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2017-2018년 수집한 사진, 뉴미디어 등 신소장품 대거 공개
MMCA, 2017-2018년 수집한 사진, 뉴미디어 등 신소장품 대거 공개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3.19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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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은 최근 2년 간 수집한 작품 458점 중 이중섭, 이응노, 하종현, 양혜규, 박찬경, 한스 하케 등 국내·외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작품들중에 비교적 전시 이력이 없는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인다. 

이중섭, ‘정릉 풍경’. 종이에 연필, 크레용, 유채,  43.5 x 29.4 cm, 1956. (사진=MMCA)
이중섭, ‘정릉 풍경’. 종이에 연필, 크레용, 유채, 43.5 x 29.4 cm, 1956. (사진=MMCA)

MMCA는 장기, 중장기, 연간 계획 등을 통해 작품을 수집하고 소장품의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7년과 2018년에는 한국근대미술과 아시아 미술에 중점을 두고 수집을 진행했으며, 특히 사진과 뉴미디어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작품을 소장하게 됐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은 총 8,382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제작 및 소장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학예사, 작가, 유족 등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하는 오디오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의 작품이 미술관에 소장되고 관람객에게 공개되기까지는 많은 과정을 거치며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관람객은 작품 감상과 함께 오디오가이드를 통해 작품이 미술관에 소장되기까지 여정과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다. 

전시장은 소장품별 매체와 시대를 기준으로 ‘숲’, ‘방’, ‘이어가기’ 세 공간으로 구성된다. ‘숲’에서는 학예사들이 작가와 만난 경험,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의 인상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양혜규, ‘신용할 만한 산과 굴절 #13, #14, #17, #22, #27, #28, #30’. 마분지에 보안 편지 봉투, 모눈종이, 액자, 99×69×(7)cm, 2010.(사진=MMCA)
양혜규, ‘신용할 만한 산과 굴절 #13, #14, #17, #22, #27, #28, #30’. 마분지에 보안 편지 봉투, 모눈종이, 액자, 99×69×(7)cm, 2010.(사진=MMCA)

안규철, 양혜규, 한스 하케, 요코미조 시크카 등의 작품들을 만난다. ‘방’에서는 육명심, 한영수, 김녕만 등 한국사진사의 중요 작가들 작품을 선보이며 촬영 당시 에피소드와 작품이 찍힌 순간의 생생함을 함께 전달한다.

‘이어가기’는 아시아 근대 회화를 비롯해 공예, 디자인, 뉴미디어 소장품으로 구성된다. 한국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변월룡, 이중섭, 최근배, 장욱진 등의 소장품을 선보인다. 

양혜규 작가는 세계 미술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대규모 설치, 조각, 평면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신용할 만한 산과 굴절 #13, #14, #17, #22, #27, #28, #30/Trustworthy Mountains and Refractions #13, #14, #17, #22, #27, #28, #30’은 금융 정보를 담은 우편물 봉투의 개념적 전환에 집중한 초기 작업이다.

카드 비밀번호 등 금융 정보를 담은 우편물이 들어있는 편지 봉투의 내지를 콜라주로 재조합함으로써 재료적 속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일상에서 보이는 혹은 가려진 소통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육명심, ‘예술가의 초상 시리즈-박두진’.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76.2×50.7cm, 1966/2017. (사진=MMCA)
육명심, ‘예술가의 초상 시리즈-박두진’.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76.2×50.7cm, 1966/2017. (사진=MMCA)

이중섭 화백은 정주 오산학교에서 임용련으로부터 미술지도를 받았고, 도쿄 제국미술학교와 문화학원에서 본격적으로 미술을 공부했다. 

한국전쟁으로 제주도, 부산 등지에서 피난생활을 겪고 전쟁 직후에는 통영, 서울, 대구 등지를 전전했다. 한편 이중섭은 1955년부터 극도의 좌절과 정신적인 압박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1956년 서울의 정릉 골짜기에서 친구인 작가 한묵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거식증으로 인한 영양실조, 그리고 간염 등으로 인해 매우 황폐한 생활을 하면서도, 일시적으로 상태가 좋아질 때는 여전히 끊임없이 작품을 제작했다.

정릉시기 이중섭의 작품은 붉은 색을 포함한 강렬한 색을 거의 쓰지 않았고, 흰 색과 우울한 노란색이 압도적이라는 것이 특징적이다. 또한 연필 위에 ‘크레파스’와 유채물감을 함께 섞어 여전히 기법적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는 특색이 있다. ‘정릉 풍경’(1956)은 1956년 9월 작가가 생을 마감하기 전 정릉에 머물렀던 짧은 기간 동안 제작된 작품이다. 

쓸쓸한 임종을 예견한 듯, 낮은 위치에서 골짜기의 경사를 올려다보는 불안한 시선을 택하고 있고, 여러 겹의 헝클어진 연필 선 위에 크레파스로 색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유채로 살짝 덧칠을 가하는 기법을 썼다. 

외롭고 황량한 작가의 내면세계가 정릉의 흐릿한 풍경 속에 녹아든 작품이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56년 만 40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박찬경, ’소년병’. 디지털 이미지로 전환한 35mm 연속상영, 16분, 2017. (사진=MMCA)
박찬경, ’소년병’. 디지털 이미지로 전환한 35mm 연속상영, 16분, 2017. (사진=MMCA)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신소장품 2017-2018’전시는 오디오가이드를 통해 관람객이 학예사와 작가, 유족이 들려주는 작품 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미술관의 다양한 소장품과 친숙해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열린 미술관으로서 대중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신소장품 2017-2018’전을 3월 21일부터 9월 1일까지 MMCA과천 1원형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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