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여정의 기록들 사진과 설치로 표현'
라이언 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여정의 기록들 사진과 설치로 표현'
  • 김재현
  • 승인 2018.12.2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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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행복하세요?" 거울에 자그마한 글자로 써있는 문구에 발길을 멈추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 속에 행복이 존재하지 않아서, 각박한 현실 속에서 행복이란 추상적이라는 이유에서, 과연 그럴까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것은 만질 수 없는 이 대상을 멀리서 찾으려하고, 누군가가 전달해주기 바라는 것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길이구갤러리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한 라이언 윤 작가'.(사진=artinfo)
'이길이구갤러리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한 라이언 윤 작가'.(사진=artinfo)

사진가이자 아트매거진의 편집장을 수행하면서 '행복'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렌즈에 담고 있는 라이언 윤(Ryan Yoon 윤용석,42)이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바라보는 모든 대상에 존재하고 있는데,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 작업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서울 신사동 2GIL29 GALLERY(이길이구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THE PURSUIT OF HAPPINESS'전에는 라인언 윤이 미국에서 생활하며 동양인의 심리로 그들이 품어내고 있는 이미지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따뜻한 이미지의 사진을 선보인다.

라이언 윤은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행복을 찾으려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부담스럽지도 않은데, 찾으려고만 노력했지, 그것이 바로 내가 바라보는 대상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는 편안함을 우선 가져애 행복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라이언 윤은 17년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외계인처럼 다민족이 살고 있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홀로서기를 위해 고군분투를 했다고 한다.

공학을 전공한 작가는 제대 후 친구와 영화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의 톰 크루즈가 담당했던 스포츠 에이전시 매니저를 하고 싶어서 전공을 찾다가 모델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3년간 일하면서 사진을 생활의 수단으로 삼게됐다고 전한다.

'라이언 윤 전시 설치 전경'.
'라이언 윤 전시 설치 전경'.

당시에도 라이언 윤은 패션 모델의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그들이 일반인과 전혀 다르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을 포착하고, 한 모델의 삶을 1년 넘게 지켜보면서 다큐멘터리적 시각에서 그의 삶을 카메라도 담고 그것을 매거진 'The Ground'에 담아냈다.

라이언 윤은 "그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담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시절이죠. 처음에는 강렬한 주제를 담아내는 장면을 담으려 했는데, 마치 모래성같은 느낌이 들었죠. 겉모습만 담아내는 것이 진정으로 피사체가 가지고 있는 정신까지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라며 "포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담아내기 위해 기다리고 대화를 통해 서로 교감이 생길 때만이 내가 촬영한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진정성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가 담아낸 이미지들은 복잡한 생각없이 있는 그대로 보면 좋은 장면들이라는 것이다. 미사어구도 유명한 모델도, 고가의 명품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생활 주변에서 늘 볼 수 있는 생활 장소에서 한 번 쯤 마주쳤던 공간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이다.

한 밤 중 주유소의 모습, 수영장에서 쉬고 있는 동네 아주머니들, 빨래방에서 분주히 하루를 정리하는 우리네 이웃의 모습들이 그냥 평범하리만큼 자연스럽게 담겼다.

핸드폰 카메라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리는 용으로 찍어도 될 만한 그런 사진인 것이다. 하지만 라이언 윤은 "내가 행복한 상태였을 때, 바라보는 그들의 모습도 행복해 보인다"라며 "모든 행복은 거창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장소에서 오는 것도 아닌 바로 내 심리 상태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한다.

사진 작가로서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콘셉트는 '편집'이라고 말한다. "사진을 찍는 것은 내 생각이 바로 느낌이 왔을 때 셔터를 누르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 편집이라는 과정을 통해 완성하는 것이 사진이 아닐까 합니다. 편집 과정 속에서 선택을 해야하고, 옛날 사진을 다시 꺼내어 불러내기도 하기때문에 촬영하는 것 보다는 편집이 내 사진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작품과 함께한 라이언 윤 작가'.(사진=artinfo)
'전시 작품과 함께한 라이언 윤 작가'.(사진=artinfo)

또한 "작가의 생각이 잘 전달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시적이어서, 작가의 의미를 전달하기가 어려운 매체라 봅니다. 나의 모습을 피사체를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사진이라 생각하죠. 이심전심으로 내 작업을 보고서는 마음으로 느끼는 상호 교감이 이루어지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네요"라고 덧붙였다.

그가 선택한 '행복'이라는 주제는 가볍지고 쉽지도 않은 대상일 수 있다.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한가지 주제로 강렬한 인상을 주려고 하지만, 잡다한 상상이 가능할 수 있는 경험에 행복이란 카테고리를 넣는 것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어려운 길을 고집스럽게 가려한다고 귀띰한다.

인간의 이상적 행복이 과연 있기는 하는 것일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장은 작가의 행복 찾기 여정의 행보를 3가지 공간으로 구성해 풀어낸다.

갤러리1 공간에는 'a Road to G.E.O'시리즈로 작가의 조타, Geo를 만나러 가는 여정에서 접했던 장면들을 포착한 사진들이 함께한다. G.E.O는 작가의 조카 이름이자 프로젝트명이다. 'G:Good E:Energy O:Only'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도 있다. 그의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으로 가는 여정의 감정을 작가만의 감성으로 담아낸 프로젝트이다.

Gallery2 공간의 'Public Affair'는 한때는 선망의 도시이자 꿈이었던 뉴욕이란 도시에서 꿈을 이루어내고 삶의 터전이 됐지만 여전히 토박이도, 완전한 이방인도 아닌 존재로서 그들을 바라보는 뉴욕의 도시를 담아냈다.

'라이언 윤 전시 전경'.
'라이언 윤 전시 전경'.

'Delights 42418'프로젝트는 작가의 오랜 행복 찾기 여정 중 그의 행복에 대한 철학을 볼 수 있는 장소로 꾸며졌다. 1인칭에서 3인칭 시점으로 변하는 다양한 모습의 장면을 담아내며 내 곁에 잔잔히 오래 남아있는 소소한 일상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하는 작가의 심적 의도를 볼 수 있다.

라인언 윤이 희망하는 사진가로서의 길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다.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능한 작업을 계속할 수 있고, 그 장면을 보면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며 사진가와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는 그런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의 여정의 끝은 보이지 않고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소소한 일상을 통해 즐거운 경험을 공감하며 새로운 여정을 계획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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