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개인전 통해 청화백자 선보인 구본창 작가
7년만의 개인전 통해 청화백자 선보인 구본창 작가
  • 김재현
  • 승인 2018.12.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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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도자기를 의인화하는 것이 나름대로의 작업 방식같다. 박물관 카탈로그를 찍는 것이 아니기에 오래 관찰하고 난 후 자태가 이쁜 각도를 찾으면 맘에 드는 순간이 나타나죠."

'부산 F1963에 위치한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작품과 함께한 구본창 작가'.(사진=artinfo)
'부산 F1963에 위치한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작품과 함께한 구본창 작가'.(사진=artinfo)

우리나라를 떠난 도자기를 촬영된 이미지만이라도 다시 가져오자는 의도로 해외에 흩어져 있는 달항아리, 백자 등을 독창적인 미감으로 작업하던 구본창(65)작가가 7년 만의 개인전이 열리는 부산 수영구 F1963에 위치한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소감을 피력했다.

사진매체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회화로의 진입 연결을 시도하며 전통을 현대적 감성으로 되살려 새로운 감상법과 존재감을 조명하는 작업을 펼치는 사진가 구본창이 그동안 선보였던 백자 시리즈외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청화백자'를 전시장에  가득 펼쳐 놓았다.

구본창 작가는 "도자기는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죠. 깊은 맛이 나는 것 같아서 매료된 것 같습니다. 투박하지만 아웃포커스 효과로 깊이감도 주고 청화재료가 고가의 안료지만 뿌연 느낌이 중국 도자기와는 다르죠. 내 청화백자를 통해 조선 청화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바라죠"라고 설명했다.

구본창이 도자기에 매료된 것은 박물관에 전시된 백자 사발을 본 이후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길거리에서 파는 짝퉁을 구입해서 촬영을 했는데, 맛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교토 고려미술관에서 사발을 대여해 촬영한 후 동양도자박물관에서 만난 소장품을 촬영하며 여러 해외 미술관과 박물관의 협조를 얻게됐다는 것이다.

"백자는 처음 접할 때 아름다움을 느껴야 본질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다소곳하게 서 있는 조선여인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죠."

'구본창 전시 전경'.
'구본창 전시 전경'.

구 작가는 "유물을 통해서 한국 문화재의 아름다움이 다시한번 인식되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된다. 몇년간 우리 문화재를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에 보람이 든다"며 "현대적 기물 중에도 사람의 손, 노력이 담기고 애틋한 것에 매력을 갖게됐고, 3백년 이상 세월이 물에 씻긴 것이 아니기에 기가 서려있는 그런 작품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매력이다"고 말했다.

구본창은 사진 매체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하며, 국내에서 사진이 현대미술의 주요 장르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는데 유의미한 역할을 해왔다.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진을 선택한 후 파격과 실험을 거듭하던 그는 자연을 향한 관조적 응시를 거쳐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이르게 된다.

2004년부터 시작한 백자 시리즈는 우연과 필연으로 직조된 구본창의 예술여정 중 그의 작업세계를 확장하고 심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다.

'구본창 전시 전경'.
'구본창 전시 전경'.

지난 30여 년 동안 작가에게 사진이란 교과서적이 아닌, 사진이 자신에게 보고 느낀 것에 대한 고백이며 대상과 일상 그리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 기록하고 책이나 전시를 통해 발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작곡가나 소설가처럼 자신도 존재 이유가 있다며, 독자가 감동을 갖고 자신도 보고 느낀 것을 제3자에게 자신의 느낌을 통해서 예술품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며 인생의 즐거움을 공유하면 보람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는 '백자', '청화백자' 시리즈뿐 아니라 '제기', '청화병풍' 그리고 '황금'시리즈의 일부도 선보인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제기' 시리즈는 대상의 크기로 형태를 구조적으로 극대화한 작품이다. 또한, 조각작품처럼 좌대 위에 설치된 '청화병풍'은 평소 오브제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준다. 전시는 2019년 2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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