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속 작가들의 AI와 디지털 아트...'불온한 데이터'展
4차 산업혁명 시대 속 작가들의 AI와 디지털 아트...'불온한 데이터'展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3.25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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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오늘날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의 시대를 대면하며 우리의 삶 또한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과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며 살고 있다.

레이첼 아라, '나의 값어치는 이정도 (자가 평가 예술작품): 한국 버전 (This Much I’m Worth (The self-evaluating artwork): Korean Version', 2019, 네온 127개, 재활용된 서버룸 장비, 전자 장치, 컴퓨터, IP 카메라, 프로그래밍, 756x204x105cm, 약 400kg (Photo: Anise Gallery, courtesy of the Artist, This Much I’m Worth (the self-evaluating artwork) – European Edition, Rachel Ara, 2017). (사진=MMCA)
레이첼 아라, '나의 값어치는 이정도 (자가 평가 예술작품): 한국 버전 (This Much I’m Worth (The self-evaluating artwork): Korean Version', 2019, 네온 127개, 재활용된 서버룸 장비, 전자 장치, 컴퓨터, IP 카메라, 프로그래밍, 756x204x105cm, 약 400kg (Photo: Anise Gallery, courtesy of the Artist, This Much I’m Worth (the self-evaluating artwork) – European Edition, Rachel Ara, 2017). (사진=MMCA)

이에 ‘디지털 기술을 탐구’하고 ‘미적 특징’을 발견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불온한 데이터’전을 3월 23일부터 7월 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3, 4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덕선 학예연구사는 "전시 타이틀 ‘불온한 데이터’는 데이터가 중립적 속성이 아님을 지칭하며 데이터가 갖는 공동체의 경제적, 윤리적 측면에 집중하며, 데이터가 예술에 창의적으로 활용돼 다양한 방식을 통해 풀어낸 국내·외 작가 10팀(명)의 작품 14점을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에 참가한 레이첼 아라( Rachel Ara, 54)는 영국 출신의 여성 작가이며 젠더와 기술, 권력 체계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개념 및 데이터 아티스트다.

그는 25년간 기술 산업 분야에서 일하며 습득한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독특하고 놀라운 설치, 조각 작품을 만들어낸다. 

크리스 쉔, '위상 공간₃₆₀(Phase Space₃₆₀)'., 2018, 로봇 청소공 360개, 1200 x 900cm.(사진=국립현대미술관)
크리스 쉔, '위상 공간₃₆₀(Phase Space₃₆₀)'., 2018, 로봇 청소공 360개, 1200 x 900cm.(사진=이예진 기자)

기자간담회에서 아라는 “‘엔도서'라는 데이터마이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자신의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서 보여주는 디지털 아트”라고 말했다.

이어 "작품명 ‘나의 값어치는 이정도’는 ”400Kg가량 되는 작품을 혼자서 작업했고, 중앙에 설치된 웹카메라가 집계한 관람객 수 및 SNS, 작품 거래 사이트, 종합 주가 지수인 FTSE 100에 작가와 작품명이 언급된 횟수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작품 값이 네온으로 나타난다”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작가는 성별과 인종, 나이 등과 같은 여러 요소들이 작업에 포함되도록 프로그래밍해 자신과 작품의 가치, 가격을 결정하는 조건들을 탐색하고 '나의 값어치'가 나타내는 값이 작품의 실제 가치와 갖는 연관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품가격을 영국 파운드에서 원화로 바꾸어 4자리 값을 추가해 새로 제작했다

영국 출신의 크리스 쉔(Chris Shen, 31)은 ‘기술(technology)과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기술과 커뮤니케이션을 다루는 새로운 형태의 언어를 꿈꾼다. 

사람들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의 기본 원리와 복잡한 구조의 도구들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며 작업을 진행해왔다. 쉔은 기술의 신뢰 문제, 예측 가능성, 기술의 정상화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오브제를 활용한다. 

’위상 공간₃₆₀’이 전시장에 설치됐다. 로봇 청소공의 기술적 특징을 조형적인 오브제로 탈바꿈 시킨 작품이며 바닥에 놓인 360개의 로봇 청소공은 자유롭게 이동하고 그들의 운동 궤적은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송출된다. 

공들의 위치와 운동량, 회전, 진동으로 만들어내는 점들은 화면에 끊임없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복잡하게 얽힌 나선형의 선들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로봇 청소공을 하나의 입자로 보고, 이들의 움직임이 기록되는 전시장 공간을 위상 공간으로 보았다. 

김웅현 작가의 전시 작품.(사진=이예진 기자)
김웅현, '밤의 조우(Night Meeting). 2019, 비디오, 사운드, 컬러, 30분, 국립현대미술관 커미션으로 제작.(사진=이예진 기자)

김웅현(35)은 데이터 환경과 원격신체, 정보의 왜곡에 관심을 가지고 영상 작품과 퍼포먼스, 설치를 통해 대체-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미디어를 통해 보도된 사회적 이슈와 가상현실 요소를 조합해 허구의 설정을 뒤섞어 작가만의 실재를 창조해낸다. 

신작 ‘밤의 조우’는 데이터 기반의 환경이 초래한 평면적 세계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작업은 2018년부터 총 6부작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작으로 ‘후미프락티엔’(2018), ‘란빠쌈란’(2018)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이유를 알지 못한 채 하루아침에 달라져 버린 생존환경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은 인류는 알 수 없는 공포로부터 스스로를 고립한다. 주인공 토마스 고메즈 또한 닥치는 대로 검색한 정보들로 생존을 도모하고 고립을 자처한다. 

덴마크 출신작가 수퍼플렉스(SUPERFLEX, 26)는 야콥 펭거,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라스무스 닐슨이 1993년에 결성한 예술집단이다. 

여러 매체와 관심사를 광범위하게 아우르는 다양한 예술 실천들로 현대사회에서 예술가들의 역할을 시험하고 세계화와 권력 체계의 본질을 탐구한다.

자신들의 작품을 '도구', 즉 사용 가능한 것으로 여기길 원하는 수퍼플렉스는 사람들이 작품에 적극 참여, 소통하고 이에 따라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용자들이 추가로 변형하거나 재정의하여 응용할 것을 제안한다. 

수퍼플렉스,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 2019, 벽화, 690×1050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수퍼플렉스,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All Data to the People(Korean))'. 2019, 벽화, 690x1050cm (Photo: Marten Elder/1301PE)수(사진=국립현대미술관)

작품명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라는 작업을 통해 현재 우리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의 불균형, 즉 우리가 경험하는 힘에 대한 정보와 분배에 대한 권리, 그리고 데이터의 가치가 소수의 권력자들에게 집중되는 방식에 주목한다. 

이 작품은 2014년 덴마크어로 첫 작품이 제작된 데 이어 영어, 아랍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시어로도 제작된 바 있다. 이 작업은 특정 프로젝트 및 요청에 따라 다른 언어로 제작될 수 있으며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제작됐다.

라스무스 코흐 스튜디오와 공동 제작했다. 20년 후 토마스는 더 나은 곳으로의 이주를 꿈꾸며 집 밖을 나서게 되는데 우연히 진짜 "사람"과 조우한다. 

전시는 ‘디지털 메커니즘의 민주주의와 반봉건주의’, ‘동시대 예술가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 ‘디지털 메커니즘을 활용한 새로운 제안’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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