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의 하모니 시각화" 김수수 '침묵의 언어'展 개최
"극과 극의 하모니 시각화" 김수수 '침묵의 언어'展 개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1.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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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2018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수수 작가가 ‘침묵의 언어’라는 타이틀의 개인전을 갖는다.

김 작가는 최근 ‘불’의 연작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도 단원미술제 본상과 대한민국미술대전의 대상을 연거푸 수상하며, ‘무서운 신예’로 등장했다.

김수수, '불(火)'. oil on canvas, 90.9 x 65.1cm, 2018.
김수수, '불(火)'. oil on canvas, 90.9 x 65.1cm, 2018.

그의 작품이 주목받는 것은 구상과 비구상 작품을 넘나드는 광폭(廣幅)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비구상 작품으로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을 거머쥔 지난해 이전에도, 이미 군복무 기간이던 2014년엔 구상작품으로 제4회 대한민국호국미술대전의 대상을 수상해 서울 중앙박물관에서 전시를 가졌다. 

2016년은 제대 후에 복학한 북경의 중앙미술학원 유화과에 재학 중엔 홍군대장정 80주년전 3등상을 수상해 중국 북경중국미술관 기념전에 초대된 바 있다.

현재는 미니멀한 추상적 회화기법에 집중하고 있지만, 김수수 작가가 회화에 담아온 작품의 내용과 메시지는 의외로 ‘일상 삶이 지닌 본연의 숭고함’에서 출발했다.

그것은 ‘노동의 소중함’을 근간으로 삼는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불’ 연작 역시 노동의 현장이 모티브였다는 점이다.

“현재 작업의 출발은 우연한 기회에 접한 기사에 나온 화면을 꽉 채울 만큼 엄청난 불길을 마주하며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묘한 흥분감이 일어 무작정 사진 속의 장소를 찾아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눈앞에서 그 단단했던 쇳덩이들이 어느새 물처럼 녹아내려 아무런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장면은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용광로에서 우리의 인생을 마주한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수수,  '불(火)'. oil on canvas, 162.2 x 112.1cm, 2018.
김수수, '불(火)'. oil on canvas, 162.2 x 112.1cm, 2018.

김수수 작가의 '불'시리즈는 사막의 신기루처럼, 용광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의 기운’이 연출하는 오묘한 실루엣을 온전히 화면으로 옮기고 있다.

특히 대형 화면에 검은색과 흰색의 마주하거나, 서로 다른 색조가 긴장과 이완으로 조우하는 구성이 아주 인상적이다. 인위적인 시각적 효과보다 최소한의 간섭과 절제된 화면구성을 만들어내는 채색기법이 김수수 화법의 핵심을 이룬다. 

김 작가의 작품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은 최소한의 회화적인 터치만을 살린 평면성이다. 먼저 캔버스 바탕에 유화물감으로 기본 밑칠을 하고, 붓에 물을 묻혀 얇게 쓸어내리며 펴주는 작업을 수십 회 반복한다.

이때 유성인 유화물감이 수성인 물을 만나 자연스럽고 극적인 반발작용을 활용한 결과이다. 이 과정을 며칠간 완전히 건조시키며 여러 차례 반복해야 일정한 두께와 질감을 얻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견고한 밑 바탕칠 위에 최종적인 색감 층을 올릴 때 ‘한 번의 붓질’로 쓸어내려 완결한다는 점이다. 

김수수, '불(火)'. oil on canvas, 227 x 181cm, 2018.
김수수, '불(火)'. oil on canvas, 227 x 181cm, 2018.

김수수 작가는 '불' 연작을 통해 흑과 백, 물과 불, 음과 양 등 상반된 ‘극과 극의 하모니’를 시각화 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극점의 조화로움으로 김 작가가 추구해온 화두(話頭)는 ‘몰아(沒我)’이다.

이는 삶의 희로애락에 스민 다양한 감성을 관조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단단한 쇳조각이 불을 만나 물처럼 본연의 형체를 벗어버리듯, 동시에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수행의 과정’을 녹여내고 있다. 전시는 조선일보미술관에서 1월 15일부터 1월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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