾰족하게 뻗어 나왔어. 

무언가를 물어뜯기에 아주 적합한 송곳니지 않아? 어느 날 옆집 똥개랑 장난치다가 목덜미를 물었는데 피가 콸콸 흘러나왔어. 결국에 똥개는 죽고 말았지. 

그걸 본 주인은 개를 투견장에 팔아넘겼어. 똥개 주인한테 술이라도 사줘야 하는데 돈이 없었거든. 

아무튼 똥개 사건이 대가리가 되어 이후 그 개의 모든 삶을 꼬리처럼 끌고 다녔어. 난 이런 걸 운명이라고 부르기에 딱 좋은 사례라고 여겨. 마치 에덴동산에서 아담이 이브를 피할 수 없었던 것처럼.”(강철규 작가 소설中에서)

‘About Eva’. Oil on canvas, 45x53cm, 2018.(사진=갤러리가비)
‘About Eva’. Oil on canvas, 45x53cm, 2018.(사진=갤러리가비)

갤러리가비 강철규 작가의 개인전 ‘Eva’展을 방문한 관객들은 각자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저마다의 눈과 가슴에 작가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가득 담아가길 기대해 본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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