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가 가진 다양성과 전통 공예의 만남....올해의 작가 '장연순'
섬유가 가진 다양성과 전통 공예의 만남....올해의 작가 '장연순'
  • 김재현
  • 승인 2019.03.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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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김재현 기자] 현대미술 공예 분야의 독자적인 장을 열고 있는 장연순(이화여대 교수)은 섬유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물적 특성을 유지하며, 수공예의 노동 집약적이고 지극히 섬세한 조련과 솜씨를 보여 준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설치된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장연순 작가'.(사진=artinfo DB.)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설치된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장연순 작가'.(사진=artinfo DB.)

또한, 비물질 요소인 빛을 통해 공기의 흐름이 오가는 건축적인 구조체가 매체의 한계적 영역을 넘어 환경의 장으로 확장해 가는 작업을 선 보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을 비롯한 학예연구직 전원으로 구성된 '올해의 작가 선정회의'를 통해 최종 선정된 2008 올해의 작가 장연순은 다른 미술 장르에 비해 환경이 척박한 분야에서 묵묵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작가를 선정해 관심이 소외된 분야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의미에서 공예분야의 작품이 선정되어 전시를 진행하게 됐다.

*Matrix, 늘어난 시간*

일상의 시간은 상상을 하는 시간으로 작가 자신이 추구하는 시간으로 존재하면서 진행형인 자신의 삶의 모습을 조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쪽을 사용해 20회 이상의 염색 작업을 통해 그녀가 보여주려는 색채의 바림을 보여주고자 한다.

장연순, '늘어난 시간(Matrix 080901-4)'. 60 x 70x 100cm, 아바카, 쪽염색, 재봉. 2008.(사진=국립현대미술관)
장연순, '늘어난 시간(Matrix 080901-4)'. 60 x 70x 100cm, 아바카, 쪽염색, 재봉. 2008.(사진=국립현대미술관)

장연순은 섬유가 갖는 고유한 물적 특성을 유지하며 수공예의 노동 집약적이고 지극히 섬세한 조련과 솜씨를 보여주면서도, 비물질 요소인 빛을 통해 공기의 흐름이 오가는 건축적 구조체가 매체의 한계적 영역을 넘어 환경의 장으로 확장해가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작품 '늘어난 시간' 시리즈는 ‘섬유’라는 재료의 물성 속에서, 인체의 최소 단위를 ‘정사각형(Cube)'으로 환원시켜 다양하게 입체화함으로써 인간의 몸을 건축적 구조로 변화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례의 미학이 숨어있는 형태의 수 없는 반복적 구조는 그의 작업을 건축적 구조로 보이게 하며 빛이라는 요소는 그의 작업을 마치 살아 숨쉬는 듯한 은근한 생명체로 느끼도록 한다.

장연순, '늘어난 시간(Matrix 080901-1~12)'. 국립현대미술관 중앙홀 설치, 아바카, 쪽염색, 재봉. 2008.(사진=국립현대미술관)
장연순, '늘어난 시간(Matrix 080901-1~12)'. 국립현대미술관 중앙홀 설치, 아바카, 쪽염색, 재봉. 2008.(사진=국립현대미술관)

공간의 사이를 맘껏 드나드는 빛과 공기처럼 무엇이든 소통할 수 있는 성글어진 여지를 남기고 있는 인간에 대한 장연순의 철학을 담고 있다. 작품세계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일치시켜 한국적 미, 더 나아가 동양적 세계관에 대한 작가의 정체성을 만나게 한다.

 *1995년 올해의 작가 발표 이후 섬유예술가 첫 선정*

'늘어난 시간' 연작 등 역시대순 최대규모 회고전 형식 200여점 전시하는 이번 전시는 작가 장연순의 작품 200여 점이 최대규모 회고전 형식으로 선보이며, 크게 3단계(2003~2008/1986~2002/ 1937~1985)의 연대기적 방식으로 구성됐다.

또한, 근작의 작업을 기준으로 역시대별로 배치해 작가의 철학과 개념의 추이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전체적인 개념도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지영 학예연구사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작가가 집요하게 집중해 온 아바카를 재료로 하는 '늘어난 시간'의 연작을 위주로 선정했으나, 1990년대의 모시나 삼베 등의 설치 작품들도 포함시켰다. 또한 작가의 초기 작에 해당하는 1980년대의 작품도 제시해, 작가의 현재의 작업의 배경을 총체적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의도했다”고 밝혔다.

장연순, '늘어난 시간(Matrix 152570)'. 57 x 45 x 29cm ,11ea, 아바카, 쪽염색, 재봉. 2008.(사진=국립현대미술관)
장연순, '늘어난 시간(Matrix 152570)'. 57 x 45 x 29cm ,11ea, 아바카, 쪽염색, 재봉. 2008.(사진=국립현대미술관)

장연순 작가는 “조형의 본질은 순수한 예술로서의 공예로서 정형화 된 것이 아닌 자유라는 의지를 품고서 표출되는 형상의 결정체”라고 말했다.

전시를 통해 그녀가 삶의 대한 재인식을 지나온 작업의 과정을 통해 유추하며, 회고하는 이번 2008올해의 작가 전시는 섬유의 본질을 인식하고 공예적인 작업의 일정을 충실이 보여주며 평면이 입체로 변환되어 소통이라는 새로운 의식을 보여주는 전시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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