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극복과 희망 염원, 주도양의 '空-비움'展
고통의 극복과 희망 염원, 주도양의 '空-비움'展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2.08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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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현대사회에서 중요하게 자리 잡은 사진은 카메라라는 비어있는 것에서 무언가 이미지를 채우는 장치이며, 변화무쌍한 세상을 담는 영상의 이미지는 결국 속이 비어 있는 어두운 방에서 탄생합니다.”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금산갤러리는 ‘空-비움’ 주제로 주도양 작가의 신작 15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우리 문화의 국보·보물급 유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여러 사찰들의 법당의 내부를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Emptiness V’. C-Print, 176x117cm, 2019. (사진=금산갤러리)
‘Emptiness V’. C-Print, 176x117cm, 2019. (사진=금산갤러리)

주도양(43) 작가는 다각도의 시점을 한 공간에 병치하는 사진 기법을 통해 우리의 문화와 역사가 깃든 사찰의 모습을 독특한 방식으로 담아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천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현존하는 최고의 목조건축물인 '수덕사 대웅전'과 '부석사 무량수전', 현존 최고의 목조불상인 '해인사 비로자나불'을 감상할 수 있고, 새로이 중축해 화려하게 복원된 법당과 옛 것 그대로의 법당 모습을 통해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사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사진의 중심부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불상들이 관찰되는데, 모든 고통으로부터 해탈한 석가모니불, 무병장수의 염원을 담은 약사여래불, 미래의 부처를 희망한 미륵불, 진리의 깨달음을 찾는 비로자나불, 극락세계의 정토를 실현한 아미타불의 이미지는 한국인의 염원과 희망을 상징한다.   

‘Emptiness X’. C-Print, 100x200cm, 2019. (사진=금산갤러리)
‘Emptiness X’. C-Print, 100x200cm, 2019. (사진=금산갤러리)

주도양 작가는 공空은 비어있다는 뜻이지만 무(無)와는 다릅니다. 없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영원을 거부하고, 변화하는 대상만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원과 본질을 거부하면서 생긴 (비어진)개념의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영원과 본질이 없으니 모든 것은 변하고, 다른 무언가로 규정되지 않습니다. 이때 영원과 본질이 메워야 개념의 틈이 생기는데 개념의 틈이 바로 공입니다. 우리는 전부 변하는 존재들이며, 어떤 하나의 본질로 설명될 없는 허상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Emptiness IX, C-Print, 100x200cm, 2019. (사진= 금산갤러리)
Emptiness IX, C-Print, 100x200cm, 2019. (사진= 금산갤러리)

주도양은 불가에서 말하는 공(空)의 개념을 70여 장의 사진을 이어 붙인 작업을 통해 탐구한다. 그는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근원적인 작업의 방식으로 채택함으로써 ‘공空’의 관념에 접근하며, 사진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시작과 끝, 위와 아래가 없는 무한의 세계를 담기를 시도한다.

불교적 세계관이 담긴 이번 전시를 통해 고통의 극복, 희망의 염원과 더불어 마음의 평정을 얻길 바란다. 전시는 2월 13일부터 3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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