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 욕망의 제어 그리고 순수의 표현...코스모스(COSOMOS)
박동진, 욕망의 제어 그리고 순수의 표현...코스모스(COSOMOS)
  • 김재현
  • 승인 2019.03.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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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수 년간 우주(COSOMOS)를 주제로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감을 성찰해온 작가 박동진은 이에 대한 이미지로 등장 시킨 것이 ‘말(馬)’이었다.

박동진, 'COSMOS-Glory'. 53 X 45.5cm, 혼합재료, 2009.
박동진, 'COSMOS-Glory'. 53 X 45.5cm, 혼합재료, 2009.

그가 말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대학 시절 당시라 하는데, 그 당시 목마를 그리기 시작한 그가 시간성을 넣기 위해 정지되어 있는 목마에 움직임을 취하게 되었다고 한다.

박 작가는 “근대화가 진행되던 시절 놀이기구가 변변치 않았어요, 어린 시절 기억 속엔 리어카 위에 얹은 말 형태의 기구가 자리하고 있었지요, 빈민가 아이들의 놀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자는 것이 작업의 시작 이었습니다” 라며 의미의 상징성에서 발전된 정지된 화면 속에 움직임과 시간성을 넣은 그의 작업은 어느 순간 말이 사라지고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

#은폐된 욕망의 지표_말#

인물화를 중점으로 탐구해온 그는 자신에게 집중했다고 했다.

“인간과 혁명을 주로 담았어요,혁명전과 후의 인간 심리를 표현하고자 했는데, 혁명전야의 불안과 초조함이라든가 실패한 직후의 피폐함 등을 그렸지요, 붉은 색 기운이 감돌면서 전반적으로 어두운 색조를 띄는데,인체도 일그러진 모습으로 표현주의적 인상이 강한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박동진, 'COSMOS-夢'. 40.9 X 31.8cm, 혼합재료, 2009.
박동진, 'COSMOS-夢'. 40.9 X 31.8cm, 혼합재료, 2009.

이후의 작업에서 박동진은 우주 안에서 미미한 존재이지만 ‘나’라는 관점으로 접근해 개인에게도 소유하고 있는 우주자 있다는 것으로 말을 다시금 등장 시켰다. 그에게 있어서 말은 곧 ‘나’로 치환되는 중요한 매개체인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말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기에 20여년 간 지속적으로 이에 천착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들게 된다. 그에게 있어 말은 단순한 소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혁명,명상, 자아 등의 지표로 등장하기도 하고 형식 실험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는데 말은 그에게 하나의 대상이기 전에 주제이자, 사유의 근간이고, 욕망의 지표이기도 했다. 그의 화면에서 말은 다양한 형태와 재료의 실험으로 이루어진다.

미술평론가 이경모는 박동진의 그림에 대해 “과거 화가들이 그린 말은 이에 대한 애정 또는 관심의 반영이었다면 박동진은 이에 진일보하여 이의 의미를 파격적으로 전이 시키고 그의 작가적 형식 실험에 이를 개입 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식 혁명으로 과거 박동진은 역동적인 형태와 앵포르멜적인 화면 구성을 통하여 관객의 감성을 일깨우고 혁명, 무정부주의 와 같은 정치적 언어로 감성을 제어했으나 지금은 ‘등가적 대상물’을 통해 이를 보강 하고 있다. 여기서 등가적 대상물이라 함은 말과 동등한 비중으로 화면에 자리 잡고 있는 나무나 기하학적 형태 등을 말한다”고 평을 하고 있다.

박동진, 'COSMOS-초여름의추억'. 혼합재료, 2009.
박동진, 'COSMOS-초여름의추억'. 혼합재료, 2009.

*몽환적 이미지를 통한 열린 회화의 개념 추구*

예술적 형상화란 시공간적 상상력을 일깨우는 방법적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박동진은 그의 회화를 지각 영역에서 정신영역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많은 예술가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성공한 예는 많지 않다. 이는 예술의 성패는 작업 진행의 시공간적 서사과정은 물론 그 결과가 주는 인식적 측면뿐 아니라 실제로 수행될 때 드러나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형상을 안전한 형상으로 보강하고자 하는 욕구는 모든 조형 예술가들의 본질적 성격 일 것이다. 그러나 박동진은 개성적인 공간 연출과 형태 실험을 전개 하고 있다.

최근의 작업에 대해 지나온 시간 만큼이나 작가의 작업이 다소 평온함을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다. “표현하려는 것이 많아서 이미지를 많이 넣으려 했어요, 이제는 요소를 빼야 한다는 생각에 정리를 하면서 내 요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네요, 보다 적극적으로 젖어드는 그림이 되고자 합니다” 라고 설명했다.

또한 “힘든 과정을 거친 후 얻게 되는 희열로 인해 그림을 그립니다. 재미 없으면 그림 하겠어요, 더 많이 그리고 싶어요” 라며 재료에 대한 색다른 시도와 구상을 통해 열심이 창작의욕을 불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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