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나의 월드리포트] 휘트니만의 특별한 방식 ; 휘트니 뮤지엄 오브 아메리칸 아트
[나하나의 월드리포트] 휘트니만의 특별한 방식 ; 휘트니 뮤지엄 오브 아메리칸 아트
  • 나하나 기자
  • 승인 2019.02.05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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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하나/ 인드라망 아트 컴퍼니 대표] 2015년 봄, 뉴욕 맨해튼에서도 가장 힙(뉴욕식 표현:Hipster)한 지역인 첼시 옆‘미트 팩킹’(meat packing district)지역에 미술관 건축의 스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설계한 건물이 우뚝 들어섰다.

'뉴욕 휘트니미술관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뉴욕 휘트니미술관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현재 ‘뉴요커의 아지트’ 혹은 ‘뉴욕의 가장 매혹적인 디자인의 미술관’이라 불리는 이곳은 바로 뉴욕의 사립 현대 미술관인 ‘휘트니 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이다.

‘휘트니뮤지엄’ 은 1931년 ‘거트루트 밴더빌트 휘트니(Gertrude Vanderbilt Whitney)’ 여사에 의해 설립 됐다. 뉴욕 대부분의 유명 미술관들이 위치한 뉴욕의 어퍼(북쪽)지역이 아닌, 독특하게 로어(남쪽)지역이며, 미술관의 외부와 내부를 통 털어 하이테크의 느낌을 강하게 풍기며 독자적인 행보를 하는 현대 미술관의 모습을 어필한다.
 
미술관의 외부가 갖춘 세련된 느낌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이며, 보통 우리가 외부에서 뉴욕의 타 미술관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훌륭한 디자인적인 감동을 넘어,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본 풍경과 전망, 미술관의 안과 밖이 마치 조형미를 갖춘 듯한 느낌과 완벽성은 휘트니뮤지엄을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며, 과연 ‘렌조 피아노’의 손길은 선택함이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은 총 8층으로 여타의 미술관과 마찬가지로 가장 고층부터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방식이 제일 좋으며, 5층부터 8층까지는 야외 테라스가 갖춰져 있어 어두운 공간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 감상하는 기존 미술관의 형식에서 벗어나 미술관에 한껏 자연 채광을 끌어들여 더 산뜻하고 간결한 느낌이 현대미술의 장점을 훨씬 부각시킨 느낌이다.

'휘트니미술관에서 바라본 외경'.(사진=나하나)
'휘트니미술관에서 바라본 외경'.(사진=나하나)

‘휘트니 뮤지엄’은 건축물의 조형적인 부분을 넘어, 과연 미국의 현대미술관으로써 그 입지를 확고하게 다져 나간다는 생각이 미래 지향적 성격이 강한 미술관이다.

이유는 바로 미술관이 갖춘 컬렉션에 있는데, 한때 우리나라의 모 회사 광고 컨셉으로 ‘쓱~’ 이라는 컨셉과 함께 인기몰이를 했던 ‘에드워드 호퍼’,를 비롯해 ‘앤디워홀’, ‘잭슨폴락’, ‘드 쿠닝’, ‘제프 쿤스’ 외에도 수 많은 미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방대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대미술 매니아라면 응당 ‘휘트니 뮤지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 작품들이 20세기 미국 예술 작품이 중심이라는 점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상설전은 무려 3천명 이상의 예술가의 2만 1천여 점의 예술작품으로 구성이 되는데, 그 전시는 회화부터 조각, 소묘, 프린트, 필름, 사진을 비롯해 설치작품과 뉴 미디어에 대한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어, 현대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현대미술의 시작과 중심, 미래 발전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 준다.

'휘트니미술관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휘트니미술관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기획전 역시 이미 성공적인 전시로 잘 알려진 ‘제프쿤스’전이나 현재 진행하는 ‘앤디워홀’ 등 미국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주로 선보이며, 5층의 멀티미디어 전시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사에 있어 큰 획을 그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기획전은 주로 맨 위층인 8층에서, 상설전은 2,3층에서 진행된다.

 ‘휘트니 뮤지엄’은 현재 미국에서 ‘미국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 미술관.’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뉴욕을 방문한 관광객이라면,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나 모마처럼 휘트니뮤지엄에 들르는 건 당연한 수순이 되고 있다. 아니 오히려 그걸 넘어, 혹자는 “모마보다 휘트니”라는 말도 종종 나올 정도로 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휘트니 뮤지엄이 설립되기까지 사실은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휘트니 뮤지엄의 설립자인 ‘거트루트 밴더빌트 휘트니(Gertrude Vanderbilt Whitney)’는 미국의 재벌가이자, 철도왕으로 일컫는 밴더빌트 가문의 딸로써 예술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아모리쇼(The Amory show)’의 재정적 후원과 ‘콜로니 클럽(The colony club)등을 통해 미국의 동시대 작가들을 지원했다.

'휘트니미술관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휘트니미술관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또 그녀는 엄청난 작품들을 수집했는데, 그 수집품들은 바로 지금은 유명하나 당시 미국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미국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휘트니 스튜디오 클럽(The whitney studio club)’이라는 전시공간을 통해, 젊은 미국 작가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는데,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로버트 헨리(Robert Henri)’, ‘아서 보웬 데이비스(Arthur Bowen Davies)’들 또한 이곳에서 작품 전시를 했다고 한다.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그녀가 25년간의 수집품 500여점을 기증하기 위해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그 의사를 밝혔으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이를 거절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메트로폴리탄의 작품들이 주로 전통적인 작품들이기에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으나, 결국 이를 계기로 자존심이 상한 휘트니가 직접 미술관 설립에 나서게 되었다는 일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휘트니미술관 전시장'.(사진=나하나)
'휘트니미술관 전시장'.(사진=나하나)

물론 개관식에서 그녀는 “나는 미국의 동시대 미술가들에게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으며, 오로지 그들의 작품을 다룬 전시를 선보이고 소장하기 위해 미술관을 만들려고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1931년 맨해튼 8번가에 그녀 소유의 건물을 개조해서 첫 개관을 했던 휘트니뮤지엄은 2015년 현재의 위치로 재건축되며 이전했지만, 이전 건물을 메트로폴리탄미술관(The Met Breuer)이 사용하고 있다.

‘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은 특별하다. 바로 휘트니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휘트니뮤지엄(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은 설립 방식이 모마(MoMA)나 메트(The Met)와는 다르다.

그들이 유럽의 명화들을 기본으로 미술관을 설립했다면, 휘트니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21세기 미국 미술의 신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휘트니미술관 전시장 모습'.(사진=나하나)
'휘트니미술관 전시장 모습'.(사진=나하나)

기존의 미술관들이 사실상 예술가들이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기 전에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등용문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휘트니는 ‘인큐베이터’ 같은 장소로 아방가르드하고 실험적인 자국의 신진작가들을 키워 세계적인 거장으로 키워낸 곳이다.

어쩌면 설립당시 설계 되었던 휘트니 미술관 건물의 외부처럼(피라미드를 거꾸로 세워놓은 모양), 휘트니만의 차별화 된 정반대의 스타일이 현재 휘트니뮤지엄을 ‘미국 현대 미술의 심장’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는데 큰 몫을 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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