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내재된 기억의 흔적을 담아내다" 김연규 '기억의 잔상'展
"내 안에 내재된 기억의 흔적을 담아내다" 김연규 '기억의 잔상'展
  • 이예진 기자
  • 승인 2019.04.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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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포=이예진 기자] “내 작품은 수많은 드로잉의 결과물이자, 내 안에 내재되어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캔버스에 담는다.”

2018년 일본 동경에서 개인전 이후 올해 첫 개인전을 갖는 서양화가 김연규(55)가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갤러리 41에서 4월 17일부터 4월 30일까지 그의 신작을 선보인다.

'15일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41에 설치된 작품 앞에서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연규 작가'.(사진=이예진 기자)
'15일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41에 설치된 작품 앞에서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연규 작가'.(사진=이예진 기자)

그는 ’빗방울'과 '망막한 운상의 형태'를 모티브해 표현한다. 즉 화면안의 커다란 잎의 피어오른 광경을 '우적(Rain drop)’ 구름의 대기로 변화되는 상태를 나타내 보인다.

이번 전시 타이틀 '기억의 잔상(殘像, Afterimage of memory)은  ‘무한한 자연 이미지’를 빌려 사유적 ‘기억의 생성과 소멸을 바탕’으로 여린 회색 톤의 무르익음과 침묵의 고유함을 이야기한다.

작가 김연규는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이미지 변화’ 속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작품 속의 이미지들이 탄생되고 소멸되어진다. 또한 이미지·물질들은 독자적인 조형언어로 소통의 역할로 등장한다.

김연규, 'Botanical Subject-1902'. 76 x 57cm, Acrylic, charcaol on paper, 2019.(사진=갤러리41)
김연규, 'Botanical Subject-1902'. 76 x 57cm, Acrylic, charcaol on paper, 2019.(사진=갤러리41)

'기억의 잔상’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김연규 작가는 “화면 안에 보여지는 식물들은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추상의 식물들이며, 나는 캔버스를 채우기전 수많은 드로잉을 그린다”며 “지금 캔버스 안에 보여지는 식물은 곧 내 자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원한 것은 없기 때문에 일련의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전시장 안 캔버스를 가득 메운 이미지들은 특별한 대상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눈에 익숙한 듯한 꽃이나 오래된 나무의 이파리의 형태를 취하며 조화롭게 자리 잡고 있다.

김연규, 'Botanical Subject-1927'. 112 x 78cm, charcaol on paper, 2019.
김연규, 'Botanical Subject-1927'. 112 x 78cm, charcoal on paper, 2019.

그는 작품 속 이미지들 사이에 가로 놓인 상상적 시공간을 제시하며 상징적인 표현을 드러내 보이는 것을 즐겼다. 현실 혹은 구체적 생명의 현상을 통해 새롭게 보여지고 사라지는 존재들과 남겨진 흔적들을 스스로 반추하며 주위의 여러 현상과의 관계를 환원해 표현한다.

김 작가는 “나는 서양화로 시작했지만 현재 내 작품들은 동양화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라며 “캔버스 본연의 것으로 돌아갔고, ’천연 재료’를 많이 사용하며,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내 개인적인 종교(불교)의 영향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 했다.

김연규, 'Botanical Subject-1931'. 112 x 78cm, charcaol on paper, 2019.
김연규, 'Botanical Subject-1931'. 112 x 78cm, charcoal on paper, 2019.

자연의 순리대로 시시각각 변화, 교차되며 새롭게 생성되듯, 우리들의 시간과 관계 그리고 감정들을 자연의 또 다른 시간들 속에서 영원하기를 기원한다.

김 작가는 “어두운 밤하늘의 별들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반사되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이야기 속에 희망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싶어 스와로브스키를 넣게 되었다”고 작품 설명을 이어갔다.

갤러리41(대표 심재학)은 이번 전시는 “자연 예찬을 위해 생명의 영원함을 나타내고 자연 이치를 직관적으로 명료화해 작품 속에 시공간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연규 작가는 “생명의 에너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어느 것 보다도 위대하고 무한할 것이다. 그 힘을 강렬한 색상을 배제하고 은은하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붓질을 통해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김연규, 'Botanical Subject-1941'. 162 x 130cm, Acrylic on canvas, 2019.
김연규, 'Botanical Subject-1941'. 162 x 130cm, Acrylic on canvas, 2019.

“나에게 그림은 내 자신의 대화의 도구이고, 즐거움의 연속이다. 지금껏 그랬듯,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이슈를 낳는 스타 작가는 아니지만, 겸허하고 소소하게 작업하고 싶다.”

그의 작품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주중대사관, 주일영사관, 외교통상부, 호암미술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삼성전자, 송은문화재단, 한국은행, 한국양회, 미디어리서치, 서울대학병원, 성신여자대학교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그는 현재 덕성여대 예술대학 서양화과 교수로 역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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