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피, 기이한 생물종의 모습으로 감정과 기억 형상화한 작업 선보여
이피, 기이한 생물종의 모습으로 감정과 기억 형상화한 작업 선보여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2.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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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매일 일기를 쓰듯 남기는 작은 드로잉부터 페인팅과 조각, 설치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주되는 이피 작가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개인전이 롯데 갤러리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펼쳐진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아트홀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한 이피 작가'.(사진=이예진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아트홀에 설치된 작품과 함께한 이피 작가'.(사진=이예진 기자)

작가 이피(38)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첫 개인전 ‘눈, 코, 입을 찾아 떠난 사람’展(갤러리 바탕골, 1997)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미국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SAC)에서 예술 분야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작품의 형태는 평면에서 입체로 확장되며 다양한 설치미술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유학 중에는 Voom Network HD 텔레비전의 ‘Artstar’ 시즌 2에 출연한 바 있으며, 이후 국내 귀국 후,  2010년 아트링크에서 연 '나의 서유기'전을 시작으로 수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생누대 신생대 이피' 란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일상적 삶' 가운데 맞닥뜨린 '정치ㆍ사회ㆍ경제의 여러 현상들, 관계와 구조' 등에 대한 감정과 기억들을 기이한 생물종의 모습으로 형상화시킨 작업들도 선보인다. 

'서울 송파구 에비뉴엘 아트홀에 설치된 이피 작가의 작품'.(사진=이예진 기자)
'서울 송파구 에비뉴엘 아트홀에 설치된 이피 작가의 작품'.(사진=이예진 기자)

가령 '바닥까지 비참해진 희망인', '내 속에 사는 나를 다꺼내놓고 춤추는 오늘의 나', '백 개의 다른 시간을 살아가느라 울고 싶은 여자', '지루한 시간의 감옥에서 붓을 갖게 된 오징어' 등의 제목을 갖고 있는 ‘현생누대 신생대 이피세 대백과’ 시리즈의 작품은 개인의 삶에서 늘 부딪히는 것들이 머리 속에서 개념화되기 전의 그 자체, 원형적 경험에 관한 서사이다.

마치 수억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연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서로 소통하면서 그 모습을 달리해가고 그것이 후에 자연사적 창조의 흔적으로 기록되듯, 이피세 시리즈는 자신의 일상 속 순간 순간의 감정의 변화와 비언어적 기억을 포함한 생의 총체적 경험을 자연사적 창조의 흔적에 비유한 작업이라고도 생각된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 설치된 이피 작가의 작품'.(사진=이예진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 설치된 이피 작가의 작품'.(사진=이예진 기자)

2월 1일 롯데 갤러리에서 진행된 작품 설명 중 이피 작가는 "중국의 대표 신화집 '산해경'을 읽고 책 속에 담긴 신화적 인간의 내용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내가 '상상동물'로 풀어내 작품 속에 녹여 냈다"며 "평소 심해 생물에 대해 관심도 많고, 동물에 관련된 전문 서적이나 자료를 보고 내셔널지오그래픽도 챙겨본다"고 덧붙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 설치된 이피 작가의 작품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 설치된 이피 작가의 작품 모습'.(사진=이예진 기자)

그녀는 유학 시절 힘든 과정들을 전시장 '나의 나방'이라는 조각품으로 표현해 보여주고 있다. 또한 건조된 오징어 천 개를 사용해 만든 '승천하는 것은 냄새가 난다' 작품도 볼 수 있다. 작가의 상상으로 가득한 작품 전시는 롯데갤러리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2.1~2.24), 롯데갤러리 영등포점(3.1~3.31)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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