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결에 시간과 공간 담아낸 김덕용의 ‘오래된 풍경’
나뭇결에 시간과 공간 담아낸 김덕용의 ‘오래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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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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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시간의 궤적을 켜켜이 쌓아올린 나무 위에 어린 시절 기억과 자연의 풍경을 담아내는 작가 김덕용(56).

김덕용,'관해음-해넘이'. 155 x 145cm, Mixed media on wood, 2017.
김덕용,'관해음-해넘이'. 155 x 145cm, Mixed media on wood, 2017.

캔버스가 아닌 나무를 활용해 독특한 작업을 펼치는 작가가 종로구 이화익갤러리에서 11년 만에'오래된 풍경'이란 타이틀로 개인전을 진행한다.

오래된 나뭇결 위에 빛을 머금은 자개를 이어붙이고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얼굴과 익숙한 오브제를 화면에 등장시켰던 작가가 이번 전시에는 목조건축에서 모티브를 얻은 공간을 그린 작업을 선보인다.

김 작가는 "오래된 사물들에 손때가 묻어 있고, 그것이 바로 시간의 기록이 아닐까 한다. 한 화면을 보여주지만, 마치 목수처럼 각 조각을 연결시켜 당시의 그들을 떠올리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은 마치 노을빛이 저무는 바닷가 정자에서 바라본 영롱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는 우리의 독특한 건축 양식인 창을 통해 바라본 풍경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아니었을까 한다고 말한다.

또한 선대 조상들인 안평대군이나 다산 정약용이 느꼈을 감정을 현대의 자신이 느낄 수 있었던 묘한 감정도 받았다고 전한다.

김덕용, '차경-뒤안'. 118x160cm, Mixed media on wood, 2017.
김덕용, '차경-뒤안'. 118x160cm, Mixed media on wood, 2017.

배채기법을 통한 음영을 적용한 자개로 한국적 기억을 떠올렸던 작가의 작품은 '차경(借景)'을 통해 옛 선인들과 작가 자신, 관객의 시간이 하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덕용 작가는 "동양화의 종이는 나무가 아닌가, 내 손때가 묻을 때 좋은 점은 바로 시간을 스스로 담고 있다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우리의 호흡을 담기에 가장 적절한 재료가 아닌 가 싶다"고 말한다.

이어 "가장 따듯한 시간을 그리고 있지만, 자연을 통해서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심플한 것이 가장 좋은 작품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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