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나의 월드리포트] 미술 애호가들의 새로운 성지 ; 더 브로드 (The Broad)
[나하나의 월드리포트] 미술 애호가들의 새로운 성지 ; 더 브로드 (The Broad)
  • 나하나 기자
  • 승인 2019.04.0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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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하나 인드라망 아트컴퍼니 대표]  “아직도 더 브로드(The Broad)에 가보지 않았나요?”

2015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 미국의 부동산 개발 억만장자이자, 아트 컬렉터인 브로드 부부가 자신들의 컬렉션 2000여 점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그 곳은 LA에 가면 방문해야 할 미술관으로 두 말할 것도 없는 장소, 더 브로드(The Broad)다.

'더 브로드에 전시된 제프쿤스(Jeff Koons)의 작품'.(사진=나하나)
'더 브로드에 전시된 제프쿤스(Jeff Koons)의 작품'.(사진=나하나)

더 브로드(The Broad)의 입장료는 무료이나,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되어 진다. 물론 예약 없이 입장도 가능하나 긴 줄은 물론, 장시간 기다림은 감수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만약 주말에 전시를 관람하고 싶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일도 발생한다.

더 브로드(The Broad)는 현대미술관(Contemporary Art Museum)으로 제프 쿤스, 앤디 워홀, 제퍼스 존스 외에도 야요이 쿠사마, 로이 리히텐슈타인, 장 미셸 바스키아 등, 전 세계가 보증하는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더 브로드(The Broad)의 컬렉션 2000여 점은 번갈아 전시하는 형태로 대중에게 선보여지며, 3층에 위치한 메인 갤러리의 센터부터 자연스럽게 연결된 동선을 방을 이동하면 다시 센터로 연결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전시관의 형태를 갖고 있다.

'더 브로드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더 브로드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또 이곳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유명하고 대중성이 있으며, 그 가치 역시 매우 높아 전시를 보는 내내 브로드 부부의 뛰어난 안목과 즐거움에 마지막 순간까지 흥미진진한 영화를 한 편 보고 나오는 느낌이 든다.

더 브로드(The Broad)는 여느 미술관과 마찬가지로 내부 뿐 아니라, 미래적이고 세련된 건축물의 외형에서 곧바로 ‘현대미술관’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으며, 건물 외부에서 보이는 사선의 타원형을 가진 채광창은 건물 내부에 마치 중세 교회에 들어온 듯한 느낌의 매우 묵직하고 안정감을 주는 조명이 형태로 고급스러움과 더불어 은은함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의 건축회사인 ‘스코피디오 렌프로(diller scofidio renfro)’와 ‘겐슬러(Gensler)’라는 두 회사의 협작으로 초기 비용만 무려 1억 4천만 달러, 한화 1600여억 원을 들여 이 건축물을 완공했다고 하니 여기서 또한 미술관은 그 건물 역시도 작품에 포함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 브로드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더 브로드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그렇게 완공된 이 미술관은 총 3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은 미술관의 하이라이트인 ‘야요이 쿠사마(Kusama Yayoi)’의 ‘인피니트 미러룸(INFINITY MIRRORED ROOM)’과 아트샵이 있으며, 2층은 그림 수장고를 밖에서 보이게 설치해서 그 또한 신비로움과 놀라움을 자아낸다.

마지막 3층에는 이 건물의 컬렉션들을 관람할 수 있는 메인 공간인 갤러리가 위치하고 있는데, 들어서자마자 제프쿤스(Jeff Koons)의 ‘튤립(Tulips)’라는 작품이 한 가운데 설치하고 있어 현대미술관의 느낌을 확실하게 살리고 있다.

이어 앤디워홀(Andy Whole), 제스퍼 존스(Jesper Jones), 무라카미 타카시(Takasi Murakami), 라우센 버그(Rauschenberg) 등, 미술 애호가라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홀을 따라 이어지고 있어 쉴 틈 없이 눈 호강에 감탄사의 연발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전시는 ‘야요이 쿠사마(Kusama Yayoi)’의 설치 작품인 ‘인피니트 미러룸(INFINITY MIRRORED ROOM)’이라는 작품이다.

야요이 쿠사마(Kusama Yayoi)의 ‘인피니트 미러룸(INFINITY MIRRORED ROOM)'.(사진=나하나)
야요이 쿠사마(Kusama Yayoi)의 ‘인피니트 미러룸(INFINITY MIRRORED ROOM)'.(사진=나하나)

어둡고 매우 작은 방에 별처럼 빛나는 수많은 LED 불빛과 함께 벽 전체를 거울이 둘러싸고 있고 관람객이 입장했을 시에 때때로 바뀌는 효과들은 마치 무한한 우주공간 속에 오롯이 혼자인 느낌이라, 혹자는 이 방에서 두려움, 환희, 희열, 신비로움, 공포 등,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느꼈다 하여 정체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이라고도 한다.

사실 이 작품은 더 브로드(The Broad)의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며, 이 작품의 설치를 위해 하나의 방을 통째로 옮겨오는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쳤어야 했기 때문에 미술관 측에서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더 브로드(The Broad)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며, 왜 이 작품이 현재는 더 브로드(The Broad)의 대표 작품이 된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브로드에 설치된 제프 쿤스의 ‘튤립(Tulips)’.(사진=나하나)
'더 브로드에 설치된 제프 쿤스의 ‘튤립(Tulips)’.(사진=나하나)

사실 ‘인피니트 미러룸(INFINITY MIRRORED ROOM)’을 보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 이른 아침 일찍 방문하는 것은 기본이며, 미리 예약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술관 개관 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러한 수고로움에도 아침 일찍 길게 늘어선 줄은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또 어떤 통계에는 이 작품이 설치된 이후로, 미술관 관람객의 수가 확연히 늘어났다는 것도 있다.

#더 브로드(The Broad).# 

사실 LA를 찾는 사람들 중 특별히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바로 이 미술관이다. 한 부부가 그들의 평생 동안의 컬렉션을 기증함과 동시에 그들의 미술관을 무료 개방한 일은 자국민은 물론 이 도시를 방문한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엄청난 문화 예술적 혜택을 누리게 해 주었다.

'더 브로드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더 브로드 전시 모습'.(사진=나하나)

물론 미국은 미술작품에 대한 세금 및 몇몇 법률적 시스템으로 미국이란 나라가 기부 문화를 장려하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비싼 작품들은 개인의 작품 수장고에 들어가서 다시 미술시장으로 나오기 전까지는 볼 수 없는 비극적인 일을 생각해 보면, 그 상반된 분위기에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실상 자국의 국민들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 낸 만큼 다시 그들에게 문화적 혜택으로 환원하는, 즉 올바른 자본주의의 사고방식을 가진 한 사업가가 그들의 명확한 소신을 가지고 한 평생의 컬렉션은 결국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LA로 집합하게 만들었으며, 현재 LA에서 가장 힙하고 핫한 미술 애호가들의 성지를 탄생 시켰음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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