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향 "우주 속에 얽히고설킨 것 풀어내는 과정이 소통"
심향 "우주 속에 얽히고설킨 것 풀어내는 과정이 소통"
  • 아트인포(artinfo)
  • 승인 2017.11.0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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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왕진오 기자] 밤하늘에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며 유별나게 빛나는 별과 달리 빛나지 않는 별의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가졌던 한 여인의 의문은 한지에 먹 대신에 다양한 실로 우주를 그리는 화가로서 해답을 내놓게 된다.

작품과 함께한 심향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작품과 함께한 심향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동양화와 서예를 공부한 작가 심향(Simhyang)은  어린 시절 할머니의 따스한 등에서 올려봤던 별자리에서 무한한 공간 속에 존재의 위대함을 느꼈다고 전한다.
 
심향 작가는 "존재의 가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드러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죠. 빛이 있으면 어둠이 함께하는 상대성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엄청난 공간이 마치 인간사의 다양함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였죠. 존재마다 고유하고 소중함을 갖고 있지만, 가려지지 않는 형상을 구현해 보려 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심 작가가 작품의 타이틀로 삼은 '스타필드(Starfild)'에 대한 설명이다. 작가는 관계의 소통이 중요한 시대에 자질구레한 이유를 따지는 것은 부질없다고 강조한다. 결국은 우주라는 무한한 세계 속에서 관계의 소통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심 작가의 화면에는 굵기고 각양각색이며, 색상도 다양한 실로 여러 점을 연결하며 새로운 관계의 형성을 이루는 화면을 완성시키고 있다. 여기서 실로 연결된 점 사이의 공간은 무한의 공간이며, 시간 역시 찰나의 순간부터 끝없이 흐르는 것을 상징한다.

심향, 'Starfield-1701'. 187x95cm, Thread on Hanji, 2017.(사진=갤러리 팔조)
심향, 'Starfield-1701'. 187x95cm, Thread on Hanji, 2017.(사진=갤러리 팔조)

그의 작품이 오는 5월 13일부터 이탈리아 베니스 팔라조 벰보(Palazzo Bembo)와 팔라조 모라(Palazzo Mora) 두 곳에서 열리는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퍼스널 스트럭쳐(Personal Structures)'를 통해 세계 미술인들에게 소개된다.

심향 작가는 "작품의 재료인 실과 한지는 본질과는 별개입니다.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으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을 고집하기도 싫었습니다. 단지 한지라는 재료를 통해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한 것이며, 배접을 통해 세월의 궤적을 느끼게 할 뿐 입니다"라고 말한다.

'스타필드(Starfield)'는 존재마다의 가치와 이유, 존재에 대한 소중함,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 빛은 어둠을 대비하지 않고서는 빛 날 수 없다는 관계성을 이야기한다. 또한 상실된 자존감의 회복을 의미하며, 상실과 불안의 이 시대에 던지는 긍정적인 메시지이다.

작가는 개인의 스스로의 실체를 규정하기 보다는 자신을 성찰하고 집착과 이기심을 극복함으로써 함께 소통하기를 바란다. 이 세상의 광활한 공간속에서 순간에 머무르지 않고 인연이 닿는 것과 자유로이 소통하고 싶어 한다.

심향, 'Starfield-1707-1'. 95x187cm, thread on Hanji, 2017.(사진=갤러리 팔조)
심향, 'Starfield-1707-1'. 95x187cm, thread on Hanji, 2017.(사진=갤러리 팔조)

이탈리아 베니스로 떠나는 심 작가는 "소통하려고 굳이 애쓸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나두면 되지 않을까합니다. 지금 현재의 시간을 담아가는 것 자체가 세월의 흔적으로 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모르잖아요. 바로 지금의 현재가 가장 중요한 것이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이 열리는 팔라초 모라 3층에서 심향 작가의 작품과 깊은 관련이 있는 김중희 작곡가의 소리를 위한 '꿈이로다'가 현대음악 창작그룹 'empty note'의 소리꾼 오영지에 의해 퍼포먼스 된다.

主(주인주)를 상형문자로 풀이하면 점(·)이다. 이 점(·)은 언어에 소속되며 침묵을 의미한다. 점(·)으로 형상화된 별은 서로의 고리에 의해 소통되는 빛으로서 존재한다. 존재하고 있는 동안 빛이 나며, 이 빛은 드러날 수도 있고 가려 질 수도 있다.

심향 작가 퍼포먼스 모습.(사진=갤러리 팔조)
심향 작가 퍼포먼스 모습.(사진=갤러리 팔조)

빛이 나기에는 무수히 가려진 노고가 있기 마련이라 혼자서는 빛이 날수가 없는데 우리는 단순히 드러난 빛만 우러러 본다는 의미를 풀어낼 예정이다.

심향 작가는 수성아트피아 초대개인전을 비롯해 대구, 서울, 청도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RED DOTS V "Independent" TAGBOT ART FES (Hulic Asakusabashi, 도쿄), 대구미술대전 초대작가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등 여러 단체전과 퍼포먼스(교토아트센터, 대구예술발전소), 서울오픈아트페어, 아트나고야(일본), 싱가포르 컨템포러리 아트쇼(싱가포르), 대구아트페어, 아트부산에 다수 참가했다. 여러 미술대전에서 수상한 작가는 대구미술대전 등의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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