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환상의 교차'...오방색으로 그려낸 제임스 진의 '끝없는 여정'
'현실과 환상의 교차'...오방색으로 그려낸 제임스 진의 '끝없는 여정'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4.05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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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디지털 사진으로 처음 접했을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롯데뮤지엄의 거대한 벽면을 꽉 채운 섬세한 색채들의 향연은 수 많은 관람자들을 감탄시켰다. 

'롯데뮤지엄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제임스 진(James Jean) 작가'.(사진=이예진 기자)
'롯데뮤지엄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제임스 진(James Jean) 작가'.(사진=이예진 기자)

제임스 진(James Jean, 40)의 매혹적인 작품 세계는 신기한 변종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다층적인 풍경 속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시적인 구성의 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에너지를 품고 있는 거대한 소용돌이 모습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작품에 내재한 평온함과 그의 서정적인 선들로 만들어진 숨 막힐 듯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그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아시아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했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대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곳, 고통과 환희가 교차하는 곳으로 끊임없이 여행하는 인생의 내러티브를 완성했다. 

제임스 진은 대만에서 출생해 3세에 미국 뉴저지로 이주하고, 현재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뉴욕 (SVA)를 졸업한 후 20대 초반부터 미국 만화산업을 대표하는 DC코믹스(DC Comics)의 ‘페이블즈 (Fables)’커버 작업을 시작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롯데뮤지엄에 설치된 제임스 진의 전시 작품.(사진=이예진 기자)
롯데뮤지엄에 설치된 제임스 진의 조각 전시 작품.(사진=이예진 기자)

작가는 독창적인 상상력이 점철된 코믹북 커버 작업으로 그 천재성을 알렸으며, 만화계의 권위 있는 상인 아이스너 어워즈(Eisner Awards)를 6년 연속 수상하고, 하비 어워즈(Harvey Awards)의 ‘최고의 커버 작가(Best Cover Artist)’에 총 4번이나 선정되어 실력을 인정 받았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페인팅 작업을 시작했는데 작가는 화면의 스토리를 만드는 ‘드로잉과 아이디어’를 집약시킨 코믹북 커버 작업을 발전시켜 현실과 환상이 교차된 독특한 화면을 구성했다.

또한 같은 시기에 패션 브랜드 프라다(Prada)와의 대형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그는 동화라는 주제로 작가 특유의 신비롭고 우아한 미감을 프라다에 접목시켜 전체 시즌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찬사를 받으며 예술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갔다. 

이번 롯데뮤지엄에서 전시되는 ‘끝없는 여정’을 위해 내한한  제임스 진은  “2008년부터 순수미술과 상업 미술을 병행했다”며 “내가 상업적인 미술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중들과 좀 더 밀접한 소통을 하기 위함이다. 프라다와의 협업은 폭넓은 경험을 하게 만들고, 작업을 하는 동안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유로움도 함께 부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진, 'Gaia - Yellow Earth'. 2019.(사진=이예진 기자)
제임스 진, 'Gaia - Yellow Earth'. 2019.(사진=이예진 기자)

특히 동서양의 주제를 결합해 만든 작가 특유의 독특한 도상들과 다양한 시각 예술의 재료와 장르가 집약된 새로운 작품들을 전 세계 첫 공개했다. 이번 신작들의 주제는 방향과 재료의 조합으로 우주 삼라만상의 질서를 담은 오방색이다.

그는 이번 작품들을 통해 완벽한 행복이 존재하는 이상향의 세계가 아닌, ‘인간의 내재된 욕망과 다양한 감정들이 뜨겁게 대립하는 삶 속 깊은 곳에 내재한 현실’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 풍경에 내재한 시적 상상력의 근원은 바로 ‘동양’이라는 유산일 것이다.

한편, 2017년 제임스 진은 세 편의 영화 포스터를 제작해 또 다시 예술계와 대중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 중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Shape of Water’ 등을 제작했다. 한국에서도 개봉을 앞둔 김주환 감독의 ‘사자’ 포스터 작업을 함께 진행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제임스 진, 'Aurelians'. Acrylic on canvas, 152.4×183cm, 2016. ⓒ 2019 James Jean.(사진=롯데뮤지엄)
제임스 진, 'Aurelians'. Acrylic on canvas, 152.4×183cm, 2016. ⓒ 2019 James Jean.(사진=롯데뮤지엄)

제임스 진은 “2년 6개월전 롯데월드타워를 첫 방문했고, 이번 전시를 위해 1년동안 집중적으로 신작을 준비했다며 전시가 봄에 열릴 것을 염두해 ‘Descendents - Blue Wood’ 작품에 만개한 꽃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가 극찬한 ‘제임스 진’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전시는 4월 4일부터 9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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