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서울 284, 커피를 통한 사회문화 읽기...'커피사회' 展
문화역서울 284, 커피를 통한 사회문화 읽기...'커피사회' 展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8.12.3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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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이른 아침 향긋한 커피향을 맡으며 마시는 커피는 우리에게 소박하지만 달콤한 선물도 다가온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젠 없어서는 안될 필수 음료가 되어 버렸다. 

'커피사회, 제비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사진=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 제비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사진=문화역서울284)

18세기 후반 조선에 도입된 커피는 약 100 여 년간 한국의 사회문화사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고, 오늘날 기호 식품 이상의 가치를 담아 우리의 일상 속을 차지하고 있다.

커피의 문화변천사를 조명하는 ‘커피사회’전이 옛 서울역(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리고 있다. 근현대의 상징적 공간인 서울역은 그릴, 1·2등 대합실 티룸에서 본격적인 커피문화가 시작된 공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커피의 맛과 향기 속에 담겨진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고 이를 통한 사회문화 읽기라는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유럽의 커피하우스처럼 예술, 문화, 정치 등에 대해 자유롭게 논하고 교류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을 생성하며 한국의 사회문화사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문화역서울284에 전시된 고종 황제 사진'.(사진=이예진 기자)
'문화역서울284에 전시된 고종 황제 사진'.(사진=이예진 기자)

한국의 대표적인 커피 애호가로 잘 알려진 ‘고종황제’는 1985년 을미사변 당시 피신해 있던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처음 맛보게 되었다. 고종은 궁중의 다례의식에까지 사용하도록 했을 만큼 커피를 좋아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봉현)이 주관하는 ‘커피사회’가 12월 21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다방에서 찻집, 그리고 카페로 진화해온 과정에 담긴 문화적 징후를 시간적 경험의 흐름을 따라 엿보며 커피가 상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의미를 포착해 전달한다.

더불어 커피와 커피문화를 담았던 시간성과 장소에 대한 기억과 추억, 사물들, 사람들의 이야기로 오늘날 커피의 문화에 대한 담론을 새롭게 펼친다.

전시에는 회화, 미디어, 조형, 사진, 영상, 그래픽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성기완, 박길종, 신범순,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중간공간제작소, 김성기, 김남수, 박민준, 윤석철, 백현진, 김창겸, 이주용, 양민영, 유명상, 진짜공간(홍윤주)&안성현, 김찬우&더37벙커.

'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 전시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 전시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주재환, 김노암, 김성기, 김수인, 윤율리(아카이브 봄), 김경태, 김성구, 김한샘, 들토끼들, 양아영, 이상익, 최장원, 권경민, 최근식, 모토엘라스티코(MOTOElastico), 시모네 카레나, 마르코 브르노, 김민지, 강완규, 전산, SWNA, 워크룸, 박길종, 서울과학사 등 약 40여명의 작가, 팀(단체)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제비다방, 낙랑팔러, 멕시코 다방 등 1930년대 경성의 다방은 미술가와 문인 등 모더니스트 예술가들의 교류의 장이자 문예적 공론장이었다. 낙랑파라는 이상, 박태원 등이 속했던 모더니즘 단체 구인회 동인들이 모이던 곳이고, 1933년에 종로에서 개업한 제비다방은 이상이 직접 운영했다고 한다. 

‘제비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에서는 특별히 제비다방을 문예다방의 시초로 해석, 시대에 영향을 미친 문화적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기폭제가 되었던 곳으로 주목된다.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이상과 관련 예술가들의 시, 수필, 소설 등 당시의 문학 자료를 기반으로 한 사료를 마주하게 된다. 

‘방’이란 제목의 공간은 백현진 작가가 폐원두로 가득하게 꾸며진 곳으로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아닌 후각, 촉각, 시각을 통해 만지고 보는 등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자 경험의 공간으로 만들어놨다.

'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 전시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 전시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한편, 과거의 유명 DJ들과 젊은 세대의 음악 전문가들이 자신의 애청곡을 현장에서 직접 디제잉하는 ‘토요 디제이 부쓰’, 백현진 작가의 퍼포먼스 및 라이브 콘서트도 열린다.

연극적 퍼포먼스 공연, DJ Soulscape를 비롯한 360 Sounds의 소속 디제이들이 각각의 바이닐 큐레이션으로 담아낸 디제잉 퍼포먼스, 스크리닝, 탁구 토너먼트 등을 전시 기간 동안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다.

문화역서울 284 본관의 끝부분이자 서울역이 시작되는 플랫폼과 가장 맞닿아 있는 곳에 위치한 ’커피바’를 본관과 서측복도의 전이공간으로 설정했다.

'커피사회가 열리는 문화역서울284 외관'.(사진=이예진 기자)
'커피사회가 열리는 문화역서울284 외관'.(사진=이예진 기자)

1920년대 시점으로 복원되어 있는 실내 공간과 1960·70년대 방식으로 제작된 서측복도의 중간 정도의 시대성을 담았다. 이 공간에서는 전문 바리스타가 직접 만들어주는 커피를 무료로  마실수 있는 혜택도 주어진다.

옛추억과 문화가 담겨있는 문화역 284의 공간에서 '커피문화의 변천사'를 이해하고, 지친 일상의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되길 바란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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